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용보증기금 사옥 전경    

 

[중앙뉴스=신주영기자]신용보증기금이 자금을 지원한 기업에 자사 간부를 감사로 내려 보내려 하고 있다.

 

법정관리 기업에 자금을 지원하는 공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얻은 우월적 지위를 남용, 사적인 이득을 취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동양네트웍스가 25일 국회 예결위원회 새정치민주연합 황주홍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동양네트웍스는 이달 31일 주주총회를 열어 이사·감사 승인 등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감사 선임의 건을 보면 이사회는 신용보증기금에 근무중인 박모(59)씨를 단독 감사 후보로 추천했다.

 

신용보증기금의 자금운용실장을 지낸 박모씨에 대해 동양네트웍스 측은 "최대주주와 관계가 없다"고 기술했다.

 

하지만 이 회사의 최대 주주는 신보가 동양네트웍스의 법정관리를 지원하고자 설립한 페이퍼컴퍼니인 '2011신보뉴챌린지건설제3호유동화전문회사'다.

 

동양그룹의 도산으로 동양네트웍스가 2013년 10월17일자로 회생절차를 개시하자 공공기관인 신용보증기금이 출자전환 과정에서 페이퍼컴퍼니인 2011신보뉴챌린지건설제3호유동화전문회사를 세워 지분 10.6%를 인수, 최대주주가 된 것이다.

 

동양네트웍스가 감자와 자기주식 무상 소각, 출자전환, 2차 감자 등 회생절차를 거치는 과정에서 정부 산하 중소기업 종합지원기관인 신보가 잠시 회사를 떠맡게 됐다.

 

결국 공공기관인 신보가 기업 회생 지원 과정에서 최대주주가 된 동양네트웍스에 감사를 내려 보내는 것이다.

 

동양네트웍스는 이에 대해 "이달 10일 회생 절차가 조기에 종결됐지만 회생 계획을 정상적으로 이행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관리·점검이 필요해 현 경영진을 감시·견제할 수 있는 외부 감사가 필요하다"고 해명했다.

 

신용보증기금은 "감사 후보인 박씨는 신용분석사와 경영지도사 등 자격증을 지닌 중소기업 컨설팅 전문가"라면서 "실질적으로 감사 업무를 수행할 전문성이 있어 추천했다"고 설명했다.

 

새정치민주연합 황주홍 의원은 "신보가 정부 돈으로 회생 기업에 지원을 하면서 우월적 지위를 활용해 낙하산을 내려 보내려 한 것"이라면서 "기업이 회생을 위해 눈물을 머금고 직원을 해고하는 상황에서 퇴직자 낙하산을 투하하는 행위는 부도덕한 행태"라고 비판했다.

 

신보는 기업 회생 지원 과정에서 주식을 보유하게 된 보루네오가구에도 감사 낙하산을 내려 보낸 바 있다. 

 

보루네오가구는 지난해 11월 주총에서 신용보증기금 본부장을 지낸 한모씨를 감사로 선임했다.

지난해 6월 기준으로 신보의 페이퍼컴퍼니인 신보2012제4차유동화전문회사는 보루네오가구의 주식 7.95%를 보유한 2대 주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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