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 ‘제2의 중동 붐’ 기대

 

[중앙뉴스=김종호기자] 이란과 주요 6개국이 13년 만에 이란 핵협상을 최종 타결했다.

 

이번 핵협상이 타결됨에 따라 이란은 핵 프로그램 개발을 규제하는 대신 수십억 달러 규모의 경제제재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우선 해외에 동결된 1000억 달러 이상의 자산을 다시 되찾을 수 있고, 이란에 대한 유럽 국가들의 석유 금수도 해제될 뿐만 아니라 이란 은행들에 대한 금융 규제도 풀리게 된다.

 

 

14일 핵협상 타결 소식이 전해지자 이란 시민들은 거리로 쏟아져 나와 환호했다. 시민 대부분은 핵협상 타결로 그간 어려웠던 살림살이가 풀리기를 바라는 한편 국제사회에서 이란의 이미지도 달라지기를 기대했다.

 

이날 저녁 이란 수도 테헤란 곳곳에는 협상 타결 소식을 들은 주민 수천 명이 거리로 나와 이란 국기를 흔들고 두 손으로 승리를 뜻하는 ‘V’를 그리며 기뻐했다. 하산 로하니 대통령과 협상의 주역 모하마드 자리프 외무장관의 사진을 치켜들고 환호성을 지르는 이들도 많았다.

 

▲ 국내 기업들 ‘제2의 중동 붐’ 기대

 

이란 핵협상 타결로 제2의 중동 붐이 기대된다. 이란은 인구 8000만명의 중동 최대 내수 시장에 풍부한 원유와 광물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서방의 제재 때문에 생산 시설이 노후화돼 있어 경제 제재가 풀리면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가 발주될 가능성이 높다. 건설·플랜트 프로젝트 발주 규모가 16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란 예상치도 나온다.

 

중동과 교역을 꾸준히 해 오던 국내 기업들도 분주해졌다. 이란에 대한 경제·금융 제재가 풀리면 새로운 사업 기회가 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만 해도 서방 제재 때문에 이란과의 교역량은 87억 달러 수준으로 미미했다.

 

코트라 테헤란 무역관은 지난 2월 작성한 이란 시장 진출전략 보고서에서 건설·플랜트, 철강, 석유화학, 조선·해운, 자동차 부품, 보건·의료 업종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건설·플랜트 업체들이 가장 먼저 기회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경제 제재에 이어 금융 제재까지 풀리면 국내 금융권에도 호재가 될 수 있다. 현재 이란과의 교역은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정부가 소유하거나 통제할 수 있는 은행에 국한해 제한된 범위에서 국내 기업들이 이란과 교역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금융 제재가 풀리면 다른 은행들도 이란과의 무역대금 결제 시장에 뛰어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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