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점포 권리금이 불황 속에서도 하락세가 둔화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매물등록 건수는 10월 대비 5.35% 늘어난 것으로 집계돼 권리금 추가 하락의 여지를 남겼다.

1일 점포거래포털 '점포라인(www.jumpoline.com)'에 따르면 지난 11월 점포라인 DB에 등록된 매물 3598건(10월 3415건, 증가율 5.35%)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 업종에서 권리금 낙폭이 줄거나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락세가 주춤한 대표적 업종은 커피/카페 업종으로 조사됐다. 이 업종의 11월 권리금은 1억 730만원으로 10월 1억 830만원에서 0.9%(100만원) 떨어지는 데 그쳤다. 커피/카페 업종의 9월 권리금은 1억 2060만원으로 10월 하락율 10.20%를 기록한 바 있다. 결국 낙폭이 한 달 사이 1/10 수준으로 줄어든 셈이다.

오락/스포츠 업종 권리금도 하락세가 주춤한 업종 중 하나다. 이 업종의 11월 권리금은 9338만원으로 10월의 9703만원에서 3.76%(365만원) 하락했다. 오락/스포츠 업종의 10월 권리금 하락율은 10.79%였다.

한편 불황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권리금이 상승한 업종도 상당수 나타났다. 음식점이나 주류점 등 생활밀착형 업종 권리금은 11월 들어 적지 않은 폭으로 상승했다. 음식점의 11월 권리금은 1억2623만원으로 10월 대비 14.26% 올랐고 주류점 역시 10월 대비 13.40% 상승한 1억696만원을 기록했다. 또 창업자들의 주요 관심 품목인 PC방이나 편의점, 제과점 등 창업인기업종 권리금도 변동이 없거나 오름세가 부각되는 모습을 보였다.

PC방의 11월 권리금은 8541만원으로 10월의 8576만원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고, 제과점 권리금도 10월 2억74만원에서 1억9374만원으로 700만원(3.48%) 떨어지는 데 그쳤다. 편의점의 경우는 9월 6329만원에서 10월 7216만원, 11월 7641만원으로 이례적인 오름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불황이 심화되는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권리금이 오른 사실에 대해 연말연시 대목을 앞두고 창업 움직임이 일시적으로 활발해지기 때문일 뿐이라고 지적한다. 오히려 이 시점이 지나면 권리금이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CS라인컨설팅 김원학 컨설턴트는 "연말연시 대목을 앞둔 11월은 전통적으로 창업 움직임이 활발한 시기"라며 "점주들도 이런 점을 잘 알기 때문에 권리금을 올려 부르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 컨설턴트는 "그러나 높은 권리금은 점포 매매에 있어 백해무익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고 조언한다.

그는 "98년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불경기라는 요즘이지만 '본전' 생각에 받을 가능성이 거의 없는 권리금이나 임대가를 계속 고집하는 점주들이 일부 있다"며 "싸게라도 팔아달라는 고객은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물건을 사려는 손님은 거의 없기 때문에 비싼 물건은 거래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고 강조했다.

점포라인 컨텐츠운영팀 정대홍 과장은 "권리금 거품이 10월까지 계속 빠지면서 1차 바닥을 친 상황이지만 권리금 하락에 대한 기존 점주들의 심리적 저항과 11월이라는 계절적 요인이 호가 상승 요소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11월 권리금 하락세가 10월 대비 감소한 것은 사실이지만 전체 매물 수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가까이는 12월, 조금 멀리는 2009년 구정 직후 권리금이 추가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 과장은 이어 "점포 매매에 있어 연말과 신정, 구정 등 연말연초 대목을 앞둔 요즘이 적기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며 "다만 실제 거래가 가능한 현실성 있는 가격으로 접근해 빠르게 거래를 성사시키는 것이 손해 보지 않는 길"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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