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신주영기자]산업자본의 은행 지배를 막는 '은산(은행-산업자본) 분리' 규제가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을 앞두고 수술대에 오른다.

 

18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는 지난달 27일 전체회의에서 은행법 개정안을 상정한 데 이어 이날부터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한다.

 

이 개정안은 새누리당 신동우 의원이 지난 7월3일 대표 발의한 것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최소자본금을 250억원으로 하고,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을 제외한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에 대

해선 인터넷은행 주식보유 한도를 50%까지 허용하는 게 골자다.

 

금융위가 지난 6월18일 발표한 인터넷은행 도입 방안을 대부분 반영하면서 현행 1천억원인 최소자본금 기준만 금융위 개정안(500억원)보다 낮춘 게 특징이다.

 

최대 쟁점은 현행 4%인 비금융주력자 지분한도를 인터넷은행에 한해 50%로 높여 은산분리 규제를 '부분 완화'하는 대목이다. 2000년대 이후 은행법 개정 연혁을 보면 비금융주력자의 의결권 있는 지분 보유한도는 2002년 4%에서 2009년 9%까지 완화됐다가 2013년 다시 4%로 강화됐다.

 

금융위는 4% 한도 때문에 인터넷은행 제도를 도입하더라도 ICT 기업 등을 포함해 창의성·혁신성을 갖춘 잠재 사업자의 진입이 사실상 불가능한 점을 들어 은산분리의 큰 틀은 유지하면서 인터넷은행에 한해 부분적으로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융위는 부작용을 막을 수 있는 보완장치가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경제력 집중 논란을 불식하고자 공정거래법상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을 지분규제 완화 대상에서 제외한 것이 대표적이다.

 

또 대주주와의 이해상충을 막고자 대주주 신용공여한도를 '은행 자기자본의 25%에 해당하는 금액과 해당 대주주의 은행 출자비율에 해당하는 금액 중 적은 금액'에서 자기자본 비율 규정만 25%에서 10%로 축소할 방침이다.

 

정무위 진정구 수석전문위원은 검토보고서에서 "ICT 기업의 주도적 참여를 감안하더라도 대주주로서 50%까지 지분확보가 필요한지 검토가 필요하다"며 "비금융주력자가 인터넷은행 주식을 소유한 뒤 자산 증가로 사후에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속하게 되는 상황도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ICT 기업이 대기업(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이라는 이유만으로 주요 주주에서 배제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업계의 의견도 있다고 전했다.

 

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을지는 미지수다.

그간 은산분리 규제 완화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가 많았기 때문이다.

 

정무위 야당 간사인 새정치민주연합 김기식 의원도 반대 입장이다.

앞서 김 의원은 정부가 인터넷은행 도입방안을 발표한 직후 논평에서 "산업자본의 은행소유를 금지한 은산분리 원칙을 훼손하는 은행법 개정에 반대한다"며 이 법안의 국회 처리를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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