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사무총장에 권오을 내정

▲ 박희태 신임 국회의장이 9일, 김영삼·전두환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김 전 대통령은 "다수결 국회"를 주문했으며 전 전 대통령은 '안보'를 강조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상도동 자택으로 자신을 예방한 박 의장에게 "국회가 다수결이 없는 국회니까 이제 다수결이 있도록 해달라"며 "참 희한한 국회"라고 지적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어 "다수가 언제나 이기는 것"이라며 "떼를 써서 표결을 못하게 하면 어떻게 하자는 것인가. 선거에서 이기려고 하는 것은 다수결로 이기려고 하는 것 아닌가"라고 강조했다. 김 전 대통령은 또 6·2지방 선거에서의 한나라당 참패와 관련, "이번 지방선거가 국회의원 선거도 아니고 대통령 선거도 아닌데 그것 좀 그랬다고(패배했다고) 난리"라며 여당의 쇄신 논란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냈다.     

박희태 국회의장은 6월 9일 집무실에서 오전 9시 40분부터 약 10분간 정운찬 국무총리의 신임 인사를 받고 환담했다. 박 의장은 “나로호의 성공적인 발사, 월드컵에서의 승전 등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의장으로 선출되신 것을 축하한다”며, “국회의장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크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는 주호영 특임장관, 윤원중 국회의장 비서실장 등이 배석했다.

#다음은 대화요지

박희태 의장 : 바쁘신데 와주셔서 감사하다.

정운찬 총리 : 의장으로 선출되신 것을 축하한다. 오랫동안 존경해오던 분이 의장이 되셔서 기쁘다. 일찍 인사 했어야 했는데 지금 왔다.

박희태 의장 : 총리께서 안정이 돼서 잘 하신다는 게 국민의 평가다.
저도 지역에 살았지만 다들 좋게 말한다.

정운찬 총리 : 정부 들어오기 이전부터 의장님의 대학 친구이신 박상천 의원과 국회에서 라이벌 대변인 이셨을 때가 머릿속에 각인이 돼 있다. 박 의장님이 국회를 잘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

박희태 의장 : 라이벌은 의역이다 이번에 부의장으로 오시지 않아 안타깝다.

정운찬 총리 : 우열이 가려질까 우려해 오시지 않은 게 아닐까한다. 오늘 전남 고흥에서 나로호 발사가 있다. 그 지역의 국회의원이신 박상천 의원도 오신다. 같은 비행기로 모실 것이다.

박희태 의장 : 성공적으로 발사되길 바란다. 박 의원은 학교, 군대, 의원 동기고 나이도 같다. 위로해 드리길 바란다. 얼마 남지 않은 월드컵 성공에 거는 국민의 기대가 크다.

정운찬 총리 : 천안함 피격 사건으로 국민들의 사기가 떨어져 있는 상황이다. 그리스 전에서 이겨서 국민의 사기를 올려 주었으면 하는 게 바람이다. TV에서 허정무 감독도 자신 있어 하는 모습니다.

박희태 의장 : 정몽준 대표도 남아공에 가 계신다. 전 국민들이 많은 염원 보내 주시고 있다.

주호영 장관 : 92년 이래로 가장 많은 득표율로 당선 되셨다. 의장님에 대한 의원들의 기대가 크다.

박희태 의장 : 그리 말씀해주시니 고맙다. 와 주셔서 감사하다.
▲ 전두환 전 대통령은 연희동 자택으로 자신을 예방한 박 의장에게 "국민들이 다 편안히 잘 살게 해 주시고 (북한의) 위협이 없도록 해달라.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들(북한)을 믿을 수가 없다"며 "(재임시절 보다) 지금이 더 나빠진 것 같다"고 북한을 평가했다. 그는 6·2지방선거 결과와 관련, "이번 선거에서 좀 섭섭하게 됐다"며 심심한 유감의 뜻을 전했으며 박 의장은 "경남이 좀 그렇게 됐다. 경남이 도지사는 그랬지만(패했지만) 밑에 시장과 군수는 한나라당이 많이 됐다"고 답했다.     

장관급인 국회 사무총장에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53)이 내정됐다. 9일 여권에 따르면 박희태 국회의장은 이날 권 전 의원에게 내정 사실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전 의원은 고려대 정외과를 졸업한 후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근무하다 34세 때 경북지역 최연소 도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뒤 15대 총선에 경북 안동에서 당선돼 3선을 역임했다. 지난 17대 대선에서 중앙선거대책위 유세지원단장을 맡았다.

△1957년생 △경북고 △고려대 정외과 △경북도 의원 △15ㆍ16ㆍ17대 국회의원 △영남대 정외과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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