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지난 8일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는 모습

 

[중앙뉴스=문상혁기자]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지난 8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보수를 혁신하는'여당판 제3의길을 제안했다.

 

9일 새정치민주연합과 야당의 입장에서는 유 대표의 뜻은 받아드리겠다고 했으나 예의주시 하겠다고 했다.유 원내대표는 지난 8일 연설에서 평소 자신이 견지해온 '경제는 중도, 안보는 보수' 기조를 바탕으로 현안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피력했다.

 

특히 보수성향이 강했던 기존 여당의 입장에서 볼때 중도나 중도 좌파적 정책까지도 과감하게 내세우며 새누리당도 시대 흐름에 맞춰 혁신하고 변화해 나갈 것임을 다짐했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 주요 내용

이 같은 접근법은 최근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경제·안보정당'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정책 노선의 '우클릭'을 모색하는 것과 묘한 대조를 이뤘다. 내년 총선과 2017년 대선을 앞두고 여야간 치열한 중원 쟁탈전을 예고했다.

 

먼저 유 원내대표는 연설에서 새누리당이 '보수의 새 지평'을 열겠다며 "성장과 복지가 함께가는 균형 발전을 추구하겠다"고 선언했다.

 

유 원내 대표는 앞서 2012년 새누리당과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 실천을 위한 134조5천억원의 '공약가계부'를 지킬 수 없다고 인정하고 이를 반성한다고 고백했다. 박근혜 정부의 경제 정책 기조인 '증세없는 복지'에 대해선 "허구임이 입증되고 있다"고 했다.

 

증세와 관련해선 부자와 대기업 등 가진 자가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한다는 원칙을 제시하고,특히 여권이 그동안 부정적이었던 법인세의 성역 없는 검토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유 원내대표는 성장의 해법은 전 분야에 걸친 개혁이라며 '공정한 고통분담'을 강조하고 "재벌도 개혁에 동참해야 한다"며 대대적인 재벌개혁정책을 예고했다.

 

"가장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재벌정책은 재벌도 보통 시민과 똑같이 법앞에 평등하다는 것을 실천하는 것"이라며, 재벌그룹 총수일가를 보통사람과 똑같이 처벌하고 대통령과 사법부가 사면, 복권, 가석방 등도 다르게 취급하면 안된다고 밝혔다.

 

또 정부가 단기부양책은 과감히 버려야 하고, 경제당국의 LTV·DTI 완화 및 금리인하가 가계부채의 증가속도를 높여 양극화 심화 등 문제를 악화시킨다며 현 정부 경제팀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하지만 유 원내대표가 이날 연설에서 밝힌 세금과 복지 문제, 재벌개혁 등에 대한 입장과 기조는 여태까지의 당의 기본 입장과 차이가 있어 향후 '투톱' 중 한명인 김무성 대표와 갈등을 빚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한편 유 원내대표의 연설에 대해 야당에서는 이례적으로 "놀라운 변화", "신선하고 진취적"이라는 호평을 내놓았다. 연설 직후 새정치연합 의원들이 박수를 보내 눈길을 끌었다.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