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주총 결과에 따라 이재용 후계구도 바뀔수도


 

삼성그룹의 지주회사가 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두 회사의 합병 여부를 결정하는 주주총회가 오늘 오전에 시작되면서 재계의 눈과 귀가 이번 주총의 결과에 쏠리고 있다.

 

예상대로 제일모직 주주총회에서는 합병안이 승인됐지만, 삼성물산 주총에서는 개표가 끝나야 결과를 알 수 있을 정도로 치열한 표 대결이 진행되고 있다.

 

오늘 주주총회 시작 시간은 9시였지만 실제 개회 시간은 이보다 30분 이상 늦어졌다.주주명부 확인과 주주 위임장 확인에 시간이 많이 걸렸기 때문이다.

 

소액 주주들은 시작 시간이 지연되자 주주총회를 서둘러 진행하라며 항의하기도 했다.평소 삼성물산 주주총회는 60% 정도 참석률을 보이지만 이번에는 80% 넘는 참석률이 나올 것으로 삼성 측은 전망하고 있다.

 

오늘 주총은 개회선언 뒤 주주 발언과 투표, 개표 순서대로 진행된다.제일모직과의 합병 계약서 승인에 관한 건이 첫 번째 안건으로 오전 중으로 결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서 제일모직 주주총회에서는 합병 안건이 무난하게 통과됐다.제일모직은 삼성 측 지분이 절반이 넘기 때문에 시작 전부터 합병안이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삼성물산 주총에서는 합병안 가결을 낙관할 수 만은 없다.치열한 표 대결이 예상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물산이 합병안을 통과시키려면 주주총회에서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주총 참석률을 80%로 가정하면 53.3%의 의결권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그러나 삼성 측이 안정적으로 확보한 주요 지분은 국민연금까지 포함해도 30.99%에 불과하다.참석률이 80%일 때는 의결권 23%가 더 필요하다는 뜻이다.

 

지분 22%의 소액주주와 11%를 가진 국내 기관, 33%를 보유한 외국인 투자자의 표심이 삼성그룹의 지주회사가 될 두 회사의 합병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합병안이 통과될 경우 통합법인의 이름은 삼성물산이 되고 합병된 삼성물산은 9월 1일 출범한다.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합병에 반대하고 나서면서 주주총회 전부터 삼성 측과 뜨거운 공방을 벌였다.엘리엇 매니지먼트는 삼성물산의 3대 주주로 지분 7.12%를 갖고 있다.

 

지난 5월 26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을 발표하자 엘리엇은 일주일 만에 합병 반대를 공개적으로 선언하기도 했다.이어 엘리엇은 주주총회 금지를 요청하는 등의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내고 두 회사의 합병이 삼성물산 주주에게 손해라고 주장하며 여론전을 펼치기도 했다.

 

가처분 신청은 기각됐지만 엘리엇은 대법원에 다시 항고한 상태다.

 

한편 삼성물산도 주주들에게 의결권을 보태달라고 호소하는 신문·방송 광고까지 대대적으로 집행하고 소액주주들의 위임장을 받기 위해 가정 방문에 나서는 등 총력전을 펼쳤다.

 

합병안이 통과돼서 삼성그룹의 이재용 체제가 가속화될지 아니면 부결돼서 그룹의 지배 구조를 강화하기 위한 또 다른 방안을 고민해야 할지는 주총의 결과에따라 판가름난다.

 

/중앙뉴스/윤장섭 기자 news@ej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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