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규..민간인줄 몰랐다 '민간사찰 시인'

▲ 민간인 불법 사찰 의혹을 받고 있는 '이인규' 총리실 공직윤리 지원관이, 사찰 내용을 '청와대'에 직접 보고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 지원관은 처음엔 '민간인'인줄 모르고 조사를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민간인 불법사찰 의혹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이인규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이 2일 “조사를 받은 김종익씨가 민간인인지 몰랐다”고 주장했다. 직무정지 상태인 이 지원관은 이날 총리실의 ‘불법사찰 의혹 조사반’에 나가 첫 조사를 받았으며, 조사 뒤 오후 3시께  강남구 일원동 자택 앞에서 <한겨레> 기자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고 전했다.

이 지원관은 “총리실에서 김씨를 조사할 때는 민간인 신분인지 몰랐다”며 “조사가 끝난 뒤에 민간인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경찰에) 이첩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씨에 대한 조사가 어떤 계기로 시작됐는지에 대해 이 지원관은 “총리실에 제보가 들어와 조사를 시작했다”며 “윗선의 지시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 지원관은 ‘총리실에서 (김씨 외에) 다른 민간인을 조사한 적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우리는 민간인은 조사하지 않는다”며 “(김씨를 조사한 것은) 처음부터 민간인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고, 조사를 해봐야 알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이 지원관의 주장은 국민은행 하청회사인 ㅋ사 대표 김종익씨에 대한 총리실의 조사 과정을 되짚어보면 사실과 크게 다르다. 총리실은 김씨에 대한 조사자료를 서울 동작경찰서로 이첩한 2008년 11월17일보다 적어도 두 달 이상 앞선 2008년 9월12일에 김씨가 사기업인 ㅋ사의 대표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총리실이 김씨의 사업과 관련해 국민은행 부행장을 면담하고, ㅋ사의 회계관련 자료일체를 입수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총리실은 사실상의 압력으로 ㅋ사 대표직에서 그가 물러나게 한 뒤 후임 대표와 직원들의 전자우편까지 들여다봤다. 고 전했다.

한편, 국무총리실은 이날 이 지원관에 대한 본격적인 진상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김창영 총리실 공보실장은 “정운찬 국무총리가 지난 30일 간부회의에서 ‘철저히 조사하라’고 지시했다”며 “신영기 총무비서관을 팀장으로 4명의 조사반을 구성했고, 주말에 사실관계를 철저히 조사해 위법사실이 밝혀지면 검찰 이첩 등 필요한 조처를 하겠다”고 말했다.

또한,이인규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이 '김종익씨가 한때 이광재 강원도지사(전 민주당 국회의원)의 선거운동원으로 활동했다는 내용은 사실'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경향신문> 2일자 보도에 따르면 국무총리실 관계자는 "동영상 관련 제보 가운데 심씨가 공무원이라는 내용이 있어 조사를 하다가 민간인으로 확인돼 곧바로 경찰에 넘겼으며, (김씨가) 이광재의 선거운동으로 활동했던 것은 사실이라고 당사자(이인규)가 주장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김종익씨가 이광재 당시 민주당 의원의 선거운동원으로 활동한 정황이 있어 그를 사찰했으나 이후 민간인으로 확인돼 경찰(동작경찰서)로 넘겼다는 얘기다.

이는 이인규 지원관 등이 구여권, 즉 참여정부 인사와 주변 인물들에 대해 사찰을 한 것을 시인한 셈이다.

그러나 피해자 김종익씨는 (지난 달 29일 방송된 PD수첩) 경찰 조사 과정에서 같은 동향인 이광재 의원에게 정치자금을 주었는지 집중 추궁당했다고 밝혔다. 그는 강원도 평창 출생으로 이광재 전 의원과 동향이긴 해도 그와는 일면식도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영포회 측은 2일 ‘민간인 사찰’을 주도한 이인규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이 ‘영포회’ 회원으로 알려진 것과 관련, “이인규 지원관은 포항 출신이 아닌 영덕군 출신이기 때문에 정식 회원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영포회 측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영포회의 자격은 포항·영일지역 출생자로서 중앙부처에 근무하는 행정공무원을 대상으로 한다”며 이 지원관과의 관계설을 부인했다.

이에, 민주당은 특검을 해서라도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에선 7.28재보궐 선거를 야당에서 유리한 쪽으로 만들기 위하여 “민주당에서 정확한 확인 절차도 없이 이인규가 지역 명칭이 비슷한 영일 출신인 것으로 오도하면서 대통령과 대통령의 고향 지역에 화살을 겨누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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