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경제뉴스=김영욱 기자] 지난해 말 이광구 행장 선임 당시 ‘서금회(서강대 출신 금융인 모임)’지원설로 몸살을 앓은 우리은행이 또다시 ‘정치(政治)금융’논란이 정치권까지 확산되고 있다.

 

우리은행은 우리은행은 5명이던 사외이사 수를 6명으로 늘렸다. 재선임하는 2명을 뺀 신임 사외이사 후보 4인의 명단도 공개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6일 공시를 통해 신규 사외이사 최종 후보로 정한기 호서대 교양학부 초빙교수, 홍일화 여성신문 우먼앤피플 상임고문, 천혜숙 청주대 경제학과 교수, 고성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장 등 4명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27일 주주총회를 통해 최종 임명될 예정이다.

 

홍일화 여성신문 우먼앤피플 상임고문, 천혜숙 청주대 경제학과 교수, 정한기 전 유진자산운용 대표, 고성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장이다.

 

우리은행이 금융감독원에 공시한 후보자 경력만 보면 언론계, 학계, 금융계 전문인사가 고루 포진한 걸로 보인다. 하지만 4명 가운데 3명이 정치권이나 박근혜 정부에 연이 닿아있는 ‘정피아’인사다.

 

홍일화 후보는 신한국당 중앙상무위원회 부의장과 한나라당 부대변인, 중앙위원회 부의장, 상임고문을 두루 거친 정치인 출신이다. 정한기 후보는 2012년 새누리당 비례대표 공천 신청을 했다가 탈락했고 그해 12월 박근혜 대선 후보 캠프에 합류했다. 서강대 정치외교학과를 나온 그는 이광구 우리은행 행장과 함께 서강금융인회(서금회) 회원이기도 하다. 천혜숙 후보는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된 이승훈 청주시장의 부인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11일 우리은행이 사외이사 4명 가운데 3명을 대통령 사조직 출신과 서금회 회원들로 채운다면서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한 임종룡 금융위원장 내정자에게 사외이사 인사를 전면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김성수 대변인은 이날 국회 현안브리핑을 통해 “국내 3대은행인 우리 은행은 사외이사 4명 가운데 3명을 대통령의 사조직 출신 등 정치권 인사로 채우기로 했다. 특히 정한기 호서대 초빙 교수는 서강대 금융인 모임인 서금회 회원”이라며 이 같은 요구를 했다.

 

그러면서 “우리은행은 서금회 출신이 은행장과 감사 자리를 꿰찬데 이어 최고경영자를 감시하고 견제해야 할 사외이사까지 같은 사조직 출신이 맡게 됐다. 사실상 정상적인 경영을 포기한 셈”이라고 주장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임종룡 내정자에게 “임 내정자는 인사 청문회에서 민간 은행의 인사에 개입하지 않고 전문성 있는 사람을 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행태를 보면 전혀 믿기 어려운 말”이라며 “정부가 자신들의 말에 조금이라도 진정성을 보이려면 우리 은행 사외 이사 인사를 전면 취소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또 그는 “서금회 회장 출신인 박지우 전 KB부행장은 KB 내분사태에 책임을 지고 물러났지만 KB캐피탈 사장으로 복귀했고 대선 때 대통령을 도왔던 신성환 홍익대교수도 KB사외이사로 있다 내분사태로 물러났지만 며칠 전 금융연구원장으로 내정됐다. 권력의 비호가 있었다는 관측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이어 “사정이 이러니 정치 금융 정도가 아니라 막장 금융인사”라며 “정부 당국자들은 금융개혁 운운하고 있으니 그 뻔뻔함이 도를 넘었다”고 힐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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