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원내대표, 세종시 수정안 부결 관련 기자간담회 6월 29일  국회 민주당 원내대표실

제가 가만히 보니까 ‘나는 곰이다’ 생각된다. 재주는 부렸는데…. 결국 PP, 제가 말하는 PP는 박기춘 수석과 박지원이다. 아무튼 ‘저는 곰이다’ 생각했다.

정치는 당신의 불행이 나의 행복으로 오지 않는다. 나의 불행은 당신의 불행으로 꼭 전이된다. 그래서 여야간에 경쟁을 하면서도 서로 잘되기를 바랬는데 이번 한나라당이 두나라당이 되는 것을 보게 됐다. 앞으로 좀 재미있을 것 같다.

제가 어제 오후 1시에 최종적으로 오늘 표결하겠다는 결정을 하고 정세균 대표에게 보고를 했다. 대표께서도 제 보고를 받고 ‘원내대표가 잘 알아서 하시라’고 해서 제가 결정을 하고, 박기춘 수석과 상의하고 의원총회를 급히 소집했고, 원내수석들이 회담을 가졌다.

제가 이번 결과를 보고 ‘인사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사실 박기춘 수석은 친분이 별로 없었다. 그런데 제가 유심히 보니까 굉장히 잘하시더라. 그래서 제가 수석부대표를 맡아달라고 국회에서 얘기했더니 능력이 없다고 거절해서 남양주까지 찾아가서 승낙을 받았다. 이번 이렇게 하면서 보니 ‘박지원이 인사를 잘했다’고 자랑한다.

박기춘 수석이 역할을 하고 여러분들과 상의를 했는데 제가 표결을 결심한 것은, ▲첫 번째, 충청지역 현지 민심이다. 지금까지는 참아서 우리를 지지해 줬는데 만약 한나라당이 8월 임시국회, 혹은 정기국회로 끌고 간다면 지금 현재도 10여 개월간 아무런 진전이 없는데 현지 주민들이 기다릴 수 있을까, 차라리 아무것도 안될 바에는 수정안이라도 돼야 한다는 것을 굉장히 염려했다. ▲두 번째는 한나라당의 전당대회다. 전당대회를 앞두면 당이 시끄럽다. 6.2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의 패배로 후보군들이 일단 청와대를 치받아야 한다. 청와대 지시에 반발하고 한다. 저는 그런 경험을 가졌기 때문에 이것을 봐야 한다. 만약 전당대회 후로 하면 전열이 정비돼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세 번째는 이명박 대통령께서 해외 G20에 참석한 것이다. 다행히 운영위에서 몰아쳤고, 제가 지나치게 첫 발언으로 몰아쳤다. 그리고 청와대를 접촉해 보고, 한나라당을 두드려 보니까 청와대가 움직임이 멈췄다. 그리고 이명박 대통령이 외국에 나가 계시기 때문에 이게 호기다라고 생각했다. ▲네 번째 청와대 압력이 지금은 없다. 그런데 대통령께서 돌아오면 어떻게될까 하는 것이었다. ▲다섯 번째는 비야권 일부 의원들의 고통을 좀 덜어줘야겠다, 그래서 지금이 호기다. 저는 비야권이라고 했다.

이런 다섯 가지를 고려해서 얘기를 하고, 박기춘 수석이 분석을 하고, 또 제가 한나라당과 정부 고위층을 만나보니까 한나라당 고위층에서는 ‘120명 정도를 서명 받을 수 있다’, 정부 고위층에서는 ‘123명을 확실하게 서명받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런데 잘 아시다시피 56명 정도 되니까 전당대회 후보군들부터 ‘왜 줄세우기냐’ 반발을 하니까 진척이 안되고, 60여명이 넘으니까 한나라당에서 들려오는 것이 ‘서명중지를 한다’는 것인데 사실 더 이상 진척이 안된 것이다.

  박기춘 수석이 분석한 것 등을 종합해 볼 때 수정안 찬성에 최소 100, 최대 120명으로 봤다. 그리고 부결에 160명 의원이 될 것 같다는 분석을 했다. 오늘 수정안 찬성에 105명, 부결에 164명. 대개 맞았는데 저는 기권이 이렇게 적으리라고는 보지 않았다.

그래서 잘됐는데, 박기춘 수석이 본회의장에서 저에게 ‘찬성토론을 비례의원들이 한다’고 해서 자신을 했다.

저는 국토해양위 표결을 결심했을 때는 이틀간 잠을 못잤다. 어제 밤 최규식 의원 상가에서 최규식 의원이 ‘참석하라고 하면 오겠다’고 해서 매정하게 ‘나오셔야 된다’고 해서 나오신다고 했다. 이 정도 단결이 되고 저쪽과 이 정도 얘기가 됐으면 안심하겠다고 해서 집에 들어와서 11시 반부터 1시 반까지 자전거 타면서 열심히 운동하고 어제 행복하게 잤는데 오늘 잘 됐다.

이 이상 소모적인 논쟁이 세종시 문제로 없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정책적인 문제는 대표께서 말씀하셨기 때문에 여기에서 거론하지 않겠다.

한 가지 유감은 대북결의안에 대해 좀 강하게 한번 붙으려고 했지만, 김무성 대표가 처음부터 ‘이 대북결의안은 해야 된다’고 해서 여러 가지 논의 끝에 수정안 정도로 했다. 물론 우리 당내에서도 완전히 일치된 것은 아니었지만 제가 갖고 있는 정체성이나 철학, 이념에는 상당히 조금 그런 점이 있지만, 정치라는 것은 제가 다 만족을 취할 수 없기 때문에. 세종시에서 이겼기 때문에 우리는 수정안으로 민주당의 의사를 충분히 밝혔다는 것으로 만족한다.
기자 여러분도 수고 많았고, 우리 모든 국회의원들과 국민들께 감사한다.

내일 의원총회는 일부에서 토론안을 두 분의 의원을 선정해 발제를 하고 그것을 갖고 토론하자고 하는데 그렇게되면 너무 양당화 되는 것 같아서 그것은 하지 않고 토론하겠다. 공개일까, 비공개일까는 내일 논의하겠다. 솔직히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공개해서 기자 여러분들 있는 곳에서 맞장토론을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은가 생각도 갖지만 의원님들의 의견을 묻도록 하겠다.

의원총회에서 어떤 결정되는 건 아니다. 의원 각자가 갖고 있는 당내 문제에 대한, 앞으로 당 발전방안에 대한 구체적으로 전당대회에 대한 의견을 표출하면 ‘나는 이런 생각을 갖고 있고 저 의원은 저런 생각을 갖고 있구나’해서 공론의 장이 이뤄지리라고 본다. 그렇지만 계속 묶어두면 터지기 때문에 장을 만들고 우리는 역시 7.28 보궐선거의 승리를 위해 의원들이 한번 분출시키고 단합해서 승리하자는 것으로 얘기할 예정이다.

■ 질의응답

△ 질문 : 박근혜 전대표 말씀 듣고 소감이나 떠오른 생각은?
▲ 답변 : 잘하시더라구요.

△ 질문 : 비야권의 입장도 들었다고 하셨는데 무슨 접촉이 있었나, 이심전심으로 느낀건가?
▲ 답변 : 제가 상당히 후에 자서전을 쓰려고 한다. 제 자서전이 김대중 대통령님 자서전보다 더 재미있을 것이다. 지금 얘기하면 안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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