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끝내기 볼넷 6점차 역전드라마, 이글스파크 올 시즌 10번째 매진

[중앙뉴스=박철성 칼럼니스트(언론인·다우경제연구소 소장)]'마리하나'. 프로야구 한화를 일컫는 이 바닥 신조어다.

 

한화 야구는 길다. 지겹다. 그런데 중독성이 강하다. 결국 황홀해진다.

 

본래 '마리화나(Marijuana)'는 야생대마의 잎이나 꽃을 원료로 하여 만든 마약. 주로 담배에 섞어서 피운다.

 

프로야구 한화의 닉네임 '마리하나'와 닮은 점은 강한 중독성이다. 쉽게 끊을 수 없다는 것.

 

등 돌렸던 팬들도 이제 그 중독성에 빠졌다. 17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2015 프로야구 KBO리그 한화와 넥센의 경기. 관중석을 가득 채웠다. 한화생명 이글스파크는 올 시즌 벌써 10번째 매진을 기록했다.

 

▣프로야구 한화, 끝내기 볼넷 6점차 역전드라마

 

한화가 넥센을 상대로 6점 차의 열세를 뒤집었다. 짜릿한 역전드라마를 연출했다.

 

우리끼리 얘기로 6점차는 이미 끝난 게임. 하지만 한화는 0-6에서 시작했고 7-6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그것도 연장 10회 말,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 뒤집힌 팀은 머리에 쥐날 일이고 뒤집은 팀은 환각증상의 짜릿함을 맛봤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각종 음료의 효능' 이라는 제목으로 한 장의 사진이 게재됐다.

 

공개된 사진 속에는 한 여성이 차, 커피, 보드카, 마약까지 4단계로 나눠 마신 후 변화된 얼굴 표정을 그림으로 나타냈다.

 

먼저 차를 마셨을 때 여성은 흐릿한 색감으로 표현해 안정되고 차분한 느낌. 이어 커피를 마셨을 때는 차를 마셨을 때보다 생기가 돌고 기분이 더 좋아진 상태였다. 차를 마셨을 때 보다 눈썹도 살짝 올라가 있고 색감도 더 진했다.

 

▲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된 차, 커피, 보드카, 마약까지 4단계로 나눠 마신 후 변화된 여성의 얼굴 표정사진.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보드카를 마신 여성의 표정은 차를 마셨을 때보다 채도가 높았다. 더 기분이 좋아졌지만 약간 흥분돼 있는 상태임을 나타냈다. 끝으로 마약을 복용한 여성의 얼굴은 무지개 빛깔 물감을 풀어놓은 듯 환각증세의 흐릿한 실루엣을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프로야구 한화 팬들이 그랬다. 6점차 포기상태에서 막판 뒤집기의 짜릿함. 그들은 무지개 빛깔의 기쁨을 한껏 만끽했다.

 

▣한화생명, 자산 100조원시대에 부흥하는 승부야구

 

넥센과의 홈경기 초반, 한화는 6대 0까지 뒤졌다. 하지만 거센 추격전을 펼쳤다.

 

9회 말, 5-6으로 뒤진 상황에서 김경언의 솔로 홈런이 터졌다. 동점을 만들었고, 10회 강경학의 밀어내기 볼넷. 7대 6, 집 나갔던 승리를 되 찾아왔다. 한화생명, 자산 100조원시대에 걸 맞는 야구였다.

만약 한화가 패했다면 시즌 첫 3연패. 승률이 5할 밑으로 떨어질 위기였다.

 

▲ 김성근의 '양파야구'. 진짜 속은 어디부터일까?    

 

그러나 김성근 감독은 경기 후반 뒤진 상황에서도 '필승조' 박정진과 권혁을 잇달아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끝내 역전승을 일궈냈다. 올 시즌 2연패만 4번 기록한 한화.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3연패 이상을 당하지 않은 팀이다.

 

하지만 프로야구 한화담당 기자들은 3D직종이 됐다. 기사 송고를 마치면 밤 11시 넘기기는 일쑤다. 뒤풀이로 한잔 하면 12시, 새벽1시가 훌쩍 넘어간다. 버스타고 집에 들어가긴 또 텄다.

 

그래도 담당기자들은 김성근의 양파야구를 좋아한다. 양파야구는 시쳇말로 껍질을 까도 까도 끝이 없다는 것. 어디부터가 진짜 알맹인지 알 수가 없다는 얘기다. 쓸 거리가, 또 얘기 거리가 많다는 건 기자로서 행복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한화 야구기자들의 입가엔 늘 '양파미소'가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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