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안전이 국가의 품격이다
사회 안전이 국가의 품격이다
  • 전대열 大記者
  • 승인 2014.11.24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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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불안한 나라 중의 하나로 손꼽히게 된 연유는 어디에 있을까. 이미 60년을 훌쩍 넘긴 6.25사변의 비극은 역사상 유례없는 지상최대의 참상을 빚어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기 전부터 시작된 미국과 소련의 대립은 같은 승전국의 지위를 이용하여 더 많은 영향력을 세계 각국에 펴내기 위해서 치열한 냉전을 치르기 시작했다. 그 중에서도 한반도를 둘로 쪼개서 점령한 미 쏘는 삼국통일 이후 갈라진 일이 없었던 한국을 남북으로 분단시켰다.

 

그것도 자본주의와 공산주의라는 극열한 이념대립으로 몰아세웠고 정부수립 2년도 못되어 스탈린의 사주를 받은 김일성집단의 남침으로 역사상 최악의 민족상잔을 겪어야 했다. 다행히도 미국을 중심으로 한 유엔군의 참전으로 3년이 넘는 치열한 교전 끝에 정전협정이 맺어져 지금까지 평화를 유지한다. 6.25는 남북 모두 국제거지로 전락하게 만들었으며 무상원조로 끼니를 때웠다. 남한은 이승만의 독재로 정정(政情)이 불안했으나 4.19혁명으로 민주정권이 들어섰으며 혼란기를 틈탄 박정희의 쿠데타로 군사정권이 세워졌다.

 

북한은 김일성의 철권통치로 일사불란하게 체제를 유지할 수 있었지만 강력한 시장경제 통제로 경제사정이 크게 불안해지기 시작한 것이 원인이 되어 지금까지도 세계최빈국으로 전락해 있다. 남한이 두 차례의 군사쿠데타 속에서도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룩하는 기적을 보인 것은 높은 교육열과 국민의 자각 때문이었다.

 

이제는 원조 받던 나라에서 원조 주는 나라로 변모했으니 그만큼 사회적 안전이 확보되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다만 수백만의 인민이 굶어죽는 북한에서는 아직도 3대 세습을 강행하며 핵폭탄을 만들고 이로서 세계를 위협하는 불장난을 계속하고 있어 불안하기만 하다. 이런 소용돌이에서도 우리는 의연하게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경제는 국민소득 3만 달러의 고지에 근접해 있으며 세계 각국과의 FTA협정으로 무역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문화적으로 한류(韓流) 바람이 일어나 한국의 위상을 크게 증진시켰으며 스포츠에서도 올림픽과 월드컵을 개최하여 놀랄만한 성과를 거뒀다. 이 정도의 위상을 획득하면 국민의 의식수준이 그에 따라갈 만큼 높아져야만 한다. 그런데 그게 아니라는데 우리의 고민이 있다. 인성(人性)은 인격의 도야에서 찾아야 한다. 주인의식과 머슴 의식은 큰 차이가 난다.

 

지금 우리의 의식수준은 단연코 ‘주인의식’이어야 한다. 당당하고 떳떳해야 된다는 말이다. 비굴하게 굽신대거나 비열한 웃음을 지어선 안 된다. 그렇다고 거만을 떨거나 자존망대 하는 것은 더욱 안 될 일이다. 솔직히 말해서 그동안 우리 국민들은 ‘완장 찬 머슴’이나 ‘졸부(猝富)의 거들먹거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우물 안 개구리처럼 넓은 세상구경을 못했다는 비판을 받아도 쌌다.

 

그것은 곧 사회전반의 불안으로 발전할 수밖에 없는 필연성을 가진다. 확고한 신념과 소신이 결여했기에 뚜렷한 역사관과 가치관이 형성되지 않는다. 우선 먹기는 곶감이 달다는 속담을 곧이곧대로 믿으며 공직에 있던, 사직(私職)에 있던 간에 자리를 이용한 치부에만 열중해 왔다.

 

공직자는 사회가 안정될수록 자신감을 가지고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멸사봉공의 자세를 갖춰야 할 것인데 거꾸로 조그마한 인허가권 등을 무기로 삼아 뇌물 챙기기에 앞장섰다. 청렴하게 일을 처리하는 사람을 비웃으며 산더미처럼 재산 불리기에만 머리를 쓴다. 중국에서도 시진핑의 강력한 척결의지로 수많은 고위공직자들이 단두대에 올라가 있다. 한국이나 중국이나 가장 청렴해야 할 공직자들이 스스로 뇌물만 챙긴 결과다.

 

한국에서는 세월호 사건이 터지면서 집중적으로 공직세계의 타락상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모든 사고, 사건의 요인이 대부분 공직자의 타락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이 너무나 역겨워진다. 오죽하면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공직의 오랜 적폐(積弊)를 해소하지 않고서는 결코 국가안전이 유지될 수 없다고 단언하겠는가. 오래된 폐단이다. 이를 방치한 것은 집권자와 여당이다.

 

야당도 상당부분 같은 수혜를 누렸다. 소위 관피아를 두고 하는 말이다. 한국의 모든 공직 부처에서 퇴직한 사람들은 반드시 퇴직자들이 만든 조직에 흡수된다. 정부 돈을 쥐고 있는 재무 관계부처, 세금징수의 핵인 국세청, 방위산업을 쥐고 있는 국방부 등등 어느 부처를 막론하고 부처이름을 첫 자로 하고 뒷 자에는 벗 우(友)를 붙여 천편일률적인 친목단체를 만든 것이다.

 

이것이 수십 년 동안 계속되면서 이제는 거대한 수익단체로 변모했다. 온갖 이권이 이 조직에서 나오며 산하단체의 인사 그리고 관계회사의 로비스트 등 선후배간의 짜고 치는 고스톱은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정비하지 않는다면 국가안전은 기대하기 힘들다.

 

사회 안전을 기하려는 정부의 노력은 역대정부에서도 끊임없이 지속되어 왔으나 무엇 하나 속 시원하게 풀어진 것은 없다. 의지가 부족하고, 추진력이 고갈되었기 때문이다. 상탁하부정(上濁下不淨)은 고래의 진리다. 스스로 깨끗하지 못하면서 누구더러 더럽다고 힐난할까. 하룻밤만 자고나도 사고가 났다는 소식뿐이다.

 

인사(人事)는 만사라고 했으니 정부인사에서 적폐를 자르고 제도상 문제가 될 만한 모든 이권 이익단체를 뿌리 채 발본색원하여 부정이 싹틀 여지를 남기지 않는 과감한 개혁이 국가의 품격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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