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제품 가운데 91.7%가 우리 수출품과 겹친다

중국과 대만이 맺은 경제협력기본협정(ECFA)이 우리 기업의 대중국 수출에 예상보다 훨씬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앞으로 관세를 내지 않고 중국 시장에 들어갈 대만 제품 가운데 91.7%가 우리 수출품과 겹친다는 것이다. 미미한 영향만 있을 것이라던 정부 분석과 크게 다른 결론이다.



16일 본보가 입수한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의 중국·대만 ECFA 주요 내용과 경제적 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에 수출하는 조기자유화 품목 539개 중 494개가 우리의 대중국 수출품과 겹친다. 금액으로는 182억6200만 달러로, 지난해 우리나라 대중국 수출액의 17.9%에 이른다.

특히 수출액 기준으로 우리가 중국에 수출하는 100대 상품 가운데 31개가 여기에 포함됐다. 20대 수출상품으로 범위를 좁히면 3개(파라크실렌, 리튬이온축전지, 항공유)가 대만상품에 위협을 받을 처지다.

지난달 29일 ECFA를 체결하면서 중국은 대만에 539개, 대만은 중국에 267개 품목을 개방했다. 이 품목은 오는 2013년 1월 1일까지 단계적으로 관세가 완전 철폐된다. 더 큰 문제는 중국과 대만의 ECFA가 결국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다. 양국은 ECFA 협정문에서 내년 상반기에 상품, 서비스, 투자 등 경제협력분야에서 사실상 FTA를 체결하겠다는 방침을 드러내고 있다.

연구원은 중국·대만 FTA가 이뤄지면 우리나라가 입을 타격은 심각한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 수입시장에서 우리나라와 대만은 2위와 3위를 다투며 치열한 경쟁관계에 있다. 우리나라와 대만은 중국에 수출하는 상품 100개 가운데 81개가 동일하다. 81개 품목이 우리의 대중국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이른다.

대외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중국과 대만이 FTA 체결로 간다면 대만이 중국에 수출하는 전체 품목 중 80∼90%가 무관세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 때문에 보고서는 한·중 FTA 필요성을 강조했다, 보고서는 "내년 6월 이전에 시작될 중국·대만 FTA 협상은 중국이 제조업 강국과 시도하는 첫 번째 협상이다. 우리도 여기서 드러날 중국의 협상 전략 등을 잘 참고해 한·중 FTA를 강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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