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자동차세 산정기준 변경을 추진하는 것으로 잘못 알려진 데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행정자치부는 "최근 국정감사에서 나온 정종섭 장관의 언급은 자동차세 개편안이 발의된 만큼 해외사례, 조세성격, 파급효과 등을 신중 검토하겠다는 것이지 과세체계를 가격 기준으로 변경 추진한다는 의미가 아니다"고 11일 밝혔다.

 

앞서 8일 국회에서 열린 안전행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윤영석(새누리당) 의원은 배기량을 기준으로 부과하는 현행 자동차세의 '조세 역진성'을 거론하며 가격 기준으로 과세체계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조세 역진성이란 배기량 기준으로 세금을 매긴 결과, 기술 발전에 따라 배기량이 낮으면서도 성능이 좋고 가격은 더 비싼 차에 오히려 더 낮은 세금이 부과되는 현상을 말한다.

 

정 장관은 당시 윤 의원의 질의에 "자동차 관련 세금 중 7개 정도는 이미 5개는 재산(가격) 기준으로 부과하고 있고, 2개는 역진성이 있다"면서 "법안이 올라왔으니 종합적으로 검토해보겠다"고 간략히 답변했다.

 

장관의 답이 끝나기 무섭게 현대기아차는 '정종섭 장관 "현행 자동차세 부과는 조세 역진성 발생, 산정 방식 변경 검토"'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언론에 배포했다.

자료는 정부가 자동차세의 불합리성을 인정하고 변경을 검토한다는 인상을 줬다. 이후 '정부가 자동차세 기준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거나 '수입자동차의 자동차세가 오를 것'이라는 보도가 쏟아졌다.

오해가 확산하자 행자부는 정 장관의 발언이 '역진성이 있기 때문에 불합리하다'거나 '모든 자동차 조세가 가격에 비례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배기량이 커서 환경이나 도로에 더 큰 부담을 주는 차량에 더 많은 세금을 매기는 것이 자동차세의 취지이지, 소득형평 도모가 그 목적이 아니라는 것이다.

 

비슷한 취지로 중국과 일본에서는 배기량을, 영국과 독일은 온실가스(CO2) 배출량을,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출력을 기준으로 부과하는 자동차 조세가 있다.

 

현행 자동차 조세를 모두 가격 기준으로 변경하면 연료를 덜 소비하는 차량에 주어지는 조세 혜택을 없애는 것이므로 장기간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게 행자부의 입장이다.

 

또 자동차세가 가격 기준으로 바뀌게 되면 수입자동차를 위주로 세금이 높아지므로 무역분쟁이 야기될 수 있다고 행자부는 우려했다.

 

한 행자부 관계자는 "자동차세 부과체계를 변경하는 법안이 의원입법으로 제출됐기 때문에 정부는 그 내용이 자동차세 취지에 맞는지, 해외사례는 어떤지, 국내외 파급효과는 어떤지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가 가격 기준으로 자동차세 변경을 추진한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거듭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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