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1일 내년 총선 출마 문제와 관련, 총선 승리를 위해 어떤 것도 피하지 않겠다며 배수의 진을 쳤다.

동시에 전직 대표들에 대한 혁신위의 '살신성인론'에 대해 "이미 아주 중요한 지역에서 아주 어려운 역할을 하고 있다"며 선을 그었다.

비주류 수장인 김한길 전 대표가 한동안의 침묵을 깨고 "혁신위가 당내 분열을 조장하고 패권정치를 강화시켰다"며 문 대표를 비롯한 주류를 향한 포문을 연 직후 나온 발언이다.

비주류의 패권정치 청산 및 기득권 내려놓기 압박에 맞서 자신의 헌신 및 내부 통합 의지를 강조함으로써 당내 갈등 상황을 정면돌파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문 대표는 이날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다음 총선에서 전국적 지원을 하려면 제 자신은 국회의원을 한번 더 하겠다는 욕심을 버리겠다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해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근래 들어 혁신위를 비롯해 '우리 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 영도 등 부산 지역에서 출마하는 게 좋겠다', 또는 '서울 출마' 이야기들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역에서 다시 출마하는 게 우리 당의 총선 승리에 도움이 된다면 어떤 지역에서 어떤 상대와 대결하는 것도 피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문 대표는 혁신위가 전직 대표들의 '사지(死地) 차출론' 내지 '용퇴론'을 거론한 것과 관련해선 "저를 제외한 다른 전임 대표들은 모두 수도권 지역구인데, 우리 당으로선 수도권은 그 어떤 지역구보다 중요하고 승부처인 곳"이라며 "전임 대표들은 이미 아주 중요한 지역에서 아주 어려운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세균 전 대표를 특정해 "지난 총선에서 쉽게 당선될 수 있는 고향을 버리고 서울 종로에 도전해 당선됐다. 그렇게 이미 어려운 지역에서 헌신해 왔다"며 "저도 혁신위의 요청대로 더 헌신할 마음가짐이 돼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과 관련, 한 관계자는 "대표 본인의 희생과 헌신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누군가의 희생과 결단을 인민재판식으로 강요할 일은 아니라는 평소 생각을 담은 것"이라며 "더더욱 총선이 한참 남은 상황에서 지금은 때가 아니지 않느냐"라고 반문했다.

문 대표는 김한길 전 대표가 성명을 통해 혁신위가 오히려 패권정치를 강화하고 뺄셈의 정치를 했다고 비판한 데 대해선 "공천개혁 보다 더 중요한 혁신은 우리 당의 단합이고 통합인 만큼, 그런 방향으로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뜻으로 말한 것으로 이해하고 노력을 더 기울이겠다"며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다만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공천혁신이 가장 중요한 혁신과제란 점은 부정할 수 없다"며 "제대로 실천하기만 한다면 대표나 계파의 자의가 개입하지 않고 누구나 승복할 수 있는, 아주 공정한 공천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