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김종호기자] 현대중공업 계열 하이투자증권은 지난달 28일 임직원 25%에 해당하는 250명의 인원을 명예퇴직 및 권고사직 방식으로 구조조정을 진행, 점포 20개를  폐쇄 한다는 계획을 노조 측에 통보했다.

 

이에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회원들은 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하이투자증권 본사 앞에서 하이투자증권 구조조정에 반대하며 노조 결의대회를 열었다. 노조가 거리에서 장외투쟁을 한 것은 하이투자증권 창사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또한 몇몇 리테일 지점장들에게 생존자 명단(구조조정 제외자)을 유선 상으로 통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에 대한 파문이 예상되고 있다. 

 

사무금융노조 하이투자증권지부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사측이 몇몇 (구조조정 대상자에서 제외된)지부장들에게 유선으로 이 같은 내용을 통보한 것을 확인했다”며 “이미 선별을 해 놓은 상태였다. 희망퇴직이나 권고사직은 형식상 절차이다”고 말했다.

 

이날 하이투자증권 본사 앞에서 결의대회를 연 노동조합측은 "수익성 악화의 근본 원인이 임원진의 무책임한 경영에서 비롯됐음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지점과 직원들에게만 책임을 전가시키려 하고 있다"며 "특히 승진 못한 직원, 맞벌이 부부 등을 상대로 먼저 구조조정을 단행하려 하고 있다"고 강력히 반발했다.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전 조합원은 일방적인 구조조정 분쇄와 고용안정 쟁취를 위해 사무금융노조 2만5000여 명의 조합원들과 함께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5일 부산 온천장 사옥 앞에서 부산·울산 조합원 결의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하이투자증권이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을 진행한 배경에는 모회사인 현대중공업의 부진과 맞물려 있다고 알려져 있다.

 

현대중공업은 작년 3분기 연결기준으로 3조원 이상의 영업적자를 냈다. 이에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하고, 1400명 규모 희망퇴직을 비롯해 보유하고 있는 타법인 지분을 매각하는 등 강도 높은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반면 하이투자증권은 지난해 200억 원대 이익을 내며 실적 상승을 이뤘다. 지난해 3분기 실적 역시 173억 원으로 전년 30억 원과 비교해 5배 이상 상승했다.

 

한편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구조조정 제외자 명단에 관해서는 공식적으로 통보받은 게 없어서 확인 해봐야 할 거 같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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