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동물학대 고의성 없어 불입건"

[중앙뉴스=문상혁기자]소방대원들은 유기견이 돌아다닌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가 강아지 1마리가 차에 치이자 죽은 것으로 판단, 포대에 넣어 땅에 묻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용인 구조대원이 죽은 줄 알고 생매장한 유기견이 주민에 의해 발견됐다.

 

용인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3일 오후 4시께 수원시에 사는 A(45)씨는 아내가 5박6일 일정으로 친정에 가자 집안 대청소를 하기 위해 집에서 키우던 말티즈 2마리를 용인 기흥구에 사는 지인에게 맡겼다.

 

A씨 지인의 집 근처 비닐하우스 주변에 묶여 있던 말티즈 2마리는 줄을 풀고 주변 도로를 돌아다녔고, 3일 오후 9시 50분께 한 주민은 "유기견들이 줄이 풀린 채 길에 돌아다니고 있다"고 119에 신고했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대원 3명은 강아지를 구조하려고 했고 1마리가 차도로 뛰어들었다가 차에 치였다. 다른 1마리는 산으로 도망갔다.

 

소방대원은 강아지가 몸이 뻣뻣해지고 숨을 쉬지 않자 죽었다고 판단해 포대에 강아지를 넣고 도로변 수풀에 묻어줬다. 

 

그러나 이것은 사건에 화근이 되었다. 매장된 강아지는 다음 날 오전 9시 40분께 신음하다가 주민들에 의해 발견됐고, 경찰은 '동물학대' 사건으로 보고 수사에 나섰다.

 

소방대원들은 "목줄이 일부 남아 있었던 것으로 보아 유기견이 아닌 애완견인 것 같아서 '잘 예우해주자'는 생각에서 묻어줬다"고 설명했다.

 

경찰 수사 전 강아지 생매장 사건을 뉴스로 접해 알고 있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언론에 보도된 줄 몰랐다. 나중에 그 사건인 것을 알았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매장됐다가 구조된 강아지는 서울 모 동물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주인이 키우는 것을 포기해 동물단체를 통해 분양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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