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콘솔, PC, 방송 플랫폼을 통합하는 출사표

[중앙뉴스 / 박주환 기자] 엔비디아가 신제품 쉴드 태블릿으로 게임산업계 전체와 전면전을 선언했다.

 

엔비디아는 26일 서울 청담동 소재 씨네시티CGV에서 쉴드 태블릿과 쉴드 전용 무선 컨트롤러 패드 실물과 성능, 출시가격, 향후 전략을 설명하는 미디어 런칭 쇼케이스 가졌다.

 

▲ 26일 미디어 런칭 쇼케이스 장에서 공개된 쉴드 태블릿의 메인 칩셋인 테그라 K1과 최신 구글 안드로이드 롤리팝 OS 탑재해 이제까지 출시된 태블릿 중 가장 강력한 컴퓨팅 성능을 가지고 있다.     © 사진=중앙뉴스.

 

이번에 발표된 쉴드 태블릿은 애플처럼 엔비디아가 직접 설계부터 제조까지 하고 있다.

 

쉴드 태블릿에 탑재된 테그라 K1은 지난 테그라4 후속이지만, 엔비디아 본사의 전략 변경과 함께 공격적으로 다시 태어난 엔비디아 기술력의 결정체이다. 코어텍스 A15 기반 2.2ghz 쿼드코어와 함께 저전력의 싱글코어를 탑재해 Arm V7 설계의 최종진화형을 선보이더니, 올해까지 판매되고 있는 PC용 GPU의 케플러 아키텍처 코어 192개(SMX 1개)를 그대로 융합해놨다.

 

이 태블릿의 사용된 AP는 전통적으로 GPU와 메인보드 칩셋을 생산하며 VGA 업계 1위, 메인보드 칩셋 업계 2위를 오랜 기간 석권한 바 있는 하드웨어의 전통강자인 엔비디아가 지난 2007년 있었던 인텔 쇼크 이후 단일 제품만 팔아서는 미래가 없다는 위기의식을 느끼고, 이후 철저하게 자신만의 영역을 블록화하는 전략을 고수해온 엔비디아는 자신들만의 플랫폼을 만들려고 노력해왔고, 인텔의 장벽이 높은 X86 계열보다는, 보다 엔비디아가 컨트롤하기 손쉬운 ARM과 ARM을 구동시킬 OS를 가진 구글과의 협력을 지속해온 엔비디아 기술력의 총아다.

 

구글의 롤리팝 런칭 바로 다음 날 쉴드 태블릿에 올라간 안드로이드 롤리팝이 바로 그 노력을 보여주고 있다. 엔비디아는 자신들이 원하는 기능 목록 중에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손바닥 보듯 하지 않는 한 이룰 수 없는 포팅 속도다. 일례로 구글의 레퍼런스 폰을 제조한 바 있던 삼성과 엘지도 발표만 했을 뿐, OTA는 아직 다 완료하지 못했다.

 

▲ 26일 미디어 런칭 쇼케이스 자리에서 발표한 엔비디아 쉴드 태블릿의 목표를 보여주고 있다.     © 사진=중앙뉴스.

 

엔비디아는 이 제품으로 최고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로 선보이는 '모바일 최고의 게이밍 플랫폼' 이란 타이틀을 획득함과 함께 모든 게임산업계의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 26일 미디어 런칭 쇼케이스 자리에서 발표한 엔비디아 쉴드 태블릿의 콘솔모드를 보여주고 있다.     © 사진=중앙뉴스.

 

기존의 안드로이드 태블릿 시장뿐만 아니라, HDMI 1.4a 규격의 TV-OUT을 통한 콘솔모드를 통해 기존의 MS와 소니가 장악한 콘솔시장을 넘보는가 하면, IEEE 802.11AC MIMO 규격을 충족하는 5Ghz까지 서포트하는 WIFI 기술을 통한 스트리밍 서비스로 벨브의 스팀, EA의 오리진, 유비소프트의 유플레이가 장악하고 있는 PC 게임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단순히 사설망(사설 공유기를 이용한 WIFI)에서만 동작했던 기존 콘솔, PC가 가졌던 한계, 즉 TV앞이나, PC앞에서만 경험할 수 있었던 만족감을 이 제품은 LTE 모뎀을 추가해 외부 환경에서 언제 어디서든지 즐길 수 있는 이동성을 극대화 시켰다는 점에서 새로운 '게이밍 경험' 세상에 선보인다.

 

▲ 26일 미디어 런칭 쇼케이스 자리에서 발표된 엔비디아 쉴드 태블릿의 지금 당장 플레이 가능한 400개가 넘는 게임들을 보여주고 있다.     © 사진=중앙뉴스.

 

400여개가 넘는 게임이 이미 런칭돼 있고, 구글 플레이와 엔비디아 허브 어디에서든지 다운이 가능한 상태이며, 친숙하며 항상 휴대 가능한 디바이스인 태블릿이자 안드로이드인 점을 감안하면 기존 게임시장에 큰 충격을 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26일 미디어 런칭 쇼케이스 자리에서 발표한 엔비디아 쉴드 태블릿의 GPU 케플러 코어 아키텍처를 보여주고 있다.     © 사진=중앙뉴스.

 

물론 한계는 존재한다. 이제까지 모바일 GPU의 컴퓨팅 능력이라고 해봐야 5, 6년 전의 그래픽, 다이렉트 8, 8.1 정도의 수준을 보여주는데 그쳤었다. 그 이유는 MS의 윈도우라는 운영체제를 쓰지 못하고 리눅스VM인 안드로이드나 FreeBSD기반인 iOS 운영체제를 쓰면서 다이렉트X 라는 편리한 API 를 쓰지 못하고 OpenGL ES라는 불편하고 기능구현이 엉성한 API를 썼기 때문이었다.

 

물론 하드웨어에서도 공정 미세화가 늦어 많은 칩셋을 집적시키지 못하고, 마케팅적인 이유로 한, 두세대 전의 아키텍처를 쓰는 등의 저비용, 저성능, 저발열 정책을 채택했던 것도 한몫을 했었다.

 

또한 얼리어답터의 게이머들은 이미 하이엔드 내지는 플래그쉽 사양의 PC를 가지고 있거나, 엑스박스나 플레이스테이션 등의 콘솔을 이미 가지고 있어 모바일 사양의 게임에 대한 관심이 적다는 것이다.

 

▲ 26일 미디어 런칭 쇼케이스 자리에서 발표한 엔비디아 쉴드 태블릿의 스트리밍 기능을 활용한 얼리어답터의 하이엔드 사양의 PC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 사진=중앙뉴스.

 

만약 하이엔드 PC 게임을 가지고 다니면서 즐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얼리어답터라면 한번쯤 해봤을 생각이다. 그런데 그것이 일어났다. 엔비디아 쉴드 태블릿은 모바일에서 엄두도 내지 못할 즉시 플레이 가능한 120여개의 게임들을 스트리밍으로 즐길 수 있게 해준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엔비디아의 케플러 이상의 VGA가 탑재된 전원이 켜져있는 PC가 필요하다. 웨이크 온 랜(WOL)계열의 기술이 도입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무선환경의 특성상 불특정한 구간에서 늘어지는 래이탠시와 속도는 현용 기술의 한계점이다.

 

PC업계는 벨브의 스팀, EA의 오리진, 유비소프트의 유플레이 등의 서비스가 디지털 배포 시장에서 전세계 수천만명의 유저를 거느리고 있었다. 그 중 스팀이 PC와 콘솔 시장의 통합을 내세우며 발표했던 스팀OS와 스팀박스를 기억한다면, 엔비디아의 쉴드 태블릿은 콘솔과 함께 모바일, PC를 모두 아우르는 개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미 게임시장은 재편되고 있다. 인텔은 서버와 엔터프라이즈 시장쪽이 주력이고, 모바일은 20억달러에 달하는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도전하고 있지만, 아직까진 유의미한 무언가를 만들어내지는 못했다.

 

이용덕 엔비디아 사장은 "아직까지 받은 연락은 없지만, 플랫폼으로서 엔비디아 쉴드 태블릿을 통해 모바일과 PC, 콘솔을 통합하는 계획은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고 밝혔다.

 

AMD는 PC와 콘솔을 통합에 가까운 맨틀API라는 시도를 하고 있지만, 모바일은 손을 뗀지 오래고, 적자일로의 재정상태와 인텔의 10분의 1의 불과한 시장 점유율로 지지부진하고 있다. MS는 콘솔과 PC, 모바일을 통합하려 시도하고 있지만, 아직 모바일에서만큼은 죽을 쑤고 있다. 올해까지는 시장의 변화되는 흐름을 가장 정확하게 파악한 기업은 엔비디아다.

 

이와 더불어 '엔비디아 그리드' 를 준비 중이다. 그리드는 엔비디아 서버에서 연산하고, 태블릿은 입출력만 하도록 고안된 서비스로, 고사양 PC가 없는 사용자들도 최상의 게이밍 경험을 즐길 수 있게 해준다. 하지만 쇼케이스 당일에는 언급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 26일 미디어 런칭 쇼케이스 자리에서 발표한 엔비디아 쉴드 태블릿의 트위치를 통한 방송 기능을 보여주고 있다.     © 사진=중앙뉴스.

 

특히 이번 쉐도우 플레이(ShadowPlay, 방송 기능)'의 기본 탑재는 단연 혁명에 가까운 유저 피드백이다. 이미 '1인 미디어', '개인방송사'라는 개념은 일상화됐다. 공중파로 진출한 전문 방송인은 물론 억대 유튜버도 등장했다. 국가적인 재난이나, 제보, 신고 등도 동영상으로 이루어지는 시대가 됐다.

 

즐기는 것도 마찬가지다. 지금도 유튜브에는 자신이 게임하는 장면을 방송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기존의 방송용 환경을 구축하는데에는 많은 지식과 값비싼 장비가 필요했다. 하지만 이젠 쉴드 태블릿과 마이크가 달린 헤드셋이면 충분하다.

 

이 기술은 엔비디아가 최초는 아니다. 기존 PC에서 구현됐고, 콘솔을 통해 성숙화됐다. 하지만 그것들도 이동하면서 할 수는 없었다. 쉴드 태블릿은 공간을 초월할 수 있게 해준다.

 

▲ 26일 미디어 런칭 쇼케이스 자리에서 발표한 엔비디아 쉴드 태블릿의 핵심 요소인 쉴드 허브를 보여주고 있다.     © 사진=중앙뉴스.


엔비디아는 이 모든 것을 구현하기 위해 모든 플랫폼을 통합해 '쉴드 허브' 라는 것을 만들었다.

 

쉴드 허브는 지난해 단순한 마켓에 불과했던 '테그라 존'을 탈피해 모든 기능을 한 곳에서 경험할 수 있는 멍석을 깔아 사용자들이 단순히 즐기는 것 뿐만 아니라, 이곳에 자신만의 컨텐츠를 런칭할 수도 있다.

 

알려져있다시피 엔비디아는 제작사와 게임 제작 단계부터 엔비디아 제품에 최적화하는데에 대한 기술과 비용지원을 통해 유기적인 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용덕 엔비디아 사장은 이 자리에서 "쉴드 허브는 엔비디아 쉴드 태블릿에서 구동가능한 게임들을 모아놓은 서비스" 라면서 "소규모 인디게임 업체들에 대한 지원은 전략적으로 컨텍 중이며, 언제든지 일정 수준 이상의 게임이라면 언제든지 게임 허브에 올릴 용의가  있다" 고 밝혔다.

 

▲ 26일 미디어 런칭 쇼케이스 자리에서 발표한 엔비디아 쉴드 태블릿의 그림판 툴 대블러 2.0을 시연하고 있다.     © 사진=중앙뉴스.


한편 게이밍 성능 외에 전문 디지털 아티스트들을 위한 이동형 캔버스 장비를 지향하는 기능인 대블러 2.0을 선보여, 간단하게 레이어를 생성해 윤곽선 등 간단한 스케치 작업과 수채화 등의 조색, 안드로이드 기본 기능인 무선 출력까지 연동할 수 있어 무선환경이 갖추어진 환경이면 그 자리에서 출력이나, 그림파일로 보낼 수 있다.

 

▲ 26일 미디어 런칭 쇼케이스 자리에서 발표한 엔비디아 쉴드 태블릿의 녹화 기능을 보여주고 있다.     © 사진=중앙뉴스.

 

또한 진행과정을 스크린 화면이나, 5백만 화소의 카메라로 자동이나 수동으로 동영상 파일로 저장해 트위치나 유튜브 등에 업로드할 수 있는 기능을 지원해 원격 강의나, 동영상 강의를 일반인도 손쉽게 할 수 있다.

 

▲ 26일 미디어 런칭 쇼케이스 자리에서 발표한 엔비디아 쉴드 태블릿의 스펙을 보여주고 있다.     © 사진=중앙뉴스.

 

이 제품은 강력한 성능의 칩셋과 직접 판올림하는 안드로이드 OS로 기존의 일반적인 태블릿의 기능은 물론 강력한 게이밍과 스타일러스, 방송 경험을 손쉽게 경험할 수 있는 엔비디아의 철학을 엿볼 수 있다.

 

▲ 26일 미디어 런칭 쇼케이스 자리에서 발표한 엔비디아 쉴드 태블릿의 가격을 보여주고 있다.     © 사진=중앙뉴스.


특히 최고 수준의 제품과 경험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한다. 풀 세트로 구매할 경우 46만7천원, 태블릿 본체 35만9천원, 전용 컨트롤러 6만9천원에 판매된다.

 

한편 이 제품은 오는 12월 5일 정식으로 출시된다.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