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한국과 잉글랜드의 분위기는 정말 다르다. 허정무호가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첫 경기인 그리스전에서 용맹하게 승리를 거둔 반면, 파비오 카펠로의 잉글랜드는 운 좋게도 미국에게 간신히 무승부를 거뒀다.

포트 엘리자베스에서 보여준 한국의 경기력은 현재 이 대회 경기 중 가장 인상적인 것이었다. 그들의 경기 내용은 여타 세계 축구팬들에게 호평을 받았는데, 특히 박지성의 빛나는 역할 때문이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박지성은 그리스전에서 자신의 클래스를 여지없이 발산했다. 내가 이전에 언급했던 것처럼 유럽 지역 예선에서 때때로 엉망진창의 경기력을 선보였던 그리스를 상대로 말이다.

박지성의 힘이 넘치는 질주는 프리미어리그에서 그를 지켜봤던 사람들에게는 대단히 놀라운 일도 아니다. 하지만 올드 트라포드에서 좀 더 수비적인 역할을 했던 것과는 달리 그는 공격적으로 나아가면서 대단히 큰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그리스전 승리는 박지성의 원맨쇼는 절대 아니었다. 그것은 팀 차원의 경기력이었고, 모든 선수들이 ‘같은 노래’를 불렀을 때 어떠한 성과가 나오는 지를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였다.

그리스전에서는 2골 이상의 승리가 될 수 있었고, 아니 그래야만 했다. 하지만 좋은 출발이었다. 오는 목요일에 열릴 아르헨티나전을 앞두고 한국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아르헨티나는 나이지리아전에서 승리를 거뒀고, 전반전에 인상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하지만 리오넬 메시의 영향력은 시간이 갈수록 잦아들었고, 아르헨티나는 이를 위한 ‘플랜 B’가 없는 것 같았다.

아르헨티나와 나이지리아는 두 팀을 상대해야 하는 한국에게 약점들을 충분히 노출했다. 비록 한국은 여전히 나이지리아전을 조별 경기에서 두 번째 승리를 챙길 수 있는 가장 큰 기회로 여기겠지만 말이다.

동아시아에서 즐거움의 환호성이 터져 나온 반면, 잉글랜드에서는 일요일 아침부터 언론이 떠들어대는 비난의 목소리에 잠이 깨고 말았다.

그린 골키퍼의 충격적인 실책이 잉글랜드 신문들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하지만 잉글랜드 대표팀 선수들은 무승부를 거둔 미국 대표팀을 냉철하게 대하지 못했다.

이보다 최악일 수는 없었다. 클린트 뎀프시가 후반전에 골 포스트를 맞췄던 것을 상기해보라. 필자는 만약 잉글랜드가 패배한다면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지 생각하는 게 짜증이 났다. 사실 한 경기만으로 다른 한 팀이 다음 라운드로 진출하도록 돕는다거나 아니면 탈락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내 예상으로는 잉글랜드와 미국 모두 다음 라운드에 진출할 것이다.

하지만 잉글랜드의 경우 오는 금요일에 열린 알제리전까지 압박감이 정말 대단할 것이다. 만약 알제리전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한다면 진정한 재앙을 맞이할 것이다.

글=마크 아일스(‘볼턴 뉴스’ 축구팀장)
번역=이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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