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오전 서울 서린동 SK 본사빌딩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SK 조대식 사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날 주총에서 SK는 SK C&C와의 합병계약 건을 통과시켰다.     


 [중앙뉴스=신주영기자]SK㈜는 26일 오전 서울 서린동 본사빌딩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SK C&C와의 합병계약 건을 통과시켰다.

 

SK㈜ 2대 주주(지분 7.19%)인 국민연금이 이날 주총에서 당초 예고한 대로 합병 반대 의결권을 행사했지만 출석 주주 86.9%의 찬성으로 합병안은 원안대로 승인됐다.

 

주총에서 국민연금 측은 별다른 이의제기 발언을 하지 않았다. 이날 경기도 분당 킨스타워에서 열린 SK C&C 임시 주총에서도 SK㈜와의 합병안이 출석 주주 90.8%의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됐다.

 

이로써 총자산 13조2천억원 규모의 대형 지주회사가 탄생하게 됐다.

 

특히 이번 합병으로 SK그룹은 SK C&C가 지주사인 SK㈜를 지배하고 SK㈜는 여러 계열사를 지배하는 기존의 '옥상옥' 지배구조에서 벗어나 일원화된 사업형 지주회사 체제를 갖추게 됐다. SK㈜ 조대식 사장은 이날 주총에서 "통합지주회사는 2020년까지 매출 200조원, 세전이익 10조원을 달성함으로써 주주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IT 서비스, ICT 융합, LNG 밸류체인(Value Chain), 바이오·제약, 반도체 소재·모듈 등 5대 성장영역을 중점 육성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정호 SK C&C 사장은 "ICT 기반사업과 SK㈜의 풍부한 재원을 통해 글로벌 사업형 지주회사로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SK그룹은 이날 "양사 주주들이 미래의 성장가치를 선택했다"며 주총 결과에 대해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앞서 국민연금의 주식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는 지난 24일 SK C&C와 SK㈜가 1대 0.737로 주식을 교환하는 합병 비율이 SK㈜ 주주들에게 불리하다는 이유로 합병 반대 의결권을 행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SK그룹 측은 "정해진 규정과 주식 시장의 가격에 따라 적법하게 합병 비율이 결정됐다"고 반박했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와 국내 자문기구인 기업지배구조연구원도 두 회사의 합병에 찬성 의견을 냈었다.

 

조대식 사장은 주총을 마친 뒤 국민연금의 합병 반대와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더욱 더 좋은 회사를 만들고 최선을 다해 회사를 만들어 나가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임시 주총에서 합병안이 통과됨에 따라 SK㈜와 SK C&C는 내달 16일까지 양사 주주들을 상대로 주식매수청구 절차를 진행한다. 이 기간에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는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SK 측은 현재 두 회사 주가가 청구권 행사 가격을 상회하고 있어서 실제 주식 매수를 청구하는 주주는 거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양사는 8월 1일 합병회사로 정식 출범하면 조대식 SK㈜ 사장과 박정호 SK C&C 사장이 공동 대표이사를 맡아 두 사업영역을 각각 책임지는 '1사 2체제' 형태로 운영될 예정이다.

 

합병은 SK C&C가 SK㈜를 1대 0.737 비율로 흡수하는 방식이지만, 사명은 SK 브랜드의 상징성과 그룹 정체성 유지 차원에서 'SK㈜'를 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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