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김종호기자] 이란과 주요 6개국(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독일)의 핵 협상 타결로 가장 이익을 보는 나라는 미국이나 이란이 아닌 중국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그간 국제사회의 대(對) 이란 제재에 가로막혀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줄여왔던 중국이 협상 타결로 마음껏 원유를 사들일 수 있게 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는 중국을 '원유에 목마른' (Oil-Thirsty) 국가라고 표현하며, 중국은 핵 협상이 진전을 보인 올해 초부터 이란산 원유 수입량을 늘려왔다고 전했다.

 

그간 미국은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는 국가에 제재를 가하겠다고 위협해왔으며 중국도 이에 따라 2012∼2013년 수입량을 억제해 왔다.

 

하지만 중국은 지난해부터 원유 수입량을 늘렸으며 올해 1∼5월 다섯 달 동안에는 하루 평균 60만 배럴에 육박하는 원유를 수입했다.

 

앞으로 이란산 원유가 시장에 풀리게 되면 현재 중국의 원유 수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원유의 자리를 잠식할 것이라고 WSJ가 전문가를 인용해 예측했다.

 

이번 협상은 전략적인 면에서도 중국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이란을 중동지역의 잠재적이고도 안정적인 동반자로 인식하고 있다. 중국이 이란과 손잡으면 미국의 우방인 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일하는 것보다 중동지역에서 더 큰 영향력을 가지게 될 수 있다.

 

이 같은 배경 때문인지 중국은 핵협상 타결을 크게 환영했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핵협상 최종 타결안에 '윈윈'(Win-win) 정신이깃들었다고 치하했다. 왕이(王毅) 외교부장도 핵협상이 타결되자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라면서 축하를 아끼지 않았다.

 

한편, 중국 정부가 이란 핵협상 타결이 북핵 문제에 적극적 본보기가 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최종 타결된 이란 핵협상이 "조선반도(한반도) 핵문제를 포함한 다른 국제적·지역적 핫이슈를 처리하는데 적극적인 본보기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왕 부장은 핵협상 타결된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오늘 마침표를 찍었다.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왕 부장은 특히 이번 협상은 대화·협상으로 중대한 갈등문제를 해결했다는 '유익한 실천'을 국제사회에 제공했다며 "여기에는 이란 핵문제 자체를 초월하는 중요한 의미가 담겨 있다"고 강조했다.

 

그의 이런 발언들 속에는 이란핵 협상 타결이 수년간 공전을 거듭하는 북핵 6자회담 재개 등에도 어느 정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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