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원전, 30년전 美서 사용중단한 부실 합금재료 "원전 핵심설비에 사용"   

 


미국 등 세계 각국에서 수십년 전부터 사용을 사실상 중단한 균열 위험성이 높은 부실 합금재료가 국내 원자력 발전소의 핵심 설비 여러 곳에 여전히 사용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제 환경보호단체 '그린피스'는 균열과 부식 위험성이 있는 설비재료 '인코넬 600'이 국내 원전 14곳에서 사용 중이라는 사실때문에 당장 한빛 3·4호기를 포함해 원전 가동을 차례대로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린피스는 2014년 현재 한국에서 인코넬 600 소재를 사용 중인 원전은 총 14기로, 이 가운데 한빛 3∼6호기, 한울 3·4호기 등 총 6기에서 이미 균열이 관측되고 있으며 실제로 지난 10월 냉각수 유출로 원자로 가동이 중단된 한빛 3호기를 포함해 모두 12차례 인코넬 600과 관련해 사고 및 고장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원전 핵심설비인 "증기 발생기와 원자로"에도 '인코넬600'이 쓰여, 후쿠시마나 체르노빌 같은 대규모 방사능 재난이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코넬 600'은 미국 제조사가 만든 합금소재다.'인코넬 600'은 1970년대 내구성에 심각한 결함이 드러난 뒤 전세계적으로 원전 가동을 중단하고 부품을 교체하는 등 논란이 됬던 재료다.

 

그린피스는 6조 2천억 원에 이르는 '인코넬 600' 교체 비용을 한수원이 세금으로 충당했다며, 결함을 알고도 납품한 미국 제조사 측에 교체 비용을 청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린피스는 한국수력원자력에 인코넬 600의 사용실태를 전면조사하고 그 결과를 공개하라고 촉구하는 한편 온·오프라인에서 시민들을 상대로 한빛 3·4호기 가동 중단을 촉구하는 내용의 이메일보내기 캠페인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한수원은 "한빛 3·4호기 증기발생기 설계 시점인 1987년에는 대체 소재인 인코넬 690이 적용되기 전 단계였고, 한울 3·4호기를 설계할 당시(1991년)에도 인코넬 690은 성능이 완전히 검증되지 않은 상태였다"며 "현재 인코넬 600이 사용된 증기발생기에 대한 주기적인 검사 및 열화 평가를 통해 단계적으로 교체를 추진 중"이라고 해명했다.

 

한수원은 또  "한빛 3·4호기에 대한 증기발생기의 조기 교체를 추진하고 있고, 그 외 원전도 강화된 검사 요건을 적용해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수력원자력 측은 '인코넬 600'의 보증기간과 책임 소멸시효 등이 지났기 때문에 법률적으로 소송에서 승소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중앙뉴스/윤장섭 기자 news@ej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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