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땅콩 회항'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이근수 부장검사)는 17일 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사장을 피의자 자격으로 불러 12시간가량 조사하고 귀가시켰다. 

 

조 전 부사장은 18일 오전 2시 15분께 법률 대리인인 서창희 변호사와 함께 검찰청사를 나왔다.

 

그는 폭행 혐의를 시인했는지, 회항 지시를 내렸는지, 증거인멸과 관련해 보고를 받았는지 등 쏟아지는 취재진의 질문에 고개를 푹 숙인 채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박창진 사무장 등 직원들에게 다시 사과할 마음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검찰은 지난 5일(미국 현지시간) 대한항공 KE086편 일등석 기내에서 승무원과 사무장 등에게 폭언·폭행을 하고 항공기를 되돌려 사무장을 내리게 한 경위와 이후 회사 차원의 사건 은폐·축소 시도에 대해 보고받았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하지만 조 전 부사장은 폭행 등 일부 혐의에 대해서는 앞서 국토교통부 조사 때와 마찬가지로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항공 고위 관계자들이 거짓진술 요구 등을 한 사실에 대해 보고받았는지도 일부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박 사무장은 전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사건 직후 대한항공이 직원들에게 최초 보고 이메일을 삭제하라는 지시를 내렸고, 국토부 조사의 전 과정에도 회사가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조 전 부사장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이르면 18일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조사 과정에서 혐의를 다 인정한 것은 아니다"라며 "엇갈리는 일부 진술에 대해 좀 더 확인하고 나서 추후 일정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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