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전문가 "朴대통령, 美日압박 속에도 열병식 참석 결정"

[중앙뉴스=김종호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내달 2일 중국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이튿날 톈안먼 광장에서 열리는 중국의 ‘항일 전쟁 및 세계 반(反)파시스트 전쟁 승전 70주년(전승절) 기념행사’의 핵심 일정인 열병식에 참석하기로 했다.

 

역대 한국 대통령 중 중국 열병식에 참석하는 것은 박 대통령이 처음이다. 청와대는 그동안 박근혜 대통령의 방중 일정을 발표하고도 열병식 참석 여부에 대해서는 막판 까지 고심을 거듭해왔다. 그만큼 박 대통령의 열병식 참석 여부가 외교적으로 상당히 민감한 사안이란 방증이었다.

 

 

청와대는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박 대통령은 시 주석의 초청으로 9월3일 베이징에서 열릴 예정인 전승 70주년 기념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9월2일부터 4일까지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방중 일정을 발표했다.

 

박 대통령은 내달 2일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이튿날 오전 10시부터 11시30분까지 톈안먼 광장에서 열리는 전승절 기념행사에 참석한다. 이어 낮 12시30분부터 오후 2시까지 인민대회당에서 개최되는 시 주석 주최 오찬 리셉션에 참석하기로 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웃국가인 중국과의 우호협력 관계를 고려하는 한편,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기여하는 중국이 되길 바란다”며 “중국에서의 우리 독립 항쟁의 역사를 기리는 측면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전문가와 중국 언론은 한국 정부가 박근혜 대통령의 전승절 열병식 참석을 공식 발표한 데 대해 "의미가 매우 큰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국제문제연구원의 스융밍 부연구원은 인민일보 해외판 기고를 통해 박 대통령의 열병식 참석은 미국과 일본이 무언의 압박을 가하고 한국 내에서 미·중 간 균형 문제가 불거진 가운데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다.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도 "박 대통령이 방중해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고 열병식에도 참석한다"며 속보로 처리했고, 각종 온라인 매체들도 관련 소식을 전했다.

 

한편, 북한이 오는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기념해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거행할 예정인 대규모 열병식을 준비하는 모습이 27일 포착됐다.

 

북한은 평양 미림비행장에 포병장비와 장갑차 등 수송 장비로 추정되는 장비들을 집결시킨 채 열병식을 준비하는 모습이다. 정부 당국도 북한이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미림비행장에 스커드와 노동 등 각종 미사일, 240㎜ 방사포 등 포병 장비, 장갑차 등을 동원해 대규모 열병식을 준비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북한은 광복 직후 김일성 주석 등이 참석한 가운데 조선공산당 서북 5도 당 책임자 및 열성자대회가 열린 1945년 10월 10일을 노동당 창건일로 기념하고 있다.

 

올해는 특히 북한이 큰 의미를 부여하는 '꺾어지는 해'(끝자리 숫자가 '0'이나 '5'인 해)여서 예년에 비해 열병식을 크게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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