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합병 가처분 신청 기각에 불복..3일 법원에 '항고'
이사회 교체, 정관 변경 요구 등 파상공세   
 

 

삼성물산을 상대로 주주총회 결의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가 기각당한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3일 서울고등법원에 항고를 제기했다. 엘리엇은 3일 배포한 자료를 통해 "법원의 기각 결정에 대해 항고했다"며 "고등법원에서 우리의 입장을 충실히 변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엘리엇은 이어 삼성물산 현 이사회가 기업과 주주들의 현재와 미래가치를 지키는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사회 교체, 정관 변경을 요구하는 등 파상공세를 폈다.

 

우선 현 이사회를 독립적이고 경험 많은 인사들로 교체할 것, 후보 추천위원회·보상위원회·리스크위원회를 포함해 이사회 분위기를 일신하고 재구성할 것 등을 요구했다.

 

엘리엇은 또 삼성물산이 제시한 배당성향 제고 방안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이들은 "어느 경우에라도 삼성물산이 제일모직에 자산가치보다 낮은 가격에 팔린다는 것은 변함없다"며 "배당성향을 높인다는 이들의 양보는 의미 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재조정 노력에 협력적 입장을 견지할 것"이라면서도 "삼성물산 주주가치를 위해 삼성그룹 재구성 과정에서 부당한 자산이전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엘리엇은 또 7월17일 열리는 임시주총의 세대결에서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는 국민연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엘리엇은 "다수의 공공·민간 기관투자자들이 불공정한 자산 인계에 반대의견을 표현해줬다"며 "핵심주주인 국민연금이 아직 의견 표명을 하지 않았지만, 주주권리 보호에 대한 관심과 공평무사한 명성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기쁘다"고 추켜세워 국민연금의 합병 반대 동참을 기대했다.

 

이어 엘리엇은 미국 의결권 자문기관인 글래스루이스(Glass Lewis & Co)가 삼성물산 합병안에 대해 ‘반대’의사를 표명해야 한다고 밝힌 것에 대해 “우리의 시각처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안이 공정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동조의 목소리가 있다는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 관계자는 "예정된 수순으로 보고 차분히 대응하겠다"며 "합병이 원할히 마무리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세계 최대 규모의 의결권 자문회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는 이번 합병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지자 금융투자업계에서는 ISS 보고서 결과에 따라 주총 표심이 영향받게 될 것이라며 관심을 표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김용대 민사수석부장)는 “삼성물산이 제시한 합병비율은 관련 법령에 따라 산정된 것으로 산정기준 주가가 부정행위에 의해 형성된 것이 아닌 이상 불공정하다고 볼 수 없다”면서 가처분 소송을 기각했다.
 

/중앙뉴스/윤장섭 기자 news@ejanews.co.kr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