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는 7일 6.2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이런 식으로 가면 아마 보수 정권을 다시 내줘야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7일 오전 KBS1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해 "이번 선거 결과를 보고 일종의 전율 같은 것을 느꼈다. 2002년과 아주 판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이번 선거에서 보수세력이 패배한 걸 2002년 당시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대선 후보가 대통령에 뽑힌 것만큼이나 충격적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가 7일 6.2지방선거 패배와 관련해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의원 연찬회 비공개 회의에서 이같은 의사를 밝힌 것으로 복수의 관계자가 전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된 뒤 6·2지방선거 참패에 대해 논의하던 중 사의를 표명, 이후 당무회의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힌 채 오후까지 계속되는 연찬회에 불참하고 있는 상태다.

이 대표가 사의를 표명한 직후 일부 의원들이 이를 만류했으나 이 대표는 뜻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여당이 참패한 이유에 대해서는 "정권이 국민에게 진실로 마음으로 다가가는 노력이 부족했다. 오만하고 일방통행적인 소통부재 같은 것들이 원인이 됐다"면서도 "이렇게 중간층, 젊은층을 빼앗기면 다음 선거에도 어렵다. 그래서 한나라당뿐만 아니라 전체 보수들이 머리를 싸매고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고 주장했다.

"2002년의 반복 같은 생각이 들어 아주 몸서리쳐지는 느낌을 받았다"는 이 대표는 "보수 세력은 지금 이해타산을 따질 때가 아니라 진심으로 국민을 위한 정치로 돌아가기 위해 다시 한 번 전체가, 좋은 의미에서 나라의 정치를 선진화한다는 뜻에서 대연합의 가능성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우리는 실패했다. 더구나 전남·북과 충청도를 잇는 이른바 민주 벨트를 결과적으로 형성해줬으니까 우리 당으로서는 뼈아픈 패배다"고 총평했다.

이 대표는 이어 "한나라당이 전 정권 심판을 들고 나와 결과적으로 친노 세력과 맞서 싸우는 모양을 만들었기 때문에 말려들었다"면서 "결과로 나온 걸 보면 친노 세력의 복귀인데 이것은 굉장히 심각한 문제로 아주 낡은 현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세종시 논란과 관련해서는 "대통령이 결단을 내려서 처리해야 한다"면서 "우선 민심이 드러났고 더구나 충청도에서는 세종시 문제로 인한 정권에 대한 응징 심리가 폭발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회창 대표는 이날 제5회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의원 연찬회 비공개 토론에서 이같이 밝혔으나 의원들이 만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박선영 대변인 역시 보도자료를 통해 "그동안 도와주셔서 대단히 감사하다. 오늘부로 대변인직을 그만두며, 항상 관심과 격려로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거듭 감사드린다"며 이 대표와 함께 대변인직을 그만 두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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