초등 1·2 숙제 없애고 중·고교생 아이디어에 예산 지원

 [중앙뉴스=신주영기자]서울에서도 2015학년도부터 시내 초·중·고등학교의 9시 등교를 추진한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3일 '학생독립운동기념일'을 맞아 서울 학생의 자치와 건강권을 위한 방안을 제안하면서 "2015학년도부터 서울교육청 관내 모든 초·중·고등학교의 등교시간을 학교 현장 구성원들의 충분한 토론을 바탕으로 자율적으로 9시로 늦출 수 있도록 대토론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서울교육청은 내년부터 '9시 등교' 실시를 기본 방침으로 정하고 학생과 학부모, 교사 등 학교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해 합리적인 방식으로 진행되도록 TF를 구성하고 토론회·공청회 등을 개최한다.

 

또 조기 등교하는 학생을 위해 학교시설을 개방하고 지도교사를 배치하며 아침운동이나 독서활동 등 다양한 아침활동 담당 인력을 확보하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아울러 늦춰진 등교시간에 비정상적인 사교육이 성행하는 것을 막고자 관련 조례 제정도 추진하기로 했다.

 

조 교육감은 이를 통해 학생들의 건강한 생활습관 형성을 돕고 청소년기의 신체적 특성에 맞는 적절한 수면과 휴식으로 학습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서울교육청은 우선 학교별 토론을 올 연말까지 진행하면서 의견을 수렴하고 내년 1월 8일에는 9시 등교 시행 계획을 안내하며 2월에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해 3월부터는 본격적으로 시행할 방침이다.

 

'9시 등교'는 학생들의 건강권과 인성교육을 위해 경기교육청이 가장 먼저 시행에 들어갔으나 맞벌이 가정 문제 등 부작용이 제기되면서 교원단체들과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찬반 논란이 일기도 했다.

 

강원과 전북, 광주, 제주 등에서는 시행을 예고했거나 검토 중이다
조 교육감은 이와 함께 자기주도적이고 창의적인 학습 습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초등학교 1·2학년의 숙제도 없애자고 제안했다.

 

먼저 학부모들이 관여하는 숙제를 없애고 이후 단계적으로 초등학생의 숙제부담을 없애는 방안을 추진하고 이를 장학지침 등에 반영해 교사들의 참여를 끌어낼 계획이다.

 

조 교육감은 또 놀이도 교육인 만큼 하루 일과 중에 중간놀이 시간을 20∼30분 확보해 자기주도적이고 창의적인 놀이를 안전하게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자고 제안했다.

 

서울교육청은 서울시내 77.2%의 학생이 들고 다니는 신발주머니를 없애고 신발털이용 깔판과 신발장 구입 등의 예산을 확보해 지원할 예정이다.

 

2015학년부터는 중·고등학교 학생회에서 발의된 의견에 대해 학교장이 공식적인 답변을 하도록 하고 학생자치 예산을 편성할 때에는 학생회의 의견을 반영하고 집행의 자율권을 보장할 방침이다.

 

아울러 학생의 학교운영위원회 참관을 권장하고 학교장과 학생회 대표와의 만남을 정례화하며 학생이 제안한 아이디어에 대해 적정한 예산을 지원하는 '학생참여예산제'를 실시한다.

 

기존의 위센터(Wee)를 특화시켜 '중독전문상담센터'로 운영하면서 갈수록 증가하는 게임·약물 중독 학생에게 전문상담 기회도 제공하기로 했다.

 

매일 아침 단속 위주로 교문 앞에서 이뤄지는 교문 지도를 학교마다 특색있는 '교문 맞이'로 바꾸고 복장 등 각종 규제를 어떻게 해소해나갈 것인지에 대해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학생들의 학교별 토론을 이끌어낼 예정이다.

 

조희연 교육감은 "학생들을 자율과 자치의 주체로 확고하게 인정하고 존중하며 이를 위해 필요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며 "교육청에 학생자치활동을 지원할 전담부서를 설치하고 '학생자치에 대한 그랜드 플랜'을 마련해 자율과 자치가 보장되는 학교문화 만들기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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