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솜리조트, 농협 측 특혜성 대출과 경영진 횡령 혐의로 압수수색

 

[중앙뉴스=이현정 기자] 재무구조 부실에도 10년간 1천649억 차입…정관계 로비 수사 확대 가능성

 

▲ 리솜리조트는 농협중앙회에서 거액의 특혜성 대출을 받은 의혹과 경영진의 횡령 혐의도 불거져 검찰 수사 선상에 올랐다.    

 

리솜리조트가 농협중앙회에서 거액의 특혜성 대출을 받은 의혹과 경영진의 횡령 혐의도 불거져 검찰 수사 선상에 올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임관혁 부장검사)는 29일 서울 논현동의 리솜리조트 그룹 본사와 계열사에서 회사 재무·회계 자료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압수수색 대상 계열사는 충남 태안에 있는 안면도 리솜오션캐슬, 예산 덕산 리솜스파캐슬, 충북 제천의 리솜포레스트 등이다.

 

검찰은 거액의 회삿돈을 빼돌린 정황뿐만 아니라, 농협에서 10년 간 1000억원대 대출을 받는 과정 또한 면밀히 살펴볼 것으로 알려졌다.

 

▲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임관혁 부장검사)는 29일 서울 논현동의 리솜리조트 그룹 본사와 계열사에서 회사 재무·회계 자료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 농협, 대출시 리솜리조트 재무상태 고려대상에도 넣지않아

 

농협은 리솜리조트의 재무건전성이 바닥인 상황에서도 불구하고 거액의 대출을 강행했다.

 

리솜리조트는 1996년 설립돼 안면도 국제관광지 개발사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각지에 콘도사업을 벌이는 과정에서 무리한 차입 경영으로 2005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하필 이 시점에 리솜리조트에 대한 농협의 대출액은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났다. 그해 리솜리조트의 장·단기 차입금은 132억원, 2004년(16억원) 대비 7배 이상 늘었다. 2005년 발생한 차입금은 전부 농협에서 나온 것.

 

리솜리조트의 자본잠식은 2007년까지 3년 내 이어졌고 2008년에는 271억원대의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하고도 농협의 대출 규모는 182억원(2006년), 457억원(2007년), 469억원(2008년)으로 오히려 증가 추이를 보였다.

 

농협의 대출 규모는 마땅한 근거없이 매년 꾸준히 상승해 2012년 1천251억원, 2013년 1천26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상승하는 대출액에 비해 리솜리조트는 같은 기간 86억원, 188억원의 영업손실로 재무구조가 더욱 악화됐다. 2013년에는 부채비율이 1만4천%까지 치솟았다.

 

당시 업계에서는 농협의 대출 행태에 의문을 표할 수 밖에 없었다.

 

리솜리조트는 2005년부터 최근까지 농협에서 총 1천649억원을 차입했고 이 가운데 14%인 239억원만 상환했다. 이 회사는 작년 말 기준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이에 대해 농협 관계자는 "그동안 리솜리조트와 정상적으로 거래했고 이자나 원금 연체도 한 번 없었다. 대출도 규정에 맞게 이뤄졌다"며 “리조트 특성상 초기 시설투자비용이 발생하고 후에 수익이 창출되는 구조라 대출 발생 과정에 전혀 문제가 없었다. 리조트라는 사업성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 검찰 수사, 정관계 구명 로비 의혹으로 확대되나

 

검찰은 농협의 비정상적인 대출 이면에 최원병 농협중앙회 회장이 존재하는 게 아닌지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

 

최 회장은 이명박 정권 당시 연임에 성공했다. 그는 이명박 전 대통령과 포항 동지상고 동문으로 전 정권 실세들과도 친분이 두터운 인물이다.

 

검찰은 대출 과정에서 실무진의 반대에도 최 회장이 강하게 대출을 밀어붙여, 최 회장과 리솜리조트 신 회장 간 관계 파악에도 무게를 싣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작년에는 최 회장의 무리한 대출 지시에 반대한 직원이 해고되면서 현재 해고와 관련된소송이 진행 중이다.

 

일각에서는 신 회장 횡령 의혹으로 불거졌지만 정·관계를 상대로 한 구명 로비 의혹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보인다.

 

반면 농협 측은 이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최원병 농협중앙회 회장의 취임시기는 2008년 2월이고, 리솜리조트의 대출이 처음으로 진행된 것은 2005년도이기에 시기 상 맞지 않다”는 입장이다. “여신협의체를 통해 대출 가부가 결정되는 것이지 개인이 좌지우지할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다.

 

해고된 직원의 ‘무리한 대출지시가 있었고 이에 대해 반대가 있었다’는 것도 개인의 주장일 뿐이라고 일축하였다.

 

◇ 리솜리조트는 어떤회사인가

 

1990년대 후반 안면도국제해양개발주식회사로 시작한 리솜리조트는 리솜오션캐슬과 스파캐슬 및 골프리조트 등을 둔 중견 리조트 전문개발기업이다.

 

설립 당시 충청남도는 안면도에 세계 꽃박람회를 유치해놓고 고급 숙박시설이 필요한 상황이었지만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로 인해 투자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때 리솜리조트는 안면도에 투자를 유치해 오션캐슬을 지었고 큰 성과를 이뤘다. 이후 2005년 7월에 덕산에 스파캐슬을 개장해 운영했다.

 

2005년 사명을 엠캐슬로 바꿨다가 2009년 국제적인 리조트 회사로 도약하기 위해 리솜리조트로 변경했다.

 

리솜건설은 리솜리조트가 100% 소유한 자회사로 충북 제천의 리솜포레스트를 시공해 이름을 알렸다. 한때 필리핀 정부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수빅만에 660만㎡ 규모의 대규모 리조트시티 건설을 추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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