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협은행 김주하 행장    

[중앙뉴스=신주영기자]매년 20만명씩 쏟아져 나오는 베이비붐 세대 은퇴자들을 잡기 위한 은행권의 경쟁이 치열하다.

노년층을 잡기 위한 전용 창구를 만들고 전담 조직을 꾸리는 등 은행마다 은퇴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신상품, 신개념 서비스를 내놓기에 여념이 없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전국 200개 영업점을 노년층과 50대 은퇴 준비자를 집중적으로 공략할 거점 지점으로 만들어, 이 지점 내에 노년층의 재테크 상담과 은퇴 설계를 전담할 '시

니어 전용 창구'를 운영키로 했다.


시니어 전용 창구에는 전문교육을 받고 관련 자격증을 취득한 은퇴설계 전문인력 1천명이 배치된다. 몸이 불편해 은행 창구를 방문하기 어려운 노년층 고객들을 위해 '시니어 전용 콜센터'도 운영된다.

은행권에서 노년층만을 전담하는 콜센터와 창구가 만들어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김주하 행장은 "농협은행은 50대 이상 고객이 1천만명에 달해 은행권에서 가장 많은 노년층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며 "'시니어 리딩뱅크'가 되겠다는 각오로 올해부터 본격적인 은퇴시장 공략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농협은행은 은퇴시장 공략을 총괄할 '백년행복설계센터'를 만들어 노년층에 특화한 전용 상품과 브랜드를 출시키로 했다. 농협은행과 농협생명, 지역농협을 합쳐 무려 6천곳에 육박하는 범(凡)농협 영업망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국민은행은 57개 영업점에 배치했던 은퇴설계 전문인력을 올해 안에 전국 700개 지점으로 확대 배치키로 했다. 재무, 세무, 부동산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배치돼 고객을 위한 맞춤형 은퇴 전략을 제공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고객의 은퇴 준비를 지속적으로 도울 수 있도록 각 개인 고객의 '노후준비지수'를 측정, 데이터베이스로 저장한 후 이를 활용해 상담과 재무설계를 한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최근 은퇴설계 상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미래설계센터'를 기존 70곳 영업점에서 325곳까지 확대 설치했다. 이어 올해 하반기까지 전국 900곳에 달하는 전 영업점에 이 센터를 설치, 운영키로 했다.

우리은행도 은퇴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청춘 100세 라운지'를 기존 100곳에서 점진적으로 확대한다. 하나은행은 전문교육을 받은 은퇴설계 컨설턴트 '행복파트너'를 육성해 전 영업점에 배치할 방침이다.

은행들은 인터넷 홈페이지나 스마트폰 앱을 사용해 간단히 은퇴 및 재무설계를 받아볼 수 있는 온라인 상담 서비스도 출시할 계획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대마진이 갈수록 줄어드는 상황에서 은퇴 금융시장은 새로운 수익원으로 은행권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며 "보험, 증권사 등과도 경쟁해야 하는 만큼 앞으로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가 잇따라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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