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하 앞세워 한류 프리미엄 누리려는 '압력 집단' 많아
갑작스런 '한류 열풍' 이용 연예계 사기 사건 비일비재
돈·인간관계 등 사업문제와 얽혀… 지인 배신에 더 힘들어

박용하. 스포츠월드DB


박용하는 ‘한류의 대표적인 수혜자’라고 불렸다. 평범한 탤런트였던 박용하는 ‘겨울연가’가 2004년 일본에서 방영된 이후 인생이 바뀌었다. 배용준이 촉매 한 한류 신드롬에 함께 휩쓸렸다.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과시하는 ‘욘사마’ 배용준과 함께 일본 팬들은 자상하고 귀여운 박용하를 ‘욘하짱’이라고 부르면서 사랑했다. 당시 박용하가 일본에 방문하면 공항에 수천 명의 팬들이 몰려 난감한 공항 측이 입국을 금지시키는 해프닝이 일어났을 정도다.

이후 박용하는 한국보다 일본에서 주로 활동했다. 노래도 많이 불렀다. 일본에서 9장의 싱글, 8장의 정규앨범을 발매했다. 반응은 뜨거웠다. 2005년부터 2008년까지 일본 골든디스크 대상 신인상, 올해 최고의 싱글상, 베스트 아시아 아티스트상 등을 연이어 수상했다.

일본에서의 성공에 대해 박용하는 덤덤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지난해 영화 ‘작전’에 출연했을 때 스포츠월드와의 인터뷰에서 “한류스타는 로또를 맞은 격이라고 생각한다. 관리를 잘 하려 노력한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6월30일 박용하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그의 일본 활동이 매끄럽지 못했다는 정황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여러거지 사업상의 문제점들이 박용하를 부담감으로 얽맨 것이 아닌가 하는 지적이 나올 정도다.

박용하는 2008년 1인 기획사 요나 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다. 그러나 사업 의욕이 과했다. 박용하 브랜드를 이용한 머천다이징(MD) 상품을 개발했지만 거액의 피해만 입었다. 일본 팬 미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매니저가 돈을 횡령했다는 정황 때문에 분쟁에 휩싸이기도 했다. 동료배우 류시원은 “박용하가 지인의 배신 때문에 힘들어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갑작스러운 한류열풍은 영세함을 면치 못하던 대한민국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축복’을 안겨다 줬다. 그런데 몇몇 연예인들과 기획사들은 절호의 기회를 이용해 수익을 창출하기에만 벌기에만 급급한 모양새였다. 정체가 모호한 집단들이 한류사업에 뛰어들기도 했다.

일본을 대표하는 연예기획사 요시모토흥업의 고위 관계자가 “한국 연예계에는 사기꾼만 있는 것 같다”고 한풀이를 했을 정도다. 실제로 한류스타가 관련된 사기 사건이 일본에서 여러 번 터져 한류이미지에 흠집을 내기도 했다. 톱스타 권상우의 팬 이벤트에 조직폭력배 출신이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압박했던 사건이 세상에 크게 불거지기도 했다.

이번 박용하의 자살을 두고서도 온갖 추측이 무성하다. 위암 투병중인 아버지를 극진히 간병하던 개인 박용하의 슬픈 사연이 알려지기도 했다. 이것이 죽음의 이유가 아닐까 설명되는 분위기도 있다. 그러나 박용하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에는 더 무거운 이유가 있었던 것으로 지적된다.

한류스타 박용하 주변에 기생하며 ‘한류 프리미엄’을 누리려고 했던 이들이 많았다. 박용하를 얼굴마담으로 내세워 영향력을 행사하던 ‘압력 집단’의 존재도 추정되고 있다. 혹시라도 그것들이 박용하를 힘들게 하지는 않았을까. 박용하의 안타까운 죽음을 통해 한류스타 이면의 현실을 다시 한 번 되짚어봐야만 하는 이유다.

출처: (스포츠월드 김용호 기자)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