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중앙뉴스=김종호기자] 스마트폰 사업의 수익성 악화로 실적 부진에 빠진 삼성전자가 다음 달 초에 있을 사장단 인사와 맞물려 대규모 조직개편을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일각에서는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T모바일(IM) 부문을 TV·생활가전을 담당하는 소비자가전(CE) 부문과 통합하고 반도체 사업을 맡은 부품(DS) 부문은 그대로 유지함으로써, IM-CE-DS로 이뤄진 지금의 '3대 부문 체제'를 완제품(IM+CE)-부품(DS)의 '양대 부문 체제'로 재편할 것이란 시나리오가 제기된다.

 

이럴 경우 현 체제가 갖춰진 지난해 3월 이전으로 되돌아가는 것으로 약 2년 만에 양대 체제가 부활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성숙기로 접어들면서 성장세가 꺾인 스마트폰 사업에 투입된 일부 인력과 자원을 메모리반도체, B2B(기업간거래), 스마트홈 등 차세대 수익사업에 재배치하기 위한 포석으로 거론된다.

 

국내외 업계뿐 아니라 외신도 이번 인사에서 이뤄질 삼성전자의 조직개편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삼성전자가 CE와 IM 부문을 한 명이 총괄하고 DS 부문은 그대로 유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 9월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무선사업부 임직원 500여명을 소프트웨어센터, 네트워크사업부,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로 보내는 등 업무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 주변에서는 삼성전자의 주 성장엔진에 이상이 생긴 이상 당장 직원 수까지 줄이는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어도 조직 전반의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한 인사 조치가 뒤따를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내달 초 시행될 삼성그룹 사장단·임원 정기인사에서는 이와 맞물린 대규모 자리이동이 있을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 사업을 이끌어온 신종균 IM 부문 사장의 거취에 이목이 집중된다.

 

신 사장은 2009년 1월 무선사업부장으로 발탁된 뒤 6년 가까이 휴대전화 사업을 맡아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을 세계 정상에 올려놓은 일등 공신이다.

 

하지만 최근 중국 경쟁사들의 급부상으로 경쟁이 격화되는 스마트폰 시장에 대한 대응 전략에 근본적인 변화를 주고자 신 사장을 교체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7년에도 잘 나가던 휴대전화 사업이 위기에 처하자 제품 전략을 중저가폰 위주로 바꾸면서 앞서 7년간 휴대전화 사업을 이끌며 '애니콜 신화'를 일궈낸 이기태 당시 정보통신총괄 사장을 전격 교체한 바 있다.

 

WSJ도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신 사장을 이번 사장단 인사에서 교체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또 미국과 유럽 등 해외의 사업조직이 개편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에서는 텍사스 주 댈러스의 모바일 담당 법인 STA와 뉴저지 주 리지필드의 가전 담당 법인 SEA를 통합하는 작업이 이미 시작돼 중복되는 업무를 정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서울 본사 소속이었던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개발 부문 '미디어솔루션센터'를 미국 가전 법인 관할로 이전했으며, 월트디즈니 최고경영자 출신인 존 플레전트가 이끄는 경영팀을 고용했다고 덧붙였다.

 

유럽도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며 영국 법인에서 IM부문을 담당하던 사이먼 스탠포드 부사장이 올 봄에 떠났으며, 후임으로 온 롭 오르도 2개월을 채우지 못하고 떠나 현재 공석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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