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모의 학대받던 '고양 세 자매' ...대학에 입학하는 등 꿈 키워

[중앙뉴스=최희 기자]  모처럼 가슴들이 시원한 소식이 있어 화제다.

 

계모의 학대와 방치로 반지하 월세방에 건강이 악화한 상태에서 발견된 고양시의 세 자매가 역경을 딛고 꿈을 키워가고 있다는 소식이다.


지난 2013년 1월 22일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토당동의 한 다세대주택 반지하 방에서 발견된 세 자매 당시 15∼19세였던 세 자매는 친부의 돌봄을 받지 못한 데다 계모의 정서적 학대까지 더해져 극심한 영양실조와 우울증 증세를 보이는 등 참혹한 상태로 발견됐다.

아버지가 돈을 벌러 지방에 내려가 계모의 돌봄을 받아야 했던 세 자매였지만 계모는 아버지가 매달 송금해주는 80만원 중 38만원(월세 23만원 포함)만 보내주고 2년간 한 번도 세 자매를 방치하고 있었다.

 게다가 계모는 오히려 어디에 있는지 등을 1시간마다 자신에게 문자메시지로 보고토록 해 감시하고 집에만 있도록 하는 등 세 자매를 학대했다. 이 때문에 세 자매는 학교는커녕 한 달 15만원의 생활비로 제대로 먹지 못해 영양실조에 걸리는 등 지옥 같은 생활을 해야 했다.

특히 골다공증에 따른 대퇴부 골절로 거동조차 못했던 막내는 발견 이후 8시간에 걸친 긴급수술을 두 차례나 받아야 했다. 2년이 지난 현재 이들은 주위의 따뜻한 도움 속에 역경을 이겨내고 꿈을 키워가고 있다.

첫째(21)는 서울 소재 4년제 대학 유아교육과에 합격, 3일 입학식을 했다. 또한 국가직 9급 공무원 시험도 준비하고 있다. 우울증이 심해 장기간 병원치료를 받은 둘째(20)는 지난해부터 2년제 직업학교에 다니며 헤어디자이너의 꿈을 키우고 있다.


첫째의 대학 입학식에 다녀온 최성 고양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때 계모 슬하에서 학대를 받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고양시 세 자매'가 훌륭히 자라 대학에 입학하고, 직업학교에 다니면서 헤어디자이너의 꿈을 너무도 아름답게 키워나가고 있네요. 많이 응원해주세요! 사랑한다. 얘들아!"라는 글을 남겼다.

큰 수술을 받은 막내 역시 2013년 11월 고입검정고시에 합격, 이듬해 고등학교에 진학해 열심히 학창시절을 보내고 있다. 이들이 역경을 이겨내기까지는 주위의 도움이 컸다.

시와 사회복지단체는 이들의 사연이 알려진 뒤 긴급복지대상자로 지정하는 등 사회의 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또 모금을 통해 보금자리를 새로 마련해주고 병원 치료비, 등록금 등을 지원했으며 전담 사례관리사를 보내 사회적응도 도왔다. 현재 세 자매의 아버지도 중국의 한 식당에 취업, 자식들을 뒷바라지에 충실하고 있다.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