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임금피크제에 대한 근로자 인지도 조사 결과, 내년부터 실시되는 60세 정년제를 앞두고 근로자의 72.8%가 “임금피크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는 ‘60세+ 정년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한국고용노사관계학회가 설문조사 전문기관(리서치 랩)에 의뢰해 100인 이상 기업에 종사하는 만 20세 이상 근로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임금피크제 도입에 찬성한 근로자들은 도입이 필요한 이유(복수 응답)에 대해 “실질적 고용안정이 가능”하기 때문이라는 응답한 비율이 56.3%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신규채용 확대에 도움이 되므로”라고 응답한 비율은 37.6%로 나타났다.

 

반면, 임금피크제 도입이 필요하지 않다고 응답한 근로자들은 도입이 불필요한 이유에 대해 “기업 경쟁력은 인건비 절감이 아닌 다른 방법을 통해 높여야 하므로”라고 응답한 비율이 44.5%로 가장 많았다.

 

이어 “임금이 감소하게 되므로”라고 응답한 비율은 38.6%, “정년연장은 법에 따라 보장된 권리”이므로가 35.7%로 나타났다.

 

임금피크제가 도입될 경우 적정하다고 생각하는 임금 조정수준에 대해서는 평균 16.5% 감액으로 나타났으며, 10~20%미만 감액이 응답자의 39%로 가장 높았다.

 

정년 60세를 기준으로 몇 세부터 임금을 조정해 나가는 것이 적정한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55세가 43%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55세(43%) > 59세(23%) > 58세(15%) > 57세(11.3%) > 56세(7.7%))

 

또한 임금피크제 도입이 장년 근로자의 고용안정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72.5%가 고용안정에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했으며, 청년 등 신규채용 확대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64.4%가 신규채용 확대에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했다.

 

임금피크제 도입을 위해 필요한 것으로, ‘정부 지원 확대’가 63.7%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기업의 고용안정 노력’이 45.3%, ‘노조와 근로자의 협력’이 40.5%로 나타났다.

 

임금피크제 도입 시 필요한 정부 지원제도에 대해서는 ‘재정지원 확대’가 55.7%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임금피크제 적합 모델 개발 및 제공’이 23.1%, 도입사례 등 정보제공이 12.5%로 나타났다.

 

한국고용노사관계학회 조준모 회장(성균관대 경제학)은 “60세 정년 의무화에 따라 장년 근로자들의 고용안정 및 신규 고용창출 촉진을 위해서는 임금피크제 도입이 필요하다”며, “연관 학회 등 전문가 집단에서 업종별 특성을 반영한 다양한 임금피크제 모델을 개발하는 등으로 현장의 임금피크제 도입 노력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고용노동부와 60세+ 정년 서포터즈가 주요 업종 임금피크제 도입 기업들의 현황을 분석한 결과, 55세부터 임금을 조정하면서 정년을 연장하는 방식으로 임금피크제를 적용하고 있으나, 업종별로는 업종 특성을 반영해 세부 내용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금 조정기간을 보면 금융업종이 평균 4.3년으로 가장 길고, 유통업종이 4.2년, 제약업종이 3.4년, 조선업종이 2.7년, 자동차 부품업종이 2.4년에 걸쳐 임금을 조정했다.

 

임금 감액률은 금융업종이 피크임금 대비 연평균 39.6% 감액으로 가장 높고, 제약업종 21.0%, 유통(도소매)업종 19.5%, 자동차 부품업종 17.9%, 조선업종 16.3% 수준으로 감액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 특징을 살펴보면 자동차 부품 업종은 평균 정년 58.4세, 임금 조정기간은 평균 2.4년으로 56세부터 2∼3년간에 걸쳐 임금 조정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금 조정비율은 피크 임금대비 연평균 17.9% 수준으로 감액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선 업종은 평균 정년 57.6세, 임금 조정기간은 평균 2.7년으로 55세부터 임금이 감액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금 조정비율은 피크 임금 대비 연평균 16.3% 감액 수준이었다.

 

유통(도소매) 업종은 평균 정년 58세, 임금 조정기간은 평균 4.2년으로 55세부터 임금조정이 시작됐다. 임금 조정비율은 피크 임금대비 연평균 19.5% 감액됐다.

 

제약 업종은 평균 정년 58.3세, 임금 조정기간은 평균 3.4년으로 55세부터 임금조정이 시작됐다. 임금 조정비율은 피크 임금대비 연평균 21% 감액됐다.

 

금융 업종은 평균 정년 59.3세, 임금 조정기간은 평균 4.3년으로 55세부터 임금조정이 시작됐다. 


임금 조정비율은 피크 임금대비 연평균 39.6% 감액 수준이었다.

60세+ 정년 서포터즈에서 금융업종 모델을 연구하는 한국고용노사관계학회 권순원 교수(숙명여대  경영학)는 “금융업종의 경우 장년 근로자들을 위한 직무의 부재 및 높은 퇴직 보상금 등 때문에 조기퇴직이 일반화돼 있어 임금피크제가 장년 근로자들을 위한 직무개발과 동시에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부품업종을 연구하는 한국인사관리학회 이상호 교수(숭실대 경영학)는 “자동차 부품 업종은 임금 수준 및 인력 수급 여건 등을 고려해 퇴직 2~3년 전부터 임금을 감액하거나 퇴직 후 재고용 형태로 임금피크제를 운영하는 특징이 있다”고 밝혔다.

 

조선업종을 연구하는 한국인사조직학회 이강성 교수(삼육대 경영학)는 “조선업종은 기업 규모별로 차이가 있고, 사무직과 생산직 등 직종간에도 임금조정률을 달리 정하는 특징이 있다”고 분석했다.

 

문기섭 고용노동부 고령사회인력정책관은 “60세 정년 시행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노사가 임금피크제 도입에 적극 동참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정부도 다각적인 지원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 일환으로 근로자 인지도 조사결과와 업종별 임금피크제 특성들을 반영해 60세+ 정년서포터즈와 함께 7월중 업종별 임금피크제 모델안을 제시해 동일·유사 업종은 물론 다른 업종까지도 확산될 수 있도록 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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