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이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는 무형문화재 관리체계 마련을 위해 제정 추진 중인 '무형문화재 보전 및 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무형문화재법)이 지난 3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었다.

이 법은 현 정부의 문화재 분야 국정과제(문화유산 관리체계 개선)의 하나로서,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보호협약’(2003년)에 따라 무형문화재 보호제도와 정책의 틀을 새롭게 마련하고 무형문화재의 사회적 수요를 진작시킬 수 있는 각종 진흥정책을 강화하여, 무형문화재 전승자의 전승 의욕을 고취시키면서 전통문화의 자생력을 높임으로써 우리의 우수한 전통문화를 세계 속에 널리 알리는 기반을 공고히 하고자 조해진 의원(새누리당)이 2012년 11월 7일 대표발의한 법안이다.

1962년 제정된'문화재보호법'에서 분법(分法)되는 무형문화재법은 ▲ 유네스코의 기준에 맞추어 무형문화재의 범위 확대 ▲ 세대 간 전승과정에서 변화하는 특성을 고려하여 ‘원형유지’에 대응하는 ‘전형(典型)유지’ 원칙 도입 ▲ 대학을 통한 전수교육제도를 신설하여 기존의 도제식 전수교육과 병행 ▲ 전통기술 개발 지원, 전승 공예품 인증제·은행제 실시, 국내외 특허권 취득 방지 등 진흥 활성화 ▲ 이수증 심사와 발급주체를 보유자(보유단체)에서 문화재청으로 환원하여 이수자의 기량 강화와 심사의 공정성·투명성 제고 기반 마련 등 각종 무형문화재 보전·진흥 정책을 담고 있으며, 자세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먼저, 문화재보호법상 기·예능 중심으로 한정되었던 무형문화재의 범위가 ▲ 전통적 공연·예술 ▲ 공예·미술 등에 관한 전통기술 ▲ 한의약, 농경·어로 등에 관한 전통지식 ▲ 구전전통 및 표현 ▲ 의식주 등 전통적 생활관습 ▲ 민간신앙 등 사회적 의식(儀式) ▲ 전통적 놀이·축제 및 기예·무예 등 7개 범주로 확대되어 보다 다양한 신규 종목이 발굴·전승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유형문화재와는 달리 특정 형태로 고정되지 않고 사회문화적 환경에 맞게 끊임없이 변화되는 무형문화재의 성격을 반영하여, 외형적 틀이 아닌 내재된 전형적인 가치를 유지·발전 시켜나가기 위해 ‘민족정체성 함양, 전통문화 계승·발전, 무형문화유산의 가치 구현과 향상’을 보존원칙으로 정하였다.

또한, 사회적 수요 감소로 인한 전승 명맥 단절, 직계가족 간 소극적 전승 등 도제식 공예기술 전수체제의 단점을 보완하고 전승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하여 전수교육대학 선정을 통한 전수교육을 병행하게 된다.

그리고 지정 종목의 전수교육에 초점을 두고 이에 소요되는 비용을 직접 지원하는 형태의 현 무형문화재 정책에서 벗어나, 원재료·제작공정 등의 기술개발과 디자인·상품화 지원, 전승자가 제작한 전승 공예품을 국가에서 인증하는 ‘전승 공예품 인증제’와 전승 공예품의 구입·대여, 전시 등이 가능한 ‘전승 공예품 은행제’ 실시, 전승자의 창업·제작·유통 지원, 지식재산권 보호 등 적극적인 진흥정책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였다.

이 밖에도, 이수증 심사·발급 권한을 보유자(보유단체)로부터 문화재청으로 환원하여 이수자의 기·예능 기량 강화를 꾀하며, 그간 비공식적으로 통용되었던 ‘인간문화재’라는 칭호를 법제화하여 사회적 혼동을 방지하는 한편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소중한 무형문화재를 묵묵히 지켜온 보유자와 명예보유자들의 자긍심을 고취할 수 있게 되었다.

앞으로 제정 법률안이 대통령 재가를 거쳐 공포되면, 하위법령 제정 후 2016년 3월부터 무형문화재 보호의 새로운 정책 추진을 위한 법적 기반이 갖추어지게 된다.


한편, 같은 날 ▲ 무형문화재법 분리입법에 따른 자구 정리와 주요 공항·항만 등에 문화재감정위원 배치의 법적 근거 명시, 문화재 기본계획에 남북한 문화재 교류협력 사항을 추가한 「문화재보호법」 ▲ 지방 이양하는 추세에 상응하여 고도 지정 기초조사 수행주체를 지방자치단체장도 가능토록 하는 등의 '고도 보존 및 육성에 관한 특별법' ▲ 문화재수리기술자격증 불법대여 시 현행 징역 1년 이하, 벌금 1천만 원 이하에서 각각 징역 3년 이하, 벌금 3천만 원 이하로 벌칙을 강화하는'문화재수리 등에 관한 법률'의 일부개정법률안도 함께 의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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