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웨더 승리 비결, 손자병법 '36계 줄행랑'... 주먹보다 발이 빨라...  경기 직후 챔피언 벨트 반납선언 ‘먹튀, 김샌 대결'.

 

솔까(‘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인터넷 신조) 이건 프로복싱이 아니다. 『메이웨더와 파키아오, 경기는 무효』 복싱팬들의 이구동성(異口同聲)이다. 3일,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38·미국)와 매니 파키아오(37·필리핀)가 펼친 '세기의 대결' 얘기다.

 

승리한 메이웨더는 경기 직후 현재 보유한 모든 챔피언 벨트를 반납한다고 선언했다. 결국 먹튀, '김샌 대결'로 끝났다.

 

전 세계 팬들의 시선이 집중된 이번 경기는 아마추어복싱보다도 지루했다는 것. 언제 불꽃이 튈까? 이제나 저네나 했지만 공염불이었다.

 

한편 메이웨더의 승리전략은 손자병법이었다. '36계 주위상(走爲上)', 즉 줄행랑, ‘도망가는 것도 뛰어난 전략’이었다. 이날 메이웨더는 파고드는 파퀴아오를 피해 종일 도망 다니다 끝났다. 주먹보다 발이 빨랐다.

 

▲메이웨더의 승리전략은 손자병법. '36계 줄행랑'이었다.


또 파키아오는 어깨 부상으로 전력을 다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기자회견에서 그는 "3주 전에 훈련 캠프에서 오른쪽 어깨를 다쳤다"면서 "고통이 심각해서 경기를 미루는 방안도 고려했다"고 털어놨다.

또 파퀴아오는 "1주일 정도 지난 뒤 어깨가 점차 나아져 그냥 경기를 치르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파키아오는 당초 경기 전 미국반도핑위원회(USADA)에서 금지약물로 지정하지 않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를 투여받기를 원했으나 네바다주 체육위원회에서 불허했다.

인파이터인 파키아오는 메이웨더보다 더 많은 펀치를 휘둘러야 승산이 있었다.
파키아오는 "3라운드 들어 어깨에 다시 통증이 찾아왔다"면서 "어깨 부상 때문에 내가 하고자 한 플레이를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메이웨더는 이에 대해 "나 역시 부상을 달고 이번 경기에 임했다"면서 "만약 파키아오가 이겼다면 나는 그가 더 나은 선수라는 점을 인정하며 존중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하지만 나는 언제나 (부상에도 불구하고) 이길 방법을 찾는다"고 힘줘 말했다.


▲파키아오는 어깨 부상으로 전력을 다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통계회사 '컴퓨복스'는 경기가 끝난 뒤 주관 방송사인 쇼타임, HBO와 함께 공식 통계자료를 공개했다. 파퀴아오가 더 많은 공격을 한 것으로 보였지만 통계는 달랐다.

 

메이웨더의 펀치 시도 횟수는 435회였다. 파퀴아오는 429회. 메이웨더가 아웃복싱을 하면서 잽을 날린 것도 모두 포함되기 때문이다.

 

펀치의 성공 횟수도 메이웨더가 앞섰다. 435번의 펀치 중 148번이 파퀴아오에 적중했다. 적중률이 34%. 반면 파퀴아오는 81번만 성공시켜 적중률이 19%에 불과했다.

 

둘의 스타일은 잽과 파워펀치 수에서 나타났다. 

메이웨더는 잽을 267번 날렸고, 67번 적중했다. 파퀴아오는 잽을 193회 날려 18번만 적중.

파퀴아오는 잽으로 메이웨더에게 점수를 뺏기다 보니 상대를 무너뜨려야 했고, 파워펀치를 236번 시도했다. 메이웨더는 168회에 그쳤다. 파워 펀치 수에서 둘의 스타일이 확연히 구분됐다.

 

그러나 파워 펀치 성공률도 메이웨더가 앞섰다. 메이웨더는 파워펀치 적중이 81회로 적중률이 48%나 됐다. 반면 파퀴아오는 68회에 그쳐 적중률이 27%였다. 그만큼 메이웨더가 스피드를 바탕으로 한 수비가 좋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메이웨더는 기록에서 분명히 파퀴아오에 앞섰다. 그러나 기록과는 다르게 팬들의 시선은 싸늘했다. 주먹 대 주먹으로 치열하게 싸워주길 바랐기 때문이다.

 

이번경기는 대전료만 2억5000만 달러(약 2680억 원)였다. 6대 4, 배분 합의에 따라 메이웨더가 1억5만 달러(약 1619억 원), 파퀴아오가 1억 달러(약 1199억 원)를 챙겼다. 1초당 1억2천만 원을 벌어들인 셈. 링사이드 좌석 암표 값은 25만 달러(약 2억7000만원)였다.

 

칼럼니스트 박철성<언론인•다우경제연구소 소장>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