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한 경제성장률로 경기회복이 늦어지고 저물가 추세도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사상 최저인 현 수준의 금리가 상당 기간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중앙뉴스=신주영기자]부진한 경제성장률로 경기회복이 늦어지고 저물가 추세도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사상 최저인 현 수준의 금리가 상당 기간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미국은 빠른 경기 회복으로 금리 인상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지만 국내 경제는 여전히 부진해 미국과의 동조화가 느슨해질 것으로 보이고 일본과 유럽연합(EU)은 여전히 양적완화 기조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금융시장과 연구기관에 따르면 올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8%로 4분기째 0%대 성장을 지속하자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기준금리와 시장금리의 현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 허문종 수석연구원은 '국내 초저금리 지속 가능성 점검' 보고서에서 "우리나라는 구조적 요인에 의한 저성장과 저물가 지속으로 초저금리 상황이 상당기간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소비자물가도 작년 말부터 4개월째 0%대 상승률을 지속하고 있어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수요 진작의 필요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만 커진 상태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1.75%로 인하한 이후 2%대에 머물던 3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이 1%대로 떨어졌고 지난 17일엔 사상 최저수준인 1.691%까지 밀렸다.

 

여기에 소비와 기업투자가 부진한 양상을 보이고 수출도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면서 실물 경기 측면에서 금리 상승 압력은 매우 낮은 상태다.

 

국제유가의 하향 안정세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유가 움직임으로 인한 물가 하락압력은 내년에나 완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미국의 경기회복에 따른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는 점이 올해 변수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면 높은 금리를 좇아가는 자본의 속성 때문에 국내에 들어와 있는 외국인 투자금이 빠져 나갈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회복세를 보이는 미국과 달리 저성장·저물가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미국의 금리 인상을 따라가기보다는 저금리 정책을 활용해 완화기조를 유지할 공산이 큰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더라도 상당히 완만한 속도로 진행할 것으로 보이는 데다가 일본, EU, 중국이 양적완화와 지급준비율 인하 정책을 앞세워 경기부양에 적극 나서는 점이 이런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이구동성으로 "미국이 금리를 올려도 한국이 반드시 따라서 할 필요는 없다"면서 미국에 동조하는 방향으로의 금리 인상 가능성에 선을 그은 것은 의미심장하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일부 신흥국에는 자본유출 우려가 있지만 우리나라는 외환보유액이 상당하고 경상수지 흑자도 탄탄하게 유지돼 경제여건이 상대적으로 양호하다는 일종의 자신감에서 비롯된 발언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허 연구원은 "기준금리가 올 상반기 중 한 차례 추가 인하되고 상황에 따라 더 낮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미국이 금리를 올려도 한국은행의 정책은 국내 경기상황과 글로벌 통화완화 기조에 더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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