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자금력 부족으로 홈플러스 인수후보 탈락

 

 
 

홈플러스 인수전에 가장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였던 오리온스가 자금력 문제로 탈락하게 됐다.탈락한 배경을 두고 업계에서는 "홈플러스 매각대금과 비교해 오리온의 현금자산 규모가 매우 적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오리온이 제과 사업에 집중해온 점에 근거하면 홈플러스 인수는 다소 무리로 판단됐다.홈플러스 매각을 위한 첫번째 라운드가 마감되면서 국내 2위 대형마트인 홈플러스 인수 후보군은 이제 사모펀드(PEF) 4곳으로 압축됐다.

 

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대주주인 영국 테스코와 매각주관사인 HSBC증권은 국내의 대형 사모펀드를 위주로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와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칼라일그룹, 어피니티에퀴티파트너스 등 4곳을 적격인수후보로 선정했다.

 

앞서 전략적 투자자(SI)로는 유일하게 인수전에 뛰어든 오리온그룹과 재무적 투자자(FI) 6곳 등 홈플러스 예비 입찰에 참여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오리온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2790억원에 불과해, 글로벌 사모펀드와 경쟁에서 자금력에서 밀린다는 평가"라고 전했다.

 

오리온의 3000억원을 밑도는 현금성에 불과해 홈플러스를 인수하려면 대규모 차입과 자산 매각, 중국 오리온 상장 등 대규모 재무구조 개편이 불가피했다는 게 IB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오리온이 자금력에서 앞서는 글로벌 사모펀드들과 경쟁에서 밀렸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하지만 자금력을 갖춘 또다른 후보군과 오리온이 손 잡을 경우에는 다시 인수전에 참여하게될 가능성도 열려있는 상태다.

한편 지난달 24일 실시한 예비입찰에서는 오리온과 MBK파트너스 등 7~8곳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과 현대백화점 등 강력한 후보로 거론됐던 곳들이 불참하면서 오리온에 이목이 집중됐었다.

 

최근 오리온은 홈플러스 인수전 참여를 공식화한 뒤 주식 상장 40년만에 기업가치가 7800배 상승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이를 두고 업계 안팎에서는 자금력이 부족한 오리온이 주가를 끌어올려 홈플러스 인수전에 활용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실제 홈플러스의 인수가격은 기업가치 산정방식에 따라 약 5조~7조원 대로 평가되고 있다.이번 예비입찰에서 오리온이 홈플러스 인수가격으로 제시한 금액은 4조~5조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기업의 현금 창출력을 나타내는 상각전이익(EBITDA) 8227억원(2014년)을 기업가치(EV)와 비교한 지표인 에비타 배수(EV/EBITDA)로 계산하면 6조5000억원 수준의 인수자금이 필요하다.

 

반면 오리온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기준 약 2900억원 수준이다.결국 예비입찰에서 오리온이 제외되자 그동안 제기돼 왔던 자금력 부족설에 무게가 실렸다.

 

IB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매각주체가 기업을 넘길 때는 자국 기업에게 넘기려는 경우(비슷한 가격이 제시됐을 때)가 많다"며 "홈플러스를 매물로 내놓은 테스코는 영국 자본이기 때문에 자금력을 갖춘 사모펀드의 손을 들어줬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인수전은 인수 이후 홈플러스의 상황보다 '돈싸움'이 될 공산이 크다.
 

/중앙뉴스/윤장섭 기자 news@ej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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