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회장 황창규)는 23일 오전 서울 세종로 KT광화문빌딩 West 1층 올레스퀘어에서 대한민국 통신 130년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가지고 새로운 미래 비전을 발표했다.

대한민국 통신 130년 발전을 이끌었던 KT가 ICT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융합의 시대에 ICT 사업자가 추구해야 할 청사진을 제시했다.


우저 황창규 회장은 ‘금석위개(金石爲開)’에 빗대 취임 후 1년 8개월 동안 KT의 변화에 대해 설명했다. 절박한 마음으로 화살을 쏘니 단단한 바위를 뚫었던 것처럼 회사를 살리겠다는 KT 임직원들의 노력으로 무선사업에서 순증 1위(2015년 상반기 기준)를 기록하고, 최근 다우존스지속가능경영지수(DJSI) 유·무선 통신 분야에서 세계 1위(Industry Leader)에 선정됐다고 밝혔다.

통신 130년의 의의에 대해 황창규 회장은 “130년 대한민국 통신의 역사는 KT의 역사이고, 세계적인 ICT 강국이 된 배경에는 KT가 있었다”며, “산업간 경계도, 국경도 무너지는 혁명적 변화의 시기를 맞아 ICT를 중심으로 대한민국의 미래 130년을 이끌어 가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 전 세계는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ICT와 산업간의 융합에 주목하고 있다. 1차 산업혁명에서 증기기관, 2차 전기, 3차 컴퓨터가 그랬던 것처럼 강력한 네트워크에 기반한 ICT의 융합은 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글로벌 선진국에서 추구하는 4차 산업혁명은 ICT와 제조업의 결합으로 촉발되는 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KT가 추구하는 4차 산업혁명은 제조업뿐 아니라 ICT와 산업간 융합으로 모든 산업과 생활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키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국내에서 추진 중인 ‘창조경제’ 또한 ICT를 핵심기반으로 하고 있다. 창조경제는 첨단과학기술을 산업과 접목시켜 일자리를 창출하고, 국가경제를 발전시킨다는 측면에서 4차 산업혁명과 맥을 같이 한다.

◇‘Intelligent GiGA Infra’와 미래성장 사업에 2020년까지 13조 투자하겠다.

KT는 ICT를 기반으로 산업과 생활에서 벌어질 혁명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차별적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능형 기가 인프라(Intelligent GiGA Infra)’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지능형 기가 인프라는 최첨단 관제,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과 결합해 이용자들에게 더 큰 가치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KT는 지능형 기가 인프라와 미래성장 사업에 2020년까지 13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황창규 회장은 지난 3월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5G 실현을 위해서는 속도뿐 아니라 방대한 용량, 끊김 없는 연결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속도의 경우 KT는 2015년 기가 LTE로 1기가(1Gbps)의 속도를 구현한 데 이어 2016년 2기가, 2017년 4기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20기가의 속도를 실현하기 위해 네트워크 고도화를 추진 중이다.

이번 행사에서 황창규 회장은 미래의 인프라는 속도, 용량, 연결을 뛰어넘는 가치를 가져야 하며 그것은 바로 ‘지능형(Intelligent)’이라고 강조했다. ‘지능형 인프라’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KT가 보유한 ‘위즈 스틱(Wiz Stick)’, ‘기가오피스(GiGA Office)’, ‘전용 LTE(Private LTE)’를 예로 들었다.

이번에 처음 소개된 ‘위즈 스틱(Wiz Stick)’은 KT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네트워크 기반의 ‘휴대형 보안 플랫폼’이다. 파밍 사이트 접속과 웹캠 해킹과 같은 문제를 네트워크 차원에서 원천 차단해주는 게 특징이다. 지문인식 기능을 활용해 별도의 아이디, 패스워드 없이 통합인증(Single Sign On)이 가능할 정도로 지능화된 보안 기능을 지원한다. 위즈 스틱은 올해 연말 상용화 예정이다.

기가 오피스는 보안을 위해 별도의 투자가 어려운 기업에 강력한 보안 기능을 제공한다. KT의 네트워크 관제, 클라우드 역량이 집약된 기가 오피스는 기업의 시스템 통합관리를 지원하는 네트워크 기반 지능형 서비스로, 현재 500개 이상의 기업이 사용 중이다.

KT가 국내 최초로 상용화한 기업 맞춤형 모바일 인트라넷 ‘전용 LTE(Private LTE)’는 암호화된 안전문자와 도청이 불가능한 비화통신 기능으로 최고 수준의 보안을 지원한다. 업무용 모드와 개인용 모드가 구분되어 기업의 ‘보안’과 개인의 ‘사생활 보호’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서비스다.

‘전용 LTE’서비스는 이미 현대중공업에서 사용하고 있으며, 포스코도 곧 도입할 예정이다. 대기업뿐 아니라 학교, 산업단지 등 적용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KT는 위즈 스틱과 같이 차별화된 보안 솔루션을 지속 개발해 2020년 약 10조원의 국내 보안서비스 시장에서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285조원으로 추산되는 글로벌 보안 서비스 시장도 적극 공략하겠다는 방침이다.

◇2020년까지 융합형 서비스 5조, 글로벌 2조 매출 달성 목표

황창규 회장은 지능형 기가 인프라와 다른 산업의 융합이 가져올 폭발력에 대해 KT의 차세대 성장동력인 미래융합 서비스를 중심으로 설명했다.

KT는 세계 최초 개발한 복합에너지 효율화 솔루션 KT-MEG(Micro Energy Grid)을 통해 서울 마포 에너지 관제센터에서 전 세계 280여 사이트의 에너지 사용 현황을 관리 중이다. 목포 중앙병원의 경우 최근 2개월간 에너지 비용을 73%나 절감하는 성과를 거뒀다.

KT가 보유한 스마트에너지 기술을 전국에 10%만 적용해도 원자력 발전기 5기를 줄이는 효과가 있으며, 사회적 비용까지 감안할 때 67조원 이상의 절감효과가 예상된다. KT는 스마트에너지 기술을 호텔, 공장, 레포츠사업장 등으로 확대해 2020년 1조 6천억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목표다.

KT는 사물인터넷(IoT)의 선결과제로 꼽히는 국제 표준화와 개방형 협력모델을 주도해 ‘IoT 개척자(IoT Builder)’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KT는 지난해 모바일 아시아 엑스포(MAE)에서 IoT 데이터 표준화를 제안, 주도하고 있다. 또 ‘기가 IoT 얼라이언스(GiGA IoT Alliance)’를 출범시켜 삼성전자, 노키아, 차이나모바일 등과 협력해 국내 벤처들이 전 세계로 진출할 수 있는 IoT 생태계를 만들었다.

KT가 지난달 선보인 개방형 플랫폼 ‘IoT Makers’는 한달 사이 2배로 늘어난 200개 스타트업 기업이 참여 중이다. KT는 ‘IoT Makers’와 삼성전자의 ‘아틱(ARTIK)’ 플랫폼을 연계하는 한편 11월에는 노키아와 시연했던 IoT 네트워크 기술인 LTE-M을 세계 최초로 실증할 계획이다.

KT는 자동차 업계의 최대 화두인 ‘자율주행자동차’ 실현을 위해 노력 중이다. 자율주행차의 경우 실시간 도로상황과 연계하려면 1초당 1기가 바이트, 한 시간에 3.6테라 바이트의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기에 기가 인프라가 필수적이다. 현재 국내 유수의 자동차업체와 5G 기반 기술을 공동 연구하고 있다.

국내 IPTV 1위 사업자인 KT는 네트워크와의 결합으로 빠르게 성장 중인 미디어 산업에서도 괄목할 서비스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지난해 세계 최초로 셋탑 방식의 UHD TV를 출시한 데 이어 세계 최초로 삼성전자의 모바일 칩셋을 적용한 차세대 미디어 셋탑박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차세대 셋탑박스는 크기는 4분의 1로 줄인 반면 성능은 2배, 전력 소비는 70% 감소시켰다. 뛰어난 휴대성을 갖춘 만큼 네트워크에 연결만 된다면 이용자들이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미디어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 높은 사양의 게임은 물론 증강현실, 가상현실과 같은 혁신적 서비스를 구현하는 것도 가능하다.

헬스 분야만 하더라도 1990년 한 사람의 유전자 분석을 위해 15년의 시간과 3조원의 비용이 필요했지만 지금은 하루 만에 100만원 정도의 비용이면 가능하다. 이는 컴퓨팅 파워, 빅데이터 역량 등이 밑바탕이 됐기 때문이다.

KT는 국내 최초로 소아발달질환 관련 유전체 분석 솔루션을 올해 안에 상용화 예정이다. 이 솔루션은 유전체 분석을 통해 55가지 질환 위험도를 사전에 예측하고 조기에 치료함으로써 소아발달질환 치료에 획기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게 된다.

KT의 빅데이터 분석 기술도 이미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중이다. AI(조류인플루엔자) 확산 경로 분석에 활용되어 91.2%의 예측률을 보였으며, 금융기관의 이상금융거래 탐지시스템에도 적용되고 있다.

KT는 ICT를 기반으로 한 융합형 서비스에서 2020년까지 5조원의 매출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글로벌 사업에서도 박차를 가한다. 과거 통신 사업자의 해외 진출은 망을 깔거나 지분투자 방식으로 한계가 많았지만 앞으로는 에너지·보안 솔루션, 빅데이터 등을 통해 쉽고 빠르게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T는 ICT 융합형 서비스를 포함해 2020년 글로벌에서 2조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모든 산업의 가치를 높이는 ‘Convergence Builder’ 약속

황창규 회장은 “지능형 인프라와 연결되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융합형 서비스 사례와 같이 ICT 사업자는 모든 산업의 가치를 높여주는 융합형 서비스 개척자(Convergence Builder)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4차 산업혁명으로 대변되는 ICT 융합의 파급력은 산업뿐 아니라 생활에서도 혁명적 변화가 예상된다. 이에 대해 황 회장은 그동안 통신이 단순히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서 ‘생활의 일부(Part of Daily Life)’였다면 앞으로 ICT는 ‘생활의 모든 것(Everything of Daily Life)’이라고 표현했다.

황창규 회장은 지난해 약속했던 ‘기가토피아’를 세계로 확산시키는 ‘글로벌 기가토피아’의 포부를 밝혔다. KT는 글로벌 기가토피아 실현을 위해 벤처, 중소기업, K-Champ에 대한 지원을 강화한다. 특히, 경기창조혁신센터를 국내 창조기업의 글로벌 진출 허브와 ICT 융합기술 발전의 메카가 되도록 적극 협조할 계획이다.

1964년 도쿄올림픽에서 세계 최초로 컬러TV 위성중계를 시도했던 일본이 전자산업강국으로 부상했듯이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이러한 융합형 서비스들을 전 세계에 선보여 대한민국이 글로벌 ICT산업을 주도하는 계기로 만들겠다는 각오다.

황창규 회장은 “KT는 지능형 기가 인프라 구축과 ICT 융합기술로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해 대한민국을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국가로 만들겠다”며, “4차 산업혁명은 대한민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국민들이 보다 안락하고 편리한 생활을 누리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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