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골프의 에이스 박인비(27·KB금융그룹)이 4개월간의 침묵을 깨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첫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    박인비 선수가 우승 트로피를 들어보이고 있다.(사진=방송캡쳐)


 

세계랭킹 2위 박인비는 8일 싱가포르의 센토사 골프클럽 세라퐁 코스(파72·6천600야드)에서 열린 HSBC 위민스 챔피언스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2개를 잡아 합계 15언더파 273타로 정상에 올랐다. 

 

나흘 동안 보기를 기록하지 않은 완벽한 우승이었다. 지난주 열린 혼다 LPGA 타일랜드 대회 3라운드까지 17번홀부터 포함하면 92개홀 연속 노 보기 행진이다.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가 추격했지만 13언더파 275타로 준우승에 머물렀고, 스테이스 루이스(미국)가 11언더파 277타로 3위를 차지했다.  

 

시즌 첫 우승을 신고한 박인비는 LPGA 투어 통산 13승을 기록하며 우승 상금 21만 달러(약 2억3천만원)를 받았다. 지난해 11월 푸본 타이완 챔피언십 이후 4개월 만의 우승을 차지한 박인비는 2009년 신지애(27)에 이어 HSBC 위민스 챔피언스 두 번째 한국인 챔피언이 됐다.  

 

한국 선수들은 올 시즌 다섯 차례 열린 대회 중 4개의 우승컵을 가져가며 맹위를 떨쳤다.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의 호주여자오픈 우승까지 포함하면 한국계 선수가 5개 대회 우승컵을 싹쓸이했다.  

 

이번 우승으로 새로 발표되는 세계랭킹에서 박인비가 1위를 탈환하지는 못하지만 리디아 고와의 점수차를 좁힐 수 있다.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 2위 박인비, 3위 스테이시 루이스가 마지막 날 같은 조에서 대결하는 빅매치였다.  

 

2타차 단독 선두로 출발한 박인비가 6번홀까지 파 행진을 이어가는 동안 리디아 고는 2개의 버디를 낚아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하지만 박인비는 7번홀(파5)에서 4라운드 첫 버디를 잡고 단독 선두로 다시 치고 나가며 전반을 마쳤다.  

 

침착하게 경기를 운영하던 박인비는 11번홀(파4)에서 5m 거리의 버디 퍼트를 넣어 리디아 고와의 격차를 2타로 벌렸다. 

 

박인비가 흔들리지 않자 동반 플레이어들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리디아 고는 12번홀(파5)에서 세 번째 샷으로 볼을 그린 위에 올린 뒤 3퍼트를 하는 바람에 1타를 잃었고 13번홀(파4)에서도 보기를 적어내 박인비와의 격차는 4타로 벌어졌다.

 

리디아 고가 15번홀(파4)과 18번홀(파5)에서 1타씩을 줄여 2타차로 좁혀왔지만 박인비는 남은 홀을 모두 파로 막아 여유있게 선두 자리를 지켜냈다.

 

박인비는 우승 인터뷰에서 "내 자신이 매우 자랑스럽다. 이번 우승이 올 시즌 좋은 징조가 됐고 앞으로 더 많은 우승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소연(25·하나금융그룹)이 10언더파 278타로 공동 4위에 올랐다.

김효주(20·롯데)는 마지막날 5타를 줄여 합계 8언더파 280타를 쳐 공동 8위에 올라 시즌 처음 톱10에 진입했다. 

 

마지막날 7타를 줄인 이일희(27·볼빅)도 김효주와 함께 공동 8위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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