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연규성,배우 최민수 36.5도씨 밴드 인터뷰 진행

               연규성에 릴레이 스토리 인터뷰(연예인 칼럼니스트 연규성)
   
              -첫 번째 인터뷰:탤런트 최민수 …36.5℃밴드 리더를 만나다.-
                        

▲중앙뉴스 칼럼니스트 연규성이 배우 최민수가 이끄는 36.5도씨 밴드 박변계 멤버와 인터뷰 진행.



A : “연규성 릴레이 인터뷰의 첫 번째 타석에 들어서고 있는 연규성 선수!”
    “상당히 긴장한 모습이네요~”
B : “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상대팀 투수가 아주 무서운 사람이라는 소문이 있더군요~!”
    “잘못하면 공으로 ‘맞는’답니다!”
A : “아 그건 데드볼? 아닌가요? 그럼 맞아 죽겠네요!”
    “도대체 이번 상대팀 투수가 누구죠?”

“나 최민수 선배님 만나러 간다~”
내 주변인들의 반응은 모두 하나같았다.
“헉! 대~~~박! 조심해라. 가서 맞지 말고~~(맞지 말고~~맞지 말고~~)”
‘맞지 말고’ 라는 말이 메아리 치듯, 마치 따로 만나서 입을 맞추기라도 한 것처럼 어쩜 하나같이 반응이 똑같은지...이런 한마음 한뜻이면 조국 통일도 문제없을 것 같았다.

최! 민! 수!  “나 지금 떨고 있니?” 라는 대사 하나로 3초 만에 대한민국을 전역을 평정해버린 국가대표 격 상남자 배우. 냉철한 시선과 판단력을 바탕으로 하는 거침없는 입담, 사회적 환경에 편승하지 않고 본인의 소신에 따라 자신 있게 쓴 소리를 뱉어대는 반항아. 잘생겼지만 강인한 외모, 멋지지만 거친 의상 스타일, 또 자유로운 영혼의 대표적 상징인 할리 데이비슨 등, 다양한 거친 남자 요소들로 인하여 대한민국 국민의 머릿속에 최민수는 ‘무서운 남자’ 로 자리잡게 되었다.

 

나 역시 대한민국의 국민이기에, 아주 어린 시절부터 봐온 거친 남자이기에, ‘무서운 남자’ 최민수를 만나러 간다는 사실은 내게 큰 부담과 긴장감을 안겨주었다.

 

나 뿐만 아니라 그날 나와 동행한 스탭 모두는 나와 같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인터뷰 시간이 다가왔고 약속장소에서 처음 그를 보는 순간 나는 나도 모르게 90도로 허리를 꺾어 인사를 하고 말았다.

 

‘내가 도대체 왜 그랬을까..그래...나의 이런 행동....누구나 이해할 것이야...암~ 그렇고 말고~’ ‘헛! 근데 이건 뭐지? 뭐가 이렇게 따뜻하지? 무서운 남자 맞아?’

 

나의 90도 인사에 환하게 미소 지으며 “어서와요~!” 라고 인사하는 그의 모습은 그와 관련된 행간의 소문을 퍼트린 모든 사람들을 일순간 거짓말쟁이들로 만들어버린 부드러운 봄날의 따뜻함이었다. 역시 사람은 만나보지 않고는 모르는 것이다. 그간 들었던 모든 소문들과 걱정들이 기우였다는 사실을 최민수는 “어서와요~!” 라는 단 한마디로 우리에게 일깨워주었다.

 

난 왜 그토록 긴장을 했던 것인가! 안마 의자의 진동 같았던 긴장감을 뒤로 하고 우리는 그의 안내에 따라 인터뷰 장소인 그의 밴드 연습실로 향했다. 그렇게 인터뷰는 시작되었다.

사실 인터뷰 전 많은 질문을 준비했었다. SNS를 통하여 팬들에게 질문을 받기도 하였고, 내 친구들 중 아줌마 3인방 패널을 결성하여 아줌마들이 궁금해 하는 질문을 받기도 하였고(아줌마 3인방 패널은 앞으로 계속 유지할 계획이다.)

 

아주 오래전부터 밴드 활동에 열을 올리고 있는 최민수를 알고 있었기에 가수로서 내가 가진 궁금증에 대한 질문을 준비하기도 하였다. 정말 열심히 준비를 하였건만...질문은 단 한 가지도 하지 못했다.

 

의자에 앉는 순간부터 시작된 최민수의 이야기는 4시간동안 계속되었다. 어쩜 질문 하나 던지기 위해 입도 뻥끗할 수 없게끔 4시간 동안 쉬지 않고 이야기를 하며 사람을 집중하게 만들 수 있는지. 참 대단한 사람이다.

 

반세기를 살아오며 다져진 그의 신념과 가치관을 바탕으로 요즘 가장 관심을 갖고 열중하고 있는 그의 밴드 36.5도씨, 또 그가 평생 해온 연기에 관한 이야기 등으로 4시간이 흘러간 줄도 모르게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왔다.

 

▲가수 연규성이 진행하는 '연규성에 릴레이 스토리 인터뷰' 첫 인터뷰는 최민수와 그의 밴드 36.5도씨 이다. 

 

지금부터 인터뷰를 공개한다.

 

*이번 36.5도씨 새 싱글 앨범을 발표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 싱글 앨범의 장르를 ‘Shaman rock blues’라는 장르라고 소개하였는데 이번 앨범에서 36.5도씨가 보여준 ‘Shaman rock blues’ 는 구체적으로 어떤 장르인가?

 

어떤 기사에서 영국의 무슨 스타일이라고 하더라. 영국락? 모던락? 그런데 그게 도대체 무엇인가? 나는 복잡하고 그런 건 잘 모른다.

 

내가 사는 인생에 관심이 있지 남이 규명 해놓은 것에 들어갈 이유는 없다. 설사 그 안에 들어간다고 해도 나만의 정체성이 떨어진다고 하면 그것은 의미 없는 것이다. 사실 ‘Shaman rock blues’ 라는 장르는 하도 무슨 장르냐고 물어봐서 단어를 가져다 붙였다(웃음). 돌 굴러가는 듯한 음악이니 'Rock'n roll', 쇳소리 같으니 'Metal', 쉬운 음악이니 'Easy rock' 이라고 쓰는 것 아니냐. 나는 동양인이니까 동양적 사상의 기반인 Shaman, 그리고 Rock 음악이니까, 블루스는 좋아하는 것이기 때문에 붙였다.

 

그보다 우리 인간의 삶의 질서나 양분은 하늘의 기운, 우리가 딛고 서 있는 땅에서 온다. 그렇게 이루어진 내 삶의 박자나 또는 살아오면서 주위의 삶에서 보여지는 리듬을 표현한 것이 36.5도씨 음악의 시작이다.

 

우리 각자의 멤버가 살아온 일생동안의 일상적인 나에서 원초적인 시점의 나로 돌아가 들여다볼 수 있는 음율과 선율적인 해석의 집합체가 36.5도씨의 음악이 아닐까 한다.

 

▲가수 연규성이 연예 칼럼니스트로 활동. 배우 최민수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그럼 그런 음악을 언제부터 했는지?

 

딱히 언제부터라는 경계는 없다. 굳이 이야기를 해보자면 지금 그림을 그리고 있는 어느 54세의 화가에게 지금 그리고 있는 그림이 얼마나 되었냐고 묻는 질문에 “이 그림? 54년 되었어.” 라는 대답이 나온다면 그 대답이 내가 낼 수 있는 적절한 대답이다. 내가 살아온 인생이 순간의 느낌 그대로 한 번에 투영된 것이다.


*음악이 대중적인 듯 하면서도 대중적이지 않은 무엇인가 독특함이 있다. 최민수가 추구하는  음악적 스타일이 있다면?

 

2008년도에 산에 올라가서 한 2년 있었는데 그때 기타를 잡고 아는 코드 6개로 움악을 쓰기 시작했다. 지식이 부족하다보니 기타로서 내가할 수 있는 표현이 작더라. 그래서 1집을 만들면서 지구상에 있는 모든 악기를 다 써봤다. 대중이 흔히 즐기는 기호에 맞는 음악은 아니다.

코드 하나나 두 개를 가지고도 기타 한 대만의 연주로도 할 수 있고 오케스트라로 표현할 수도 있는 다양한 색깔을 낼 수 있는 음악을 해보고 싶었다.

 

진정성 있는 음악은 화려함이 없어도 코드 하나 두 개만으로도 얼마든지 표현이 가능하다. 난 그것이 좋은 음악이라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음악의 구조가 단단하면 트롯부터 오케스트라까지 각종 편곡이 모두 나올 수 있다.

 

그것이 음악이 가지고 있는 포용력이다. 어떤 프레임 안에 규정지어진 음악은 하고 싶지 않다. 뭔가 쉬운 듯 하면서 쉽지 않은 대중적인 듯 하면서 대중적이지 않은, 합법적인 마약 같은 특별함이 있는 음악이 내가 추구하는 음악 스타일이며 36.5도씨 밴드가 지향하는 바이다.

 

▲가수 연규성, "배우 최민수 36.5도씨 밴드 결성"- 최민수와 멤버 박변계와 인터뷰를 나누고 있다.

 

*최민수에게 밴드 음악이란?

밴드라는 건 밴드 결성을 해서 밴들을 이끌어 가는 것 자체가 음악이다. 연주를 해서가 아니다. 남들이 들을 땐 쉽게 모여서 ‘쿵짝’ 거리는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전혀 개성이 다른, 절대 집단생활을 할 수 없는 서로 다른 종족들이 모여 같이 고민하고 터져나가고 하면서 만들어지는 것이 밴드 음악이다. 밴드의 존재 목적이 돈이나 유명세에 있다면 그 밴드는 나중에 무조건 균열이 온다.

 

처음 시작한 밴드 구성원 그대로 죽을 때까지 하는 밴드 음악이 있다면 그 밴드의 존재 자체만으로도 내겐 그것이 음악으로 다가온다. 사실 돈, 유명세 등을 배제하며 오로지 죽을 때까지 순수한 밴드라는 목적으로 음악을 한다는 것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나의 이런 밴드 음악자체의 순수함을 추구하는 음악적 태도에도 불구하고 그걸 이해해주고 따라와 주는 밴드 멤버들에게 고마움을 갖고 있다.


*과거 80~90년대 음악과 현재 시대의 음악을 비교하여 아쉬움이 있다면?

 

과거 테잎, LP시대 에는 미리 듣기가 없었다. 젊은 시절엔 카세트 테잎을 하나 구입하는 것도 큰 부담이었다.

 

과거처럼 음악적 정보가 부족하던 시기에는 그런 큰 부담을 안고도 고민을 거듭하여 앨범을 구입하곤 하였다. 그러다 좋은 음악을 만났을 때 얻는 기쁨에 음악적 성찰이 높아졌다고 생각하기도 하였다.

 

기록 매체가 없었던 바로크시대에는 음악을 듣기 위해 사람들은 아주 먼 거리를 이동해서라도 그 음악을 들으려 했고 노래하는 사람이 설령 음 이탈을 낼지라도 환호하며 기뻐했다.

 

그만큼 음악은 희소성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너무 다양한 정보로 인하여 과거에 비해서는 음악을 대하는 집단의 음악적 성찰의 태도가 바뀐 것에 대해 아쉬움이 있다. 뿌려진 정보로 음악을 강요당하기보다는 음악에 내가 다가가야 하는 것이다. 음악은 들리는 게 아니다. 음악은 듣는 것이다.

 


*대사 하나로도 대한민국 모든 국민들을 단숨에 몰입 시킬 만큼 최민수의 연기는 뛰어나다. 연기를 잘할 수 있는 본인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연기를 가장 잘 하는 방법은 연기를 하지 않는 것이다. ‘연기를 한다’ 라는 것은 연기를 하는 것이기 때문이 가짜라는 것이다.

 

그것은 우아한 거짓말이며 사람들 역시 그것을 인지하고 바라본다. 아예 그 사람이 되어서 살아버린다면 연기를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로드 넘버 원’ 이라는 작품을 할 당시였다.

 

난 중대장으로서의 역할을 맡고 있었는데 연출에게 말하여 출연배우들을 일주일간 도살장에서 아르바이트를 시킬 것을 요청했다. 6.25 발발 직후부터의 상황을 그려 낸 작품이었다. 전쟁 중에는 눈에 생명의 기운이 없어야 하고 피에 익숙해져야하며 진정한 공포의 눈빛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그런 느낌은 연기로서는 만들어질 수 없다. 작품의 사실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그 상황이 내 상황이 되어야한다.


연기 할 작품을 선정하는데 있어서도 까다롭게 선택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다.

작품 안한지 오래되었다. 먹고 살려면 해야 하는데~(웃음) 혼자 있을 때는 그래 적당한 선에서 타협하고 하자라고 생각하지만 막상 그렇게 하려고 하면 그게 되질 않는다. 아무리 고치려고 해도 그게 되질 않는다. 젊었을 때는 안해도 그만~ 이랬는데 지금은 해야 된다. 늙었다.(웃음) 그런데 아주 많은 고민 끝에 결정했다. 철들지 않기로.


후배 연기자들은 선배님게 배울점이 너무 많을 듯 한데 혹시 영화 감독 생각은 없으신지?
안한다. 하나만 해야지(웃음). 나는 작가적 성향이 강한 배우라서 작품을 하면서도 연출을 직접 한다. 물론 보이지 않게. 내가 연출을 이기려는 것이 아니다.

 

‘오만과 편견’ 촬영 때도 진혁이와 한 장면을 테이크를 40번 넘게 간 적이 있었다. 그만큼 사실적인 상황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노력한다. 내가 우선 그 역할의 실제 인물이 되고 후배들 역시 그것을 따라 올 수 있도록 끊임없이 다그치고 격려하며 끌고 간다. 본인이 그 사람이라고 믿을 수 있게 끔.

 

▲연규성:" 인터뷰 중  최민수 선배님께서  직접 작곡과 작사를 하신 음악을 들려 주셨다."

 

*끝으로 이 모든 것이 행복하고 즐거운지?

 

난 여전히 고독하고 내 스스로가 낯설다. 내 길을 찾았는가? 아니다. 난 사실 계속 걷고 방황하고 있다. 죽을 때까지 방황하게 될 것 같다.

 

그 와중에 딱 한 가지 행복이라는 것을 이야기한다면 그것은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들과 함께 한다는 것이다. 우선 내 가족들. 그리고 사랑하는 밴드 멤버들. 목적을 위한 만남이 아닌 목적이 없는 순수한 만남이기에 그들은 내 인생의 여행길에 있어 나에게 가장 큰 행복으로 다가온다.

 

네 시간이라는 시간조차도 매우 짧게 느껴졌던 그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그에게서 보여 지는 무섭고 거친 외적 이미지와는 별개로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수많은 고민과 처절한 노력으로 이루어진 그만의 삶의 깊이와 철학을 느낄 수 있었다.

 

▲.중앙뉴스 -칼럼니스트 가수 연규성

짧은 지면상으로 담을 수 없었던 많은 이야기를 들으며 다시 한번 내 삶의 모습을 돌아볼 수도 있었던 좋은 기회가 되기도 했다. 많은 사람들은 사랑을 이야기하면서 사랑을 하지 못하고 믿음을 중요하다고 말하며 믿음을 쉽게 저버린다.

 

하지만 그의 모든 말에는 그러한 가벼움이 없었다. “사랑, 믿음, 신뢰. 이런 말들은 우리가 술자리에서 술잔을 부딪치며 쉽게 떠벌릴 수 있는 말들이 아니다.

 

그 말들은 단순히 지키는 것만으로도 핏빛이 서려야 하는 말들이다.” 라는 그의 말에서 그가 생각하는 그가 가진 그만의 신념의 진정성이 어느

 

정도인지를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이렇듯 많은 이들이 간과하는 자신만의 소중한 신념을 그는 철저히 지키며 살아왔기에 지금의 최민수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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