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신임인사차 국회 자유선진당 대표실을 방문한 안상수 대표최고위원이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를 방문 환담했다.   
한나라당 신임 안상수 대표가 야당 대표와의 상견례에 이어 전직 대통령, 국회의장 등을 잇따라 예방해 여당 수장으로서 본격 행보를 시작했지만 7.14전당대회를 통해 새 지도부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내부 파열음이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

새로 출범한 안상수 대표 체제는 당직 인선에서 부터 이견이 드러나면서 시작부터 내부 반발이라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래서 신임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는 요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자신을 도왔던 원희목 의원을 대표 비서실장으로 지명하자 대표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합을 벌였던 홍준표 최고위원이 인사문제는 최고위원회의 의결 사항이라며 제동을 걸었다. 또 당 3역 가운데 한축인 사무총장에 친이 직계인 이병석 의원을 내정하려 했지만 홍 최고위원과 친박계 설득이 만만치 않다.

국민여론조사에서 앞섰지만 대의원 투표에서 뒤져 2위를 차지한 홍준표 최고위원이 안상수 신임 대표에게 사실상 선전포고를 한 데다가 친박계 서병수 최고위원도 비주류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친이, 친박계로 나뉘어진 당 지도부의 갈등 양상이 전대 이후 '친이.친박.홍준표'간의 반목으로 확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홍 최고위원은 16일 안 대표에 대해 맹공을 퍼부었다. 15일 열린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옛날 야당 시절에 하던 비주류를 지금부터 해보겠다"고 밝힌 이후 비판의 강도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홍 최고위원은 이날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원내대표 시절처럼 당을 청와대 집행기구로 전락시키고 일방적 밀어붙이기를 하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안 대표를 겨냥했다.

그는 "전당대회가 한나라당스럽게 이뤄져 변화와 쇄신이 안될 것이라는 걱정에서 한 말"이라면서 전대는 받아들이지만 안상수 체제의 정당성 문제는 지적하고 넘어가야 한다"고 거듭 날을 세웠다.

홍 최고위원은 안 대표가 제기한 '박근혜 총리론'에 대해 "전대용 발언으로 진정성이 담겨있지 않다고 본다"고 비난했고, 보수 대통합 주장과 관련해서도 "시대착오적 생각"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원희목 대표 비서실장 임명 등에 대해선 경선캠프에 참여한 인사를 당직에 앉힌 것은 당헌ㆍ당규 위반이라고 제동을 걸었다.

친박계 서병수 최고위원도 이날 안 대표와 각을 세웠다. 그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안 대표가 얻은 득표율이 20% 남짓 된다"면서 "80%의 대의원들과 국민들은 변화와 쇄신 등을 지지했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비주류임을 자처하는 홍준표 최고위원은 연일 안 대표에 대해 할말은 하겠다며 경선과정과 당 운영 등에 대해 쓴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홍준표,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민심에 부응하는 전당대회가 되어야 하는데 민심에 역행하는 전당대회가 되어서 참으로 유감이라고."밝혔다.

집권 후반기를 맞은 거대 여당의 선장으로 선출된 안상수 대표, 화합과 소통을 통한 당 지지율 극복이라는 과제를 이뤄야 하지만 넘어야 할 고비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당내에서는 이 같은 '안상수.홍준표'의 갈등이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전대 때마다 나온 후유증으로 시간이 지나면 남은 앙금은 자연히 풀린다는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홍 최고위원의 대립각 세우기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이명박 정부의 성공을 위해 바른 소리를 하겠다는 것을 명분 삼아 지도부 내에서 견제자 역할을 지속해 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홍 최고위원이 비주류 대표를 자처하는 것이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안상수 신임대표는 개헌을 이야기 했다가 본전도 찾지 못하고 맹공 당했다. 그래서 안 대표는 "비주류가 점점 많아지는 것 같다. 최고위원들 말씀 잘 명심해서 일을 처리해나가겠다" "우리가 당무를 아직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고 또 최고위원님들과 사전에 논의도 해야 하기 때문에 재보선 이후로 하겠다."며  일단 자세를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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