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노사 갈등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중앙뉴스=신주영기자]제조업을 대표하는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이 올해 3분기에 저조한 실적을 냈음에도 노사 갈등이 가라앉지 않고 있어 국내 경기 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천문학적인 적자를 낸 대우조선해양의 노조가 채권단 요구를 수용하는 등 일부 자구 노력이 있기는 하지만 제조업 전반에 노사 대립과 갈등 양상은 여전하다.

 

국내 상장사 4곳 중 1곳 꼴로 시장 기대치에 크게 못미치는 '어닝 쇼크'(실적 충격)를 연출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환율변동과 판매비용 증가 등 영향으로 2010년 4분기 이후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해 3분기 매출은 23조4천296억원, 영업이익은 1조5천3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7% 늘어났으나 영업이익은 8.8% 감소했다.

 

그러나 정작 현대차 노사 협상은 안개 국면이다.

 

올해 임금협상이 진행 중이었으나 노조가 새 집행부를 선출하기 위한 선거 체제에 들어서면서 교섭이 중단됐다.

 

노조 집행부 선거 투표가 내달 말에 있기 때문에 새 집행부가 선출돼도 실제 교섭을 재개하려면 연말 또는 내년 초가 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교섭 중단 이전까지 최대 쟁점은 임금피크제 도입과 통상임금 확대 문제로 이 또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몇 가지 쟁점을 노사가 논의해 왔는데 새 노조 집행부 들어서면 또 처음부터 논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기아자동차의 경우도 임금 협상과 관련해 노사간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국내 완성차 업체인 르노 삼성, 쌍용차, 한국GM이 임금 협상을 모두 마무리 지은 것과 대조를 이룬다.

 

지난해 3조원 넘게 적자를 낸 현대중공업은 올해 3분기에 해양플랜트 악재로 6천78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13년 4분기부터 8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낸 것이다. 이런 급박한 상황에서도 노사 갈등은 여전하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올해의 경우 지난 6월부터 임금협상이 진행 중이었으나 그동안 4차례 부분

파업이 있었던 데다 이달 중순 노조의 새 집행부 선출로 인해 교섭마저 중단된 상태다.

 

전임 노조 집행부 임기가 11월 말까지여서 새 집행부가 들어선 뒤 연말이 돼서야 노사 협상이 재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임금협상의 최대 쟁점은 기본급 인상 문제다. 노조는 기본급을 12만7천560원 인상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으나 회사에서는 동결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주요 쟁점은 기본급으로 노조가 인상을 주장하고 있으나 사측은 동결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어 접점을 찾지 못하는 상태"라고 전했다.

 

지난 2분기 3조원이 넘는 적자로 '어닝 쇼크'를 연출했던 대우조선은 3분기에도 1조2천여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그동안 갈등을 빚던 대우조선 노조가 채권단의 압박에 '임금 동결·무파업' 동의서를 제출하면서 현재로선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다만 채권단 지원 과정에서 인위적인 인적 구조조정이 추가되면 다시 노조가 반발할 수 있는 등 뇌관은 남아 있다.

 

문제는 이들 업체뿐이 아니라는 점이다.

 

한화종합화학 노조는 지난 15일 통상임금과 임금피크제에서 타결점을 찾지 못하자 무기한 전면파업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4조 3교대의 울산공장은 가동이 멈췄다. 대산공장은 비조합원을 중심으로 생산하고 있다. 삼성종합화학에서 이름이 바뀐 한화종합화학 울산공장은 올 1월 노조 설립 후 10개월 만의 첫 파업이다.

 

올해 파업을 벌였던 금호타이어 노조도 신임 집행부를 재선출하면서 금호타이어의 파업 유보와 향후 단체교섭의 향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신임 집행부도 현 집행부와 마찬가지로 사측과의 대립 구도를 이어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측에 제시했던 기존 요구 사항을 바꿀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올해 국내 제조업의 경우 글로벌 경기 악화에 각종 악재가 겹치며 실적이 좋지 못할 것"이라면서 "이런 다급한 상황에서는 노사가 합심해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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