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개선.. 롯데그룹 지주회사 체제로'

[중앙뉴스=김종호기자] 형제간 경영권 분쟁을 겪으며 세간의 관심이 집중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1일 오전 11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최근의 사태에 관한 사과문을 발표하고,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투명성 강화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 대국민 사과하는 신동빈 롯데 회장    

 

신 회장은 이 자리에서 최근 사태에 대해 "그룹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투명성 강화에 좀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 못해 벌어진 일"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신 회장은 우선 롯데호텔의 기업공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신 회장은 "현재 남아 있는 순환출자의 80%를 연말까지 해소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그룹을 지주회사로 전환하여 순환출자를 완전히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그룹 내 별도의 지배구조 개선 태스크포스(TF)팀을 발족시키고, 기업문화 개선위원회를 설치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신 회장은 아울러 "롯데는 우리나라 기업”이라 강조하며 “아버님께서는 한국에서 발생한 수익은 지속적으로 한국에 투자해오셨다. 이번 일로 아버님이 평생 쌓아온 명성과 창업정신이 훼손돼 자식으로서 참담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호텔롯데의 상장 시기에 대해서는 "작년부터 검토했다"며 "가까운 시기에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일 롯데의 핵심적 지배고리로 세간의 논란이 된 L투자회사에 대해 "일본 롯데 계열 기업이 공동으로 투자에 참여하면서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롯데호텔은 1972년부터 완공할 때까지 10억달러라는 자금을 투자해 설립한 회사로 그 돈을 한 개 회사가 감당할 수 없어 부친(신격호 총괄회장)이 설립하신 일본 롯데제과 등 다수 기업이 공동으로 참여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가 이처럼 호텔롯데 상장을 추진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 투명성 제고 차원의 호텔롯데 상장 작업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신 회장의 대외 사과는 이번이 세 번째이다. 앞서 신 회장은 지난달 29일과 이달 3일 국내 롯데그룹 인트라넷과 일본에서의 귀국길 공항에서 최근의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에 대한 사과의사를 밝힌 바 있다.

 

또한, 신동빈 롯데 회장은 형인 신동주 전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을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경영과 가족의 문제는 별도라고 생각한다"고 밝히며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언제든지 대화할 생각"이라면서도 "사업에 대한 안정성도 생각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신격호 총괄회장이 후계자로 누구를 생각한 것인지, 아버지의 진짜 의중을 묻는 질문에는 "아버지를 존경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한편,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는 오는 17일 열릴 계획이라고 롯데그룹 측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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