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신주영기자]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주총이 채 1주일도 남지 않은 가운데 삼성물산 임직원들이 주말에도 주주들의 표심(票心)을 잡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11일 "합병이 무산되는 상황에 대비한 '플랜B는 없다'는 게 공통된 각오"라며 "한 주라도 더 얻어야 생존할 수 있다는 절박함이 있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삼성물산은 김신 상사부문 사장, 최치훈 건설부문 사장은 물론 고위 임원과 부장·차장급, 평사원까지 가릴 것 없이 소액 주주들의 찬성 위임장을 받아내기 위해 발로 뛰고 있다.

 

삼성물산의 한 관계자는 "담당을 따로 정해놓거나 목표치를 설정한 건 아니지만 각자 가능한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의결권 위임을 받아내는 작업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11.21%의 지분을 가진 1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전날 내부 투자위원회에서 합병안 찬성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단 큰 고비는 넘긴 것으로 판단하면서도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다며 분위기를 다잡고 있다.

 

오는 17일 합병 주총에서 주주 참석률을 70%로 가정하면 합병안 통과에 46.7%, 참석률이 80%로 올라갈 때는 53.3%의 찬성표가 각각 필요하다.

 

삼성물산은 계열사와 특수관계인 우호지분이 13.82%, 백기사로 나선 KCC 지분 5.9

6%에다 국민연금 지분까지 더하면 30.99%의 찬성표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게 된다.

 

여기에 국민연금 외의 국내기관 지분 11.05% 중 대다수가 찬성할 경우 40% 넘는 지지율을 얻는다. 하지만 합병안의 안정적 통과를 위해서는 최소 5%에서 최대 12%까지 찬성표를 더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삼성물산은 지난달 30일 제일모직의 긴급 IR(기업설명회)에서 주주친화 정책의 얼개를 발표한 데 이어 전날 거버넌스위원회의 절반을 외부전문가로 채우는 내용의 구체안을 밝힌 것이 국민연금을 포함한 국내 기관들에는 일정 부분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남은 관건은 24.4%의 소액주주들이다. 엘리엇 이외의 외국인 투자자 지분 26.41%는 상당수가 주총 5거래일 전인 지난 9일까지 마감된 예탁결제원 전자투표시스템에 의결권 위임을 마친 상태여서 추가 설득의 여지가 적다.

 

삼성물산은 그동안 CEO 중심으로 해외 IR과 주주 면담작업을 통해 외국인 투자자와의 소통작업을 벌였다.

 

삼성물산은 건설·상사부문 구분없이 태스크포스(TF)와 일종의 상황실 개념인 워룸(war room)을 운영하면서 소액주주 의결권 위임 작업을 독려하고 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물론 다른 삼성 계열사 등에서 IR 업무를 맡았던 전현직 직원들까지 지원 사격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에는 500주 이상 주식을 보유한 삼성물산 소액주주들이 대부분 삼성물산 임직원의 방문을 받아 의결권 위임을 권유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유 주식이 많은 주주에게는 임원급이 직접 방문하고 주주명부상으로 원거리에 있거나 주식 수가 다소 적은 소액주주에게는 중간간부급, 평사원급까지 찾아다니며 합병 시너지를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CEO부터 평사원까지 예외없이 뛰고 있다고 보면 된다"며 막판 표 모으기

에 나선 급박한 상황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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