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임효정 기자] 국방부가 미국에 한국형 전투기 개발 관련 4가지 핵심기술 이전 요청을 거절당한 것에 대해 굴욕외교가 아니라고 밝혔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19일 박근혜 대통령 방미 수행 중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을 만나 한국형전투기(KF-X) 개발 관련 4가지 핵심기술에 대한 이전을 요청했다가 재차 거절당한 것에 대해 "굴욕외교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발표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오전 정례브리핑을 통해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의 사의 설이 나오는 것이 한 장관 굴욕외교의 결과라는 지적에 대해 "굴욕외교라는 일부 보도가 나오는데 결코 굴욕외교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한미 동맹 차원에서 미국이 우리를 도와주기 위해 '워킹 그룹'이라는 것을 만들었고, 이를 통해서 앞으로 협조해 나가자는 입장이니까 상당한 성과를 얻어냈다고 보는 게 좋겠다"고 주장했다.

 

또 한 장관의 미국 방문 배경과 KF-X 기술 이전 재요청에 대한 국방부의 입장을 묻는 질의에 대해서는 "대통령께서 펜타곤에 가셨기 때문에 그 현장을 수행하는 차원에서 갔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국회 국정감사나 언론 등에서 '미국에 더 요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었고, 방위사업청장이 해야 하지만 국방부 장관이 전체적으로 지도·감독하는 차원에서 미 국방장관에게 다시 요청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한국형 전투기 4가지 기술은 이미 미국 정부 차원에서 한꺼번에 모두 제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결론이 나온 상황이었다"라고 반박했다.

 

그리고 이미 "이와 관련한 미국 입장은 서한으로 왔었기 때문에 한 장관은 그에 대한 복안을 가지고 미국으로 갔고, 그 생각대로 미국과 협상해서 한미 양국 간 방위산업 관련 기술협의체를 협의해 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 장관이 미국에 서한을 보내기 전에 청와대와 사전 협의가 있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청와대와 협의한 부분은 제가 말씀드릴 바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김 대변인은 "시험을 본 초등학생에게 '100점 맞을 수 있냐, 99점 맞으면 어떻게 할 거냐'고 자꾸 물어보면 대답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방부나 방사청이 물론 초등학생은 아니지만 R&D 사업이라는 것은 힘들고 불확실성이 큰 만큼, 반드시 사업이 성공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이뤄낼 것이라는 믿음을 가져주면 좋겠다"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한편, 한민구 장관은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현지에서 카터 장관에게 KF-X 개발을 위한 4개 핵심기술 이전 문제를 논의했지만, 카터 장관으로부터 "조건부로도 KF-X 사업과 관련한 4개 핵심기술 이전은 어렵다"는 답변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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