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을 이끌어갈 새 대표로 심상정 전 원내대표가 18일 선출됐다.

 

심상정 신임대표는 13일부터 18일까지 진행된 결선투표에서 3천651표(52.5%)를 득표, 3천308표(47.5%)를 얻은 노회찬 후보를 343표의 근소한 차이로 누르고 '박빙'으로 당선됐다.

 

특히 심 대표는 11일 개표된 1차 투표에서는 31.2%를 득표하면서 43%를 얻은 노 후보에게 11.8%포인트 뒤졌으나, 1주일 사이에 극적으로 승부를 뒤집으며 역전극을 연출했다.

이는 노 후보의 '대중성'보다는 심 대표가 가진 '안정성'에 당원들이 보다 힘을 실어준 결과로 보인다. 실제로 선거과정에서 심 대표는 진보진영이 위기에 빠진 가운데서도 최근까지 원내대표로 활동하면서 당을 차분하게 이끌어왔다는 점을 전면에 내세웠다.
 

노 후보의 경우 팟캐스트 '노유진의 정치카페' 등을 통해 대중적인 인지도를 높였다는 것이 최대의 장점으로 꼽혔지만, 원외인사라는 점이 결정적 한계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정의당 관계자는 "노 후보의 '스타성'에 기대기보다는, 원내의 힘을 바탕으로 내년 총선을 돌파하자는 당원들의 뜻이 드러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1차 결선에서 탈락한 조성주 후보와 노항래 후보로 향했던 청년 당원들의 표와 참여계 당원들의 표가 대거 심 대표 쪽으로 이동한 것으로 분석된다.

 

조 후보의 경우 청년 당원들로부터 큰 지지를 받으며 1차 투표에서 17.1%의 득표를 받았고, 국민참여당 출신인 노항래 후보는 8.7%의 표를 획득한 바 있다.

 

당 관계자는 "두 후보를 지지했던 표가 어디로 향할지는 오리무중이었는데, 예상밖으로 심 대표에게 크게 쏠렸다"며 "그만큼 심 대표 쪽이 조직관리에는 더 강점이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선거는 진보정당을 대표하는 두 정치인의 '빅매치'로도 관심을 모았다.

두 사람은 앞서 2007년 민주노동당 대선후보 경선에선 권영길 전 대표에 밀려 나란히 2~3위를 차지한 것을 시작으로, 경쟁과 협력을 반복하며 '쌍끌이' 주자로서 역할을 해 왔다.

 

2008년에는 민주노동당이 쇄신에 실패하자 둘은 함께 탈당해 진보신당을 창당했으며, 2011년에는 다시 진보신당을 떠나 통합진보당 창당에 참여하면서 조승수 전 의원과 함께 '노·심·조'라는 별칭으로 불렸다. 

 

2012년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경선 사태를 거친 후 진보정의당을 함께 창당한 이들은 대선 대선 국면에서 심 대표가 진보정의당의 대선 후보를, 노 후보가 공동대표를 맡는 등 역할을 분담했다.  

노 후보가 '삼성 X-파일 사건'으로 2013년 의원직을 상실하고, 지난해 7·30 재보궐선거에서 서울 동작을에 도전했다 고배를 마시는 등 위기를 겪을 때, 심 대표는 원내대표로 활동하는 등 대비를 보이기도 했다.  

 

이처럼 '엎치락뒤치락'을 계속한 양측이 이번에는 사실상 첫 '진검승부'를 벌였지만, 결과는 심 대표의 역전승으로 막을 내리게 됐다. 

 

심 대표는 이후 2년간 정의당을 이끌면서 진보진영 재편을 주도하게 된다.

특히 총선을 앞두고 정의당을 중심으로 한 4개 정치세력의 통합 논의가 한창이어서 어느 때보다 중책을 맡게 됐다. 

 

정의당은 19일 오전 11시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당 대표 선거 결과를 공식 발표하는 당직자 선출보고대회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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