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화려함과 웅장함은 없어도 따듯함이 있는 오페라연극 '햄릿'드디어 베일을 벗다.
 

 

 

찬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만드는 이 가을에 탄생 450주년을 맞은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1564~1616년)의 4대 비극중 대표적인 작품으로 손꼽히는 햄릿이 11월 20일 오후 3시에 용산아트홀 대극장 미르에서 전막 공연 프레스콜이 진행됐다.

 

오페라, 뮤지컬, 연극의 장점만을 골라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신개념 문화공연‘오페라연극 햄릿’은 극단 앙상블 대표이자 2인극 페스티벌 집행위원장인 김진만의 손끝에서 오페라 연극으로 재탄생해 연극 팬들의 감성을 적신다.

 

햄릿은 오셀로, 맥베스, 리어왕과 함께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대표적인 작품으로 꼽힌다. 1599년에서 1601년 사이에 쓰여진 역사가 오랜 작품이지만 시대의 흐름이 무색할 정도로 작품의 완성도나 작품성 면에서 세계 문호들의 입을통해 지금까지도 가히 최고라 평가 받는 작품이다.

 

햄릿은 과거는 물론 현재까지 완성도 높은 작품이라는 평가가 끊임없이 이어져 왔고 작품의 해석 또한 지금까지 복합적이고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따라서 햄릿의 대한 재해석은 시대가 흐를수록 끊임없이 시도되고 있으며 지금도 진행형이다.

 

오페라 햄릿이 20일 드디어 용산아트홀 대극장에서 베일을 벗었다.오페라의 웅장함과 연극의 아기자기함이 함께 버무려진 햄릿은 개막공연에 초대받은 기자에게 어떤 감동으로 다가올지 사뭇 궁굼했다.

 

오리지날 버전으로 선보였던 오페라 햄릿에 비해 무대의 웅잠함이나 배우들의 의상은 화려하지 않았다.특히 오페라의 감동은 배우의 연기력도 빼놓을수가 없지만 극이 끝날때까지 수십명의 오케스트라가 들려주는 아름다운 하모니는 오페라의 품격을 높여주는 동시에 작품속 하나의 구성요소로 관객들과 호흡을 함께한다.관객들의 눈과귀,그리고 마음을 훔치기도 한다.

 

오페라연극 햄릿은 제목부터가 관객들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하리많큼 기획자의 발상이 재밋다. 일거양득(一擧兩得)을 노린 이번 공연은 오페라와 연극의 조합으로 신개념 문화공연이라 할 수 있다.

 

개막전 기자는 화려한 무대장치나 조명,수십명의 단원들이 들려주는 감니로운 앙상불 연주를 기대하지는 않았으나 나름대로 어떤 음악으로 다가올지가 궁굼은 했다.

 

조명이 꺼지고 주인공인 햄릿이 무대위에 설치된 계단을 오르며 부르는 아리아가 극장안에 울려퍼졌다.무대위에는 임병욱 지휘자가 이끄는 국내 최고 오페라전문합창단 스칼라합창단과 세계적인 천재 R&B 뮤지션 제프 버넷의 내한 공연에 세션 연주자로 참여한 정장민과 박상현 등이 배우들과 호흡을 마추며 극의 화려함을 더하는 듯 했다.역시 기자가 생각했던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나름 좋은 음악을 선사하고 배우들과의 호흡도 잘 맞았다.

 

오페라연극 햄릿은 클래식음악과 디지털음악을 융합시킨 독특한 장르로 대중적이면서도 고품격적인 요소를 갖추었다고 판단된다. 극적인 부분에서는 연기로, 절정의 감동에서는 노래로 소화해냈다. 오페라의 품격과 연극의 극적 재미를 관객에게 동시에 보여줄 수 있어서 나름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그리고 좋았다.오페라햄릿은 뛰어난 예술감독, 음악감독, 연주자 등이 합류함으로써 환상의 조합이 이루어낸 결과물이라고 생각되어 조심스럽게 칭찬도 해본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 눈여겨 볼것은 셰익스피어 4대 비극의 대표작 '햄릿'의 원작에 세계적인 오페라가수 나탈리 드세이의 광란의 아리아로 유명한 프랑스 그랜드오페라의 대표작곡가 앙브루아즈 토마의 '햄릿'아리아가 삽입됐다는 것이 관객들의 관심을 받기에 충분했다.

 

오페라연극 햄릿은 12세기 덴마크의 왕가에서 일어난 왕의 독살사건을 배경으로 한다.주인공은 덴마크의 왕자이며 죽은 햄릿 왕의 아들이다.

 

어느날 덴마크의 엘시노어 성벽에 매일 밤 자정마다 죽은 왕의 망령이 나타난다는 것을 햄릿의 친구인 호레이쇼가 발견하고,햄릿에게 전한다. 친구들의 말을 들은 햄릿은 아버지 유령을 만나,

클로디어스가 아버지를 독살했으며, 아버지의 복수를 해줄 것을 부탁 받게 된다. 삼촌인 클로디어스가 의심할 것을 염려한 햄릿은 복수를 위해 미친 행동을 하며, 오필리아와의 사랑도 포기한다.

  • 오페라 연극 ''햄릿''

햄릿은 아버지가 독살 되었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서 클로디어스가 자신의 아버지를 살해한 장면을 연극으로 구성해서 클로디어스 앞에서 공연을 하게된다. 왕은 공연도중 충격을 받고 자리를 뜨게 되며, 햄릿은 클로디어스가 자신의 아버지를 살해했다는 것에 확신을 갖는다.

 

그러던 어느날,햄릿의 어머니인 거트루드는 햄릿의 행동을 문책하기 위해서 햄릿을 부르지만, 햄릿의 이야기를 듣고 난 거트루드는 크게 반성을 한다. 이때 휘장뒤에 숨어서 이들을 지켜보던

오필리아의 아버지 폴로니어스를 햄릿은 클로디어스로 착각해서 죽이게 된다.

 

햄릿은 폴로니어스를 죽인 혐의로 영국으로 추방되고, 오필리아는 햄릿과의 실연과 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해 커다란 충격을 받아 실성하고 자살하게 된다.

 

삼촌인 클로디어스에의해 영국으로 추방당한 햄릿은 배 안에서 삼촌인 클로디어스가 영국왕에게 보내는 밀서를 뺏어 읽게된다.햄릿은 자신을 죽이려고 계획한 삼촌 클로디어스에게 복수를 위해 다시 덴마크로 돌아온다.

 

한편 자신의 아버지와 동생의 죽음을 전해들은 오필리아의 오빠 라에르테스는 프랑스에서 돌아와 햄릿에게 결투를 신청한다. 결투에서 독살을 또 한번 계획한 클로디어스는 결국 라에르테스와 자신 그리고 햄릿의 어머니 거트루드의 죽음까지 바라봐야하는 비운의 주인공이 된다.

 

오페라연극 햄릿은 무대의 화려함이나 웅잠함은 없다.암전으로 무대가 바뀌며 들리는 소음도 있다.대사가 정확하게 전달되지 않을때도 있다. 그러나 기자가 바라본 햄릿은 이 모든것들을 묻을수 있는 따듯함을 보았다.유명한 초대형 배우들은 없지만 최선을 다하는 노력파 배우들을 만날수는 있는 시간이었다.

 

깊어가는 가을의 끝자락에서 오페라연극 '햄릿'은 오랜시간 오페라연극의 탄생을 기다려온 관객들에게 새로운 장르의 공연으로 잔잔한 감동과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나아가 오페라와 연극의 장점만을 융합해 극적인 부분에서는 연기로, 절정의 감동에서는 노래를 통해 객석으로 다가가 오페라의 화려함과 고급스러움으로 관객들을 사로잡고 연극의 요소를 통해 극적 재미를 보여줄 예정이다.

 

오페라연극 '햄릿'은 11월20일부터 12월28일까지 용산아트홀 대극장 미르에서 오페라연극 공연 최초로 최장기 공연으로 관객들을 만난다.

 

 

 

 

오페라연극은 오페라와 연극의 특징을 합친 것으로, 성악가와 배우가 함께 출연해 오페라 아리아와 연극 대사를 동시에 하는 공연 방식이다.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의 희곡 '햄릿'과 원작을 각색한 토마의 동명 오페라를 접목했다.

 

'햄릿' 역으로는 바리톤 조병주, '오필리어' 역으로는 소프라노 이현주가 출연한다. 연출은 세계 셰익스피어 학술대회에 공식 초청됐고 뉴욕타임즈에서 댄스뮤지컬 '스핀 오디세이'로 호평을 받은 김진만이,예술감독으로는 유럽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바리톤 김동섭이, 음악감독으로는 김민수가, 작가로는 김나정이 참여했다.


/중앙뉴스/윤장섭 기자 news@ej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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