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중앙뉴스=신주영기자]국내 주요 대기업 7개사가 국내 연구개발(R&D) 투자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해 기업 간 연구개발비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분석됐다.

 

16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 김갑수 교수가 최근 공개한 '대기업의 R&D투자 현황 분석을 통해서 본 한국 산업구조의 문제점' 보고서에 따르면 연간 R&D 투자액이 1조원을 넘는 국내 기업은 2013년 현재 7개사다.

 

삼성전가 14조7천804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LG전자 3조5천460억원, 현대자동차1조8천490억원, 삼성디스플레이 1조7천170억원, LG디스플레이 1조6천748억원, 기아자동차 1조2천416억원, SK하이닉스 1조1천445억원 등이다.  이들 기업의 총 R&D 투자액은 25조9천53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같은 해 우리나라 전체 기업 R&D 투자액 46조5천599억원의 55.7%를 차지했다.

7개 기업이 전체 기업 R&D 투자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2년 38.0%에서 2003년 41.0%, 2004년 47.3%, 2005년 48.1%, 2006년 43.3%, 2007년 40.4%, 2008년 45.3%, 2009년 44.7%, 2010년 48.8%, 2011년 46.7%, 2012년 48.5%에 이어 2013년 처음 50%를 넘어섰다.

 

특히 삼성전자는 단독으로 31.7%를 기록해 국내 전체 기업 R&D 투자의 3분의 1을 담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연구개발 투자액은 2013년까지 최근 10년 동안 연평균(CAGR) 12.4%의 증가율을 보였지만 이들 7개 기업을 제외하면 9.2%로 떨어진다.

 

7개사는 연평균 15.9%의 증가율을 기록하며 국내 R&D 투자를 이끌었다.

보고서는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이 2년 연속 세계 1위를 기록하는 등 R&D 투자가 증가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여기에는 R&D 투자액 세계 2위인 삼성전자로 인한 '킹콩 효과' 등 착시현상이 숨어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 내에서도 최상위 일부 기업과 일부 소수 산업에만 R&D 투자가 편중되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매출액 5천억원 이상의 국내 대기업 537개사 가운데 4분의 3인 74%는 R&D 투자가 전무하거나 투자액이 매출액의 1% 이하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R&D 투자 1조원 클럽에 들어가는 7개사를 제외한 대부분의 한국 대기업이 중국 기업에게도 R&D 투자 규모에서 뒤처지고 있다"며 "지난 몇 년간 정부와 기업이 R&D 투자에 미온적이었고 산업 R&D에 구조적 발전이 없었던 탓에 중국이 급속한 추격을 넘어 추월해 앞서가는 현실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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