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맞으며 1시간 헤맨끝에 사고 운전자 잘린 손목 찾아내

 

[중앙뉴스=이현정 기자]

지난 24일 밤 10시50분께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전면 동산리 2번국도 진주방향 동산나들목 근처에서 경찰관 두 명이 갑자기 쏟아진 소나기를 맞으며 도로를 뒤졌다.

 

▲ 한밤중에 교통사고를 당해 손목이 잘린 운전자의 손목을 찾아 준 경남 마산중부경찰서 진전파출소 소속 박재주(오른쪽)·황규조 경위.    

 

근처에서 교통사고를 당한 송모(47)씨의 사라진 왼쪽 손목을 찾기 위함이었다.

 

마산중부경찰서 진전파출소에서 근무하는 박재주(50)·황규조(58) 경위는 이날 도로 갓길에 승용차 한대가 멈춰 선 것을 발견했다.

 

차 안에는 송 씨가 머리를 핸들에 박고 정신을 거의 잃은 상태로 운전석에 앉아 있었다.

왼쪽 손목은 절단된 채 피가 쏟아지는 상태였다. 두 경찰관은 119에 연락해 송 씨를 병원으로 이송한 후 곧바로 사라진 손목을 찾기 시작했다.

 

차량 내부에선 아무것도 발견되지 않았고, 승용차 왼쪽 문짝이 뭔가에 부딛힌 것을 발견했다.

 

두 경찰관은 송 씨가 차를 몰다 교통사고를 낸 후 멈췄을 것이란 판단을 해 교통사고 흔적을 찾기 시작했다.

 

차가 멈춘 지점에서 200m가량 위쪽에 중앙분리대가 부서진 흔적이 발견됐고, 해당 구간은 한밤중에는 차량들이 시속 100㎞ 이상 속력으로 질주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지만, 두 경찰관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20여분 후, 두 경찰관은 파손된 중앙분리대 뒤쪽에서 마침내 손목을 발견, 손목을 비닐봉지에 담아 순찰차에 싣고 곧바로 송 씨가 이송된 창원시내 병원으로 달렸다.

 

송 씨를 발견한지 1시간이 조금 지난 시간.

두 경찰관의 노고 덕에 송 씨는 무사히 손목 접합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비 오는 한밤중 사고 위험을 무릅쓰고 운전자 손목을 끝내 찾아준 두 경찰관 덕분이었다.

 

경찰은 송 씨가 손을 창밖으로 내민 채 운전을 하다 중앙분리대와 충돌하면서 왼쪽 손목이 잘려나간 것으로 추정했다.

 

두 경찰관은 27일 "경찰관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다"며 "수술 경과가 좋아 송 씨가 아무런 장애를 입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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