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성심의 상징 '김일성·김정일 배지' ..김정은 착용 안해 왜?


 

최근 북한에서 여러 가지 변화의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는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집권 이후 공개석상에 등장할 때마다 상징적으로 왼쪽 가슴에 달고 다니던 할아버지와 아버지인 '김일성·김정일 배지'를 착용하지 않는 모습이 종종 보여지고 있다.

 

특히 김정은이 이달 들어 배지를 착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졌다. 지난 16일 함대함 미사일 훈련을 참관하는 모습과 비슷한 옷을 입고 시찰했던 지난해 6월 29일 수산물 가공공장 시찰 때의 모습을 비교하면 확실히 알 수 있다
 
또 김정은이 지난 18일 고사포병 사격경기 참관 행사에도 배지를 달지 않고 등장했다. 지난달 23일 군부대 양어장 시찰할 때와 1년 전인 6월 20일 대동강변 '5.1 경기장' 개보수 현장 시찰 때 배지를 단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김일성·김정일 배지'는 북한에서 '초상휘장'이라 불리며 김일성 가계를 일컫는 백두혈통 우상화의 핵심 도구다. 당과 수령에 대한 충성심의 표시로 북한에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매일 이 배지를 달아야 한다.

 

때문에 김정은 제1위원장이 최근 배지를 떼고 활동하는 것과 관련해 일각에서는 집권 4년 차를 맞아 '김정은 시대'가 열렸음을 본격화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의 또 다른 변화는 바로 광고판이다.지난해 국제마라톤경기에는 광고판이 전혀 없었으나 월드컵 예선전에는 광고판이 대거 등장했다. 개성 고려인삼, 평양 건재공장, 조선 금강그룹 같은 북한 기업 광고판들을 광고판을 통해 생생히 볼 수 있다.

 

북한의 기업들도 등장하기 시작했다.컴퓨터를 비롯한 정보기술, IT 제품 생산회사로 알려진 '맑은 아침'은 그동안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이번에 광고까지 하고 나섰다.

 

북한이 이렇게 국제 스포츠 대회장에 북한 기업 광고를 내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외화를 벌기 위한 수단으로 보인다.북한은 한때 자본주의와 관련된 모든 요소들을 배격했지만 김정은 체제가 들어서면서 시장경제가 급속히 확산되는 모습이다.

 

폐쇄적이었던 북한이 외자 유치를 위해 스포츠와 상업자본을 적극 활용하려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는 증거다.


/중앙뉴스/윤장섭 기자 news@ej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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